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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스런 제주

쌀쌀한 가을에 찾아간 인공굴

by 광제 2008. 10.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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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동굴진지

부르기 쉽게 일오 동굴이라고도 한다.
일본군 녀석들이 남의 땅에 와서 큼지막한 땅굴
15개를 뚫어 놨는데, 일오동굴이라 한다.
그런데 실제는 16개다.

검은 모래가 깔려 있고 푸른 파도가 넘실대는 아름다운 송악산 
바다를 가르며 마라도를 오가는 여객선과 형제섬이 한눈에 들어오는 이곳에
세계평정을 꿈꾸던 일제야욕의 흔적이
이곳에서 강제노역으로 아스라져 갔을 제주선인들이 소리없이 울부짓는 목청처럼 보여지고
탁한 이끼 냄새가 진동하는 굴속에는 습한 기운이 온몸을 감싼다. 
이 굴을 파내느라 얼마나 많은 피와 땀이 파도에 휩쓸려 갔을지
나란히 서있는 저 형제는 알고나 있을지

굴속에서 파낸 암석들이 여기저기 널부러져 있고
언제나 저 자리에서 이곳을 응시하고 있는 산방산은 이곳의 아픔을 알까.
산자락에 우뚝 솟은 기암괴석에는 계절을 알리는 외로운 억새가 나풀거리고 있다.

1937년 7월7일 일본은 자국의 조작에 의해 벌어진 노구교(루거우차오.盧溝橋)사건을 빌미로 중국대륙을 침략하게 된다. 이 중.일전쟁때 일본은 중국 본토를 공격하기 위하여 제주도에 대규모의 군사기지를 건설하였고,  1945년 패망을 앞두고 있던 일본은 본토의 수호를 위해 7만명에 가까운 병력을 제주도에 배치해 옥쇄(玉碎)작전을 구상하게 되는데, 그 작전의 결과물이 이와 같은 해안 인공굴이다.
이 동굴은 일본군이 태평양전쟁 말기에 미군의 상륙에 대비하여 판 것으로, 일본군은 미군이 상륙하려 할 때 폭탄을 실은 ‘소형 어뢰정에 몸을 싣고 함정에 부딪혀 적과 함께 자폭’하도록 하는 이른바 가이텐(回天) 자살특공대의 소굴로 어린병사들과 소형 어뢰정을 숨겨 두었던 곳이다.


태평양전쟁말기 일본은 미군의 본토 상륙에 대비하여 제주도를 결사항전의 군사기지로 삼았다. 송악산 해안 동굴진지는 일본군이 해상으로 들어오는 미군함대를 향해 자살 폭파 공격을 하기 위해  구축한 군사시설이다. 일본군은 송악산 해안을 따라 남서 방향으로 일(一)자 , H자, U자모양으로 동굴식 갱도를 뚫어 놓았다. 공사는 진해 경비부 소속 제201부대가 담당하였고, 제주도 주민들이 강제 동원되어 굴착 작업을 하였다. 이 군사시설에는 일본 해군 특공부대가 배치되어 바다로 들어오는 미군함대를 겨냥하였던 것으로 추정된다. 현재 확인되는 동굴진지는 해안에 16곳, 그 위쪽 절벽에 한 곳이 있으며, 길이는 5~40m 정도로 다양하다. 현존하는 일본군 군사유적 가운데 보존상태가 매우 양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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