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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스런 제주

이곳에 가면 가을이 있다.

by 광제 2008. 11.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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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어가는 가을, 떨어지는 낙엽보며 책 한권 읽고 가세요 

한라수목원은 제주에서 계절의 변화를 가장 빠르게 느낄수 있는 곳입니다. 어느 순간 슬그머니 왔다가 떠날 채비를 하고 있는 깊어가는 가을, 쌀쌀한 날씨임에도 불구하고  가족 단위의 많은 시민들이 휴일의 단란한 시간을 보내기에는 이 곳 처럼 고즈넉한 곳도 찾아보기 힘듭니다.


 
입구에서 부터 깊어가는 가을을 느낄수 있었습니다. 점점 앙상하게 변해가는 가로수, 그리고 바람에 날려 하나,둘 떨어져 나가는 낙엽들을 보니 세월의 무상함이 느껴집니다. 이렇게 오붓한 시간을 보낼 수 있는 날은 이왕이면 파란가을 하늘을 볼 수 있었으면 좋으련만, 잿빛 하늘이 쌀쌀한 가을날씨와 어울리게 을씨년스럽습니다.


때늦은 단풍나무 몇그루는 흘러가는 가을이 못내 아쉬운듯 막바지 붉은 빛깔을 맘껏 뽐내고 있었습니다.  



잔디광장에 우뚝솟아있는 감나무에는 한 껏 영글어 주렁주렁 매달려 있고, 이미 색이 바랠대로 바래어 싱그러움이란 찾아 볼 수 없는 잔디밭 한 가운데에는 어린친구들이 천진난만하게 뛰어 놀고 있습니다. 
  

어떻습니까..단풍나무에서 흐러가는 계절의 아쉬움이 느껴지시나요?


뼈대만 앙상하게 남아 있는 나뭇가지에는 마지막 기력을 다하여 힘 없이 매달려 있는 잎새들이 가여워 보이기도 합니다.
 

힘주어 매달려 있는 감은 떨어질 기미가 보이지 않습니다. 감도 때로는 낙엽처럼 나풀거리며 떨어지는 맛이 있어야 감나무 밑에서 가끔 횡재를 하지요. 떨어질 날을 기다리다가 목이 빠질것 같습니다.


한라수목원에는 이처럼 하늘높은줄 모르고 위로만 올라가려는 대나무 울창한 죽림원도 있습니다.


나들이 나온 모녀가 무엇인가를 열심히 줍고 있습니다. 무엇을 줍고 있소~ 하고 여쭤보니 딸애가 초등학교 1학년인데 학교 숙제로 색깔이 이쁜 낙엽을 주워오라고 했답니다. 정말 다정스러워 보였는데요, 딸애의 숙제를 엄마가 대신 해주면 반칙 아닌가요? 반칙입니다..반칙~ 옐로우카드!


좀전에는 내가 목이 빠져라 쳐다보고 있어도 떨어질줄 몰랐던 그 감나무, 이번에는 한 아주머니가 감나무위를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습니다. 아..이런...나도 뚫어져라 쳐다볼걸...ㅜ.ㅜ 그런데 노련한 감은 떨어질줄 모릅니다.





이곳의 억새는 아직도 피지를 않았습니다. 금방 겨울이 닥쳐 올텐데 말입니다. 색바랜 잔디가 보이지 않나 봅니다. 억새에게 한소리 했습니다. 눈서리 맞기전에 언능 피우라고~


아까부터 계속 마음에 걸립니다. 하나 따서라도 먹고싶은데...빤히 쳐다보고 있노라니 지나가는 객이 그럽니다. 많은 사람이 보라고 따지 않고 있는거니...따지 마세요...라고...윽...ㅜ.ㅜ 제맘을 어찌 알았을꼬~~엉~엉~
 

떨어져 나뒹구는 낙엽, 그 낙엽위로 쌓여가는 또다른 낙엽, 이제 조금있으면 이자리에 언제 낙엽있었냐고~ 하얗게 눈이 쌓여 있겠죠. 하얀눈이 내린 한라수목원은 또다른 정취를 느끼게 해줄겁니다. 겨울에 뵙겠습니다.


제주도에서 운영하는 한라수목원은요.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수목원길 40번지에 있고, 신제주 시내에서 아주 가까운 거리에 있어, 조깅으로도 간단하게 들를 수 있는 곳으로 제주시민의 안식처라고 할 수 있습니다.  
1993년 12월 20일 개원한 한라수목원은 203,249㎡(61,590평, 20.3㏊)의 엄청난 면적을 자랑하며 보유식물이 1,100종(자생식물 790종, 도외수종 310종)에 10만여본 전시하고 있습니다. 또한 목본류 500종(교목류 264종, 관목류 200종, 만목류 36종), 초본류 600여종이 있으며, 새벽4시 부터 밤11시까지  연중 개원합니다. 단, 설날과 추석날은 오시면 안됩니다. 입장료요? 무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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