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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

25년 동안 한 번도 쉬지 못한 명절, 믿지 못할 사연

by 광제 2011. 9.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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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례 지낸 후, 직장으로 달려가야

-남들은 이해 못하는 업종, 발들인 지 25년째-

추석하면 설날과 더불어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명절입니다. 쉬는 날 또한 전후 하루씩 포함하여 3일을 국가 공휴일로 지정하고 있고, 때문에 우리나라 사람들, 특히 직장인들이 가장 기다려지는 연휴이기도 합니다.

명절 연휴가 기다려지는 이유도 시대의 흐름과 함께 많이 달라진 모습을 보이고 있더군요. 취업포털 '커리어'가 직장인 368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15.8%가 해외여행을 갈 것이라고 했답니다. 국내 여행 수 까지 합하면 더욱 많아지겠지요. 손에 손에 선물 꾸러미 들고 고향집을 찾던 정겨운 풍경은 이제 수십 년 후면 사진으로 박물관에서나 볼 수 있을지 모르겠네요.

올해는 추석공휴일이 일요일과 겹쳐지는 바람에 예년보다 짧아져 귀성을 포기하는 사람들도 많다고 합니다. 명절만 되면 요동을 치는 물가도 한몫을 단단히 했지요. 때문에 풍성해야할 차례 상도 해가 갈수록 점점 소박해지는 것은 물론, 대 명절 연휴를 가족들과 함께 근교에서 조용한 연휴를 보내려는 사람들도 부쩍 늘었다고 하네요.

쨌든, 어려운 주머니 여건 속에서도 고향 행을 택하는 사람들이나, 오랜만에 찾아온 연휴에 오붓한 여행을 계획하고 있는 사람들이나 이들을 부러운 시선으로 쳐다보는 직장인들도 있다는 사실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즐거운 시간을 보낼 때 그리고 휴가를 떠날 때, 오히려 쉬는 날까지 반납하며 직장으로의 발길을 재촉해야 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바로 서비스 업종에 일하는 사람들이 그들입니다. 특히 우리나라의 대명절인 설날과 추석에는 완전 비상근무체제로 돌입해야 하기도 합니다.

한 가정의 장남인 저는 집안의 대소사를 책임져야 하는 입장에 있습니다. 하지만 서비스 업종에 발을 들여 놓으면서부터 집안의 대소사, 특히 명절 때에는 정신없는 하루를 보내야 합니다.

24시간 가동체제로 있어야 하는 직장과 명절을 맞아 밀려드는 관광객으로 인하여 차례상에 절 한번 제대로 못하는 직원들이 부지기수, 그나마 잠깐의 시간이라도 절을 올릴 수 있는 시간을 얻어 낼 수 있다면 얼마나 다행인지 모릅니다.

1987년부터 이 업종에 발을 들여 놓았으니 무려 25년이란 세월이 흘렀습니다. 일 년에 두 차례 있는 명절, 대략 50번의 명절을 보내면서 단 한 번도 명절날 쉬어본 날이 없습니다. 아니 쉬지 못하는 것은 둘째 치고 차례라도 맘 놓고 편안하게 지내봤으면 했던 적이 한두 번이 아닙니다. 그렇다고 직장을 때려 칠 수도 없는 노릇입니다.

-가족들에게 항상 미안한 마음 뿐-

올 추석에도 아침 10시까지 출근을 해야 한다고 아내에게 미리 얘기를 해둔 상태입니다. 아침 일찍 차례를 지내고 동료 직원을 집으로 보내줘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25년간 반복되어 온 이런 생활이 결혼을 한다고 해서 틀려질 수는 없는 일, 결혼을 한 후에는 아내에게 가장 미안합니다.

남들은 차례를 끝내고 늦은 오후에는 처갓집으로 향하는데, 저희 집은 언제나 아내 혼자 애들을 데리고 친정으로 나들이를 가야합니다. 일가친척들 다녀간 후 뒷정리도 해야 하고 가득이나 지친 몸으로 애들 데리고 혼자 보내려니 해마다 미안한 마음뿐입니다. 명절날 남들처럼 나들이 한번 제대로 가 주질 못하여 애들에게도 너무 미안합니다.

서비스 업종에 일하는 많은 직장인들은 저와 비슷한 경우가 많을 텐데요, 특히 우리나라 관광 일 번지 제주도의 서비스계통에 몸을 담고 있는 직장인들은 아마도 제 글에 많은 공감을 하실 겁니다.

연휴 때만 되면 섬 전체가 관광객으로 들썩이는데, 항공기, 버스, 택시 등 운송 업종에서 시작하여 숙박업소 종사자, 그리고 한라산 꼭대기 관리소 직원까지, 명절날만 되면 다른 날에 비하여 몇 곱절 바쁜 하루를 보내야 하는 사람들입니다. 올 추석에는 아무리 바빠도 조금이라도 여유를 갖고 쉬어가시고 어느 때 보다 풍성한 명절이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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