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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맛집

서울 한복판 횟집, 사람들이 몰리는 진짜 이유

by 광제 2012. 4.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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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정로 하면 지도상으로만 보더라도 서울의 한복판입니다. 창문을 열면 바다 냄새가 들어오고 걸어서도 바닷가 횟집에 갈수 있는 제주도에 살면서 서울시내 한복판의 생선회 음식점은 쉽게 상상이 안갑니다. 바다와는 거리가 멀기 때문이지요. 그나마 노량진이라는 대규모의 수산시장이 있어 도심지 한복판인 서울에서도 싱싱한 횟감을 맛볼 수 있다는 것이 다행이 아닐 수 없습니다.

가끔 서울에서 지인들이 제주도에 내려왔을 때, 생선회 음식점을 자주 찾곤 합니다. 갈 때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저렴한 가격에 한상가득 화려하게 차려지는 구성을 보고는 입을 다물지 못하는 것을 매번 보곤 합니다. 더욱이 살아 움직이는 것 같은 싱싱한 생선회는 제주도만의 가장 큰 장점일겁니다.

이런 환경에 적응되어 살아온 제주사람이 서울한복판에서 먹어보는 생선회는 또 어떤 맛일까. 인천이나 부산 남해안 등 바다를 끼고 있는 곳에서 생선회는 먹어본 적은 있지만 서울시내에서는 난생처음 먹어보는 생선회입니다. 낚시와 생선회하면 일가견이 있는 입질의 추억님과 핸섬보이 안다님과 함께 충정로에 있는 현대수산을 찾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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횟집 앞 풍경입니다. 실내는 몰론 포장마차식 공간에다가 밖에 설치한 간이 탁자에까지 손님들로 한 가득입니다. 이것도 모자라 서서 기다리는 사람들도 상당수 입니다.

생선회의 본고장이라 할 수 있는 제주도에서도 손님들이 줄을 서서 기다릴 정도로 붐비는 음식점은 흔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서울에서 그런 진풍경을 보고 말았습니다. 식당가와는 거리가 먼 이곳에서 생선회 하나 먹으려고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는 광경을 본 것이지요. 물론 찾아간 날이 금요일 저녁이라 그럴 수 있고 주변에 생선회를 맛볼 수 있는 곳이 이곳밖에 없어 그럴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이곳의 차림표와 다양한 요리들이 코스로 차려지는 것을 보고나면 생각이 완전 달라집니다. 무엇보다도 가격이 압권입니다. 특사시미 코스요리를 일인분에 2만5천원에 만날 수 있다는 겁니다. 제주도에 이런 방식의 저렴한 횟집들이 요즘 유행입니다.

가령 성인 네 명이 10만원에 한상 차려 먹는 것보다 싸다고 느껴질 수 있기 때문이지요. 횟집 특성상 두 명이 먹으면 싸다고 볼 수 있지만 네 명이 10만원을 지불한다면 그리 싼 편은 아닌 것입니다. 하지만 이곳이 어딥니까 제주도도 아니고 서울에서라면 얘기는 달라집니다. 과연 2만5천 원짜리 코스 생선회가 어느 정도인지 직접 보도록 하겠습니다.

특 사시미 코스의 메인 요리에 올라오는 생선회는 주로 도미, 농어, 광어, 연어, 전복 등이 사용됩니다. 제주도에서는 쉽게 만날 수 있는 벵에돔이나, 고등어, 갈치, 돌돔, 한치 등을 이곳에서 볼 수 없다는 것에서 확연한 차이를 느낄 수 있습니다. 이밖에도 다양하게 나오는 코스요리들 하나하나를 살펴보면 조금씩 다른 점을 발견할 수가 있더군요.


기본 상차림입니다.
얼핏 보기엔 여느 생선회 음식점과 크게 달라 보이지 않습니다.


시민들이 많이 찾는 횟집답게 초고추장과 간장을 커다란 접시에 듬뿍 담아냈습니다.


전복죽입니다.
빛깔과 맛을 보니 전복내장인 게우를 넣은 것으로 보입니다.
커다란 살점을 썰어 넣어 씹는 맛을 느끼게 하였습니다.



메인요리가 나오기 전에 입가심을 할 수 있도록 한 해산물 모듬세트, 전복과 굴, 멍게와 해삼, 개불과 과메기가 적당하게 올려 져 있습니다. 정돈되지 않아 투박하게 썰어낸 것을 보니 얼마나 손님들이 밀려드는지 짐작할 수 있는 부분입니다. 오히려 이런 부분이 서민들에게 어필을 하는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해산물 모듬세트에서도 제주도와는 조금 다른 부분을 발견할 수가 있었습니다. 제주에선 흔한 활소라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 그 자리를 제주에선 귀한 과메기가 차지하고 있다는 점, 그리고 제주에선 껍질까지 쌉싸름하게 씹어 먹을 수 있도록 한 멍게를 속살과 껍질부분을 손질하여 내어 온다는 것입니다.


청어구이입니다.
저는 이걸 이곳에서 처음 먹어봅니다. 제주에선 고등어가 있어야 할 자리이지요.


역시 처음 먹어보는 연어조림입니다. 살점이 조금 퍽퍽한 건 단점입니다.


의외로 잔가시가 많았던 청어구이,
이 청어는 알집을 먹는 맛이 그만이라고 합니다.
정말 먹어보니 그렇습니다. 살점보다 알이 더 맛있습니다.


드디어 메인요리입니다. 세 명이 먹을 양입니다.
주로 쫄깃한 뱃살 위주로 썰어내었는데, 투박하고 큼직하게 썰어낸 것이 독특합니다.



주로 참돔의 여러 부위와 광어 뱃살, 농어 등살에 전복이 먹기 좋게 올려 져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참돔숙회가 올라온 것이 독특합니다. 제주도의 싱싱한 생선회에 길들여진 눈으로 보기에는 선도에서 조금 떨어지는 것이 흠이라면 흠이더군요. 서울에서라면 이해해야 할 부분이라고 보여 집니다.


먹음직스런 생선회입니다.
이런 참돔 숙회 한 점만 보고도 당잘 달려가고픈 사람 많을 겁니다.


이어서 초밥도 나와 줍니다.



커다란 참돔머리구이와 그 위에 가지런히 놓여있는 멸치, 이런... 멸치인줄 알았는데 아니더군요. 이 또한 제주도에선 흔치 않은 생선이지요. 시사모, 바로 열빙어였습니다. 머리를 떼어내고 먹으라는 것을 전 멸치 먹 듯 다 먹었습니다.


이제 끝물입니다. 김말이가 나왔습니다.



무엇보다도 압권이었던 매운탕이었습니다.
제주도에선 보통 지리와 매운탕을 놓고는 무엇을 먹을 건지 고르라고 하지만 이곳에서 취급하는 국물요리는 오로지 매운탕입니다.



그런데 매운탕에 들어있는 건더기들을 보니 입이 다물어지질 않더군요. 생선 살점도 가득 들어 있었지만, 바로 커다란 알집이 눈을 휘둥그레지게 만듭니다. 이런 알에서 우려낸 국물 맛이라 진국이 아닐 수 없지요. 하지만 이미 배가 너무 불러 많이 먹지 못해 못내 아쉬웠습니다.

생선회를 비롯한 다양한 요리들을 코스에 넣어 저렴하게 맛볼 수 있다는 것이 서울시민들이 이곳을 많이 찾는 가장 큰 이유 일 것이라 저는 생각했는데요, 진짜 이유는 다른 곳에 있다는 얘기도 들리더군요. 줄을 서서 기다릴 정도로 사람들이 줄기차게 이곳을 찾는 이유, 과연 무엇일까요.


바로 이것이었습니다.
불과 몇 개월 전만 하더라도 실내에서 담배를 피울 수 있었다는 이곳, 물론 피우려고 해도 주변 사람들을 생각하면 눈치를 안볼 수 없었겠지만, 공식적으로 담배를 피울 수 없도록 올해 1월1일부터 공지를 했다고 합니다. 담배를 멀리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는 요즘 추세에 이보다 반가운 소식은 없었겠지요. 뭐, 믿거나 말거나 찾아오는 사람들에게 일일이 물어본 것은 아니라고 하니 사실은 아닐 수도 있겠지요.

서울시내 한복판에서의 독특한 생선회 맛집, 다양한 형태의 맛집들이 즐비한 곳이 서울이라고는 하지만 저렴한 가격에 서민들이 안심하고 찾을 수 있는 횟집은 그리 많지 않다고 합니다. 일부러 먼 곳에서 교통비 들이며 갈 것까지는 없지만 가까운 지역에 있다면 한번 들러볼 만 한집이라고 봅니다.  서울시 중구 중림동 463번지(T.02-364-0118) 현대수산

추천은 또 하나의 배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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