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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과 만사

판매자의 눈으로 본 설 연휴 택배기사의 횡포

by 광제 2013. 2.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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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매자의 눈으로 본 설날연휴 택배기사의 횡포

아내가 부업으로 인터넷 쇼핑몰을 운영한지 이제 정확히 일 년이 됐습니다.
직장생활을 하는 남편을 도와 아이들 학원비라도 벌어보려는 목적에서였습니다.
한 분,한 분 고객들을 상대 하며 제주도 특산물인 식품을 판매해야 하는 일이라,
보다 좋은 상품을 공급해야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사항 중에 하나였지만, 무엇보다도 염두에 뒀던 것은 택배였습니다.

우선은 우리가 보내는 상품들을 고객들이 직접 받아들고 오케이 할 때까지
모든 책임은 물건을 발송한 우리에게 있다는 생각으로 일을 하다 보니 신경이 곤두설 수밖에 없었지요.
하지만 우리의 손을 떠난 물건이 택배회사를 거치면서 고객들이 손으로 들어가기까지는 꼬박 하루,
그게 뜻대로 되지 않을 때가 정말 많더군요.
이런 이유로 시간만 나면 물건이 제대로 가고 있는지 배송추적을 조화해 보는 일이 일상화 되어 버렸습니다.

배송사고가 많이 발생하는 택배회사는 과감하게 정리하고 다른 택배회사로 갈아타기를 수차례,
몇 개월 전에는 새로운 택배회사와 거래를 하면서 무엇보다도 중요하게 요구를 했던 부분이 안전하고 빠른 배송이었습니다. 

무엇보다도 사람들이 먹어야 할 음식이기 때문에 소중히 다뤄져야 한다는 것을 강조했습니다.
제주도에서 타 지역으로 배송되는 택배비는 일반적으로 5천원,
물량이 많아지면 택배비를 조금 내려주겠다는 지점장의 배려조차도 필요 없다고 했습니다.
대신에 안전하게 전달될 수 있도록 더욱 소중히 물건을 다뤄달라고 했지요.

배송의뢰자들의 덤핑요구에 의해 소규모 택배대리점들이 존폐위기에 서 있다는 얘기도 어제오늘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이른 아침부터 저녁 늦게까지 하루 15시간씩 택배물량을 배달하고도
택배기사들이 손에 쥐는 돈은 고작 물건 한 개당 7백 원 남짓이라고 하더군요.
열악한 환경 속에서 물건을 배송한다는 사실을 뻔히 알고 있기에 배송비를 내려달라고 차마 요구를 할 수도 없었습니다.

더군다나 요즘 설 연휴를 맞아 쏟아지는 택배물량에 눈코 뜰 새 없는 택배사의 배송전쟁이 매일 이슈로 떠오르고 있는 상황입니다.
제주도에서 선박편을 이용하여 출발하는 시간이 대략 오후 5시,
선박이 도착하여 택배사의 허브격인 터미널에서 각 지점으로 출발하는 시간이 새벽1~2시,
조금도 쉴 틈이 없이 움직인 물건이 해당지역 대리점에 도착하면 새벽5~6시경이 됩니다.

이때부터 가정으로 배달이 되어 지는데, 배송과정 하나하나를 보면 숨이 턱 막힐 지경입니다.
물건을 판매하는 사람의 입장을 떠나, 이렇게 빠른 배송시스템 덕분에 소비자들 또한
가정에서 편하게 물건을 주문하고 하루 만에 상품을 받아볼 수 있는 편한 세상에 살고 있다는 생각입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늘 고맙게 생각하고 있던 택배기사 분들에 대한 애정이 싹 달아나게 만드는 일이 이틀 전에 일어났습니다.
오전에 택배발송을 모두 끝내고 아내와 함께 다음날 보낼 물량 건으로 인해 시내로 갔다가 엘리베이터를 타고 집으로 돌아올 때였습니다.
마침 엘리베이터에 같이 오르게 된 모 택배회사의 기사 분,
몇 호로 사는 물건인지는 모르지만 승강기 바닥에 툭 던져놓을 때 까지는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는데,
잠시 후, 승강기 문이 열리면서 눈으로 보고도 믿지 못할 광경이 벌어집니다.

↓ ↓ ↓ ↓ ↓콕! 눌러주시면 많은 힘이 된답니다.
 


툭.....!

툭.....!

툭.....!

물건을 들어서 내리지 않고 허리는 전혀 숙이지 않은 채로 발로 툭툭 차면서 엘리베이터에서 내리는 것이었습니다.
눈앞에서 벌어진 택배기사의 황당한 행동에 아내와 저는 서로 얼굴을 쳐다보며 할 말을 잃어버린 상태,
종이박스로 된 물건은 택배기사의 횡포에 의해 한순간에 망가지고 있었습니다.

이 광경을 보고난 후, 어디선가 들었던 말이 떠오르더군요.
하루에도 수백 개씩 물건을 배달하면서 허리를 굽혔다 폈다를 반복하다보면
택배기사들이 장사라 할지라도 허리가 성하질 않는다고 말입니다.
과연 그 때문이었을까요.

가끔, 저희들에게 고객들이 물건을 주문하면서 각별히 부탁하는 것이 있습니다.
요즘 택배기사들이 물건을 아무렇게나 다루는 바람에 다 망가져서 오는 경우가 있는데, 각별히 신경을 써달라고 말입니다.
이런 부탁을 받고서도 우리가 할 수 있는 조치는 거의 없다고 보면 됩니다.
판매자의 손을 떠난 물건은 택배회사와 택배기사의 손에 모든 운명이 달려있기 때문입니다.

얼마나 신경이 쓰이는지 아십니까.
고객들이 주문하는 물건 중 30%정도는 경비실이나 현관 앞 등에 보관해달라는 메시지를 달립니다.
어떤 고객들은 경비실에 맡긴 후, 다시 문자메시지까지 넣어달라고 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이렇게 따로 택배기사에게 부탁할 건이 있다면 정중한 경어와 친근감을 표시할 수 있는 부호를 최대한 섞어 배송메시지에 남기는 편입니다. 판매자인 우리에게도 소중한 물건이지만, 물건을 구매한 고객의 입장에서는 직접 먹어야 하는 너무 소중한 식품이기 때문입니다.

판매자나 구매자가 보지 않은 다고 하여 무자비하게 던져지고 발로 차이는 광경을 직접 보고나니
과연 우리가 보낸 물건들도 저런 수난을 겪고 있지는 않을까 심히 걱정이 되더군요.

택배기사님들....
 박한 수수료에 고된 노동, 더욱이 설날 연휴 쏟아지는 물량에 쉴 틈 없이 일한다는 것 모르는 것은 아니지만,
지금 배송되는 물건들 대부분은 사람들의 입으로 들어가야 할  식품들일 것입니다.
최소한 발로 차고 던지고 할 물건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우리가족이 받는 물건이라 생각하고 조금만 더 소중히 다뤄주길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추천은 또 하나의 배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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