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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과 만사

주인 잃은 쌀 한포대의 사연

by 광제 2014. 7.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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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 잃은 쌀 한포대의 사연

 

제8호 태풍 '너구리'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게 될 제주도에는 강한 바람과 함께 많은 비가 예상되고 있는데요,

아파트에는 초저녁부터 안전한 곳에 주차를 하느라 주차전쟁을 벌이는 것을 볼 수 있더군요.

부디 피해를 최소화 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태풍의 영향인지 모르지만 제주에는 며칠 전부터 간헐적으로 비가 내렸었는데요,

 

우산을 챙겨들고 출근길에 나섰던 어제 새벽,

아파트 입구의 계단을 내려설 때였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모여 사는 아파트라 평상시에도 간혹 볼 수 있는 광경이라 자칫 무심코 지나칠 뻔도 한 상황,

몇 발자국 지난 뒤 흘깃 뒤를 돌아보고서야 상황파악이 된 것이지요.

 

 

 

이게 뭔 일이랍니까.

 

포대라고 하기엔 좀 뭐하지만 10kg짜리 쌀 한포대가 계단입구에 덩그러니 있는 것이 아닙니까.

 

가만 보니 물기까지 흥건히 젖어 있는 상태,

 

 

 

지난밤에 누군가가 시장을 보고나서 깜박 잊고는 놔두고 간 것이란 판단이 바로 섭니다.

 

그렇다면 밤새 비를 맞고 이 상태로 있었던 것입니다.

 

이걸 어떻게 할까.

.

.

.

.

 

더도 덜도 아니고 딱 2분 동안 망설일 수밖에 없었습니다.

 

엄연히 주인이 있는 물건이니 손을 땠다가는 절취에 의한 범죄행위가 될 것이고,

사람이 일용할 소중한 양식을 이대로 비를 맞게 방치하는 것 또한 사람이 할 짓은 아닌 것 같고..

 

오호 통재라~~

 

그렇다고 경비실에 연락하여 주인을 찾아주게 할까도 생각해봤지만

쌀 한 포대 찾아가라고 방송을 하는 것 또한 주민들에게 피해를 주는 것 같은 생각이 들기도 하고....

 

2분 동안 낸 결론은 괜한 오지랖 부리지 말고 그냥 놔두는 것이 가장 현명하다는 판단이 서더군요.

 

간밤에 깜박했던 주인이 직접 찾아가길 바라는 수밖에요...

 

 

 

아마도 밤사이에 이 쌀 포대를 스쳐지나갔던 사람이 적어도 수 십 명은 될 터인데,

그 사람들도 그런 생각을 했을지도....

 

이게 웬 떡이냐며 들고 갔을 법도 한데,

한편으론 주인 찾아가길 기다리며 재물을 돌을 보듯 한 주민들의 양심에 박수를 보내야 옳은 것인지...;;

 

결국 퇴근길에는 사라진 쌀 포대,

주인이 찾아갔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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