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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축제

모든 축제가 이랬으면, 이것이 진짜축제 -제주해녀축제-

by 광제 2014. 10.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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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제는 이래야 하는 것입니다.

 

-제주해녀축제-


'숨비소리, 바다건너 세계로!'라는 주제로 제7회 제주해녀축제 제주시 세화리에서 열렸습니다.

17일부터 시작하여 주말인 19일까지 3일 동안 열린 해녀축제.

올 때마다 느끼는 거지만 해녀축제처럼 축제다운 축제를 본적이 없습니다.

 

 

축제장 입구

 

 

 

보통, 축제라고 하면 축제가 갖고 있는 의미는 퇴색되어 버리고, 먹거리 장터로 인식되어 온 게 사실입니다.

그래서 늘 실망만 안고 돌아서곤 했었는데요,

매번 그래왔지만 이번 축제 또한 다른 축제와는 판이하게 다른 축제문화를 보는 듯 했습니다.

 

해녀, 즉, 사람이 '주'가 되는 독특함이 다른 축제와 크게 다른 점이라 할 수 있지만,

축제의 구성이나 운영방식, 보고 느끼고 즐기는 해녀문화,

여기에 입이 즐거워야 하는 축제의 3박자를 완벽하게 갖추었다고 밖에 볼 수 없었습니다.

축제장을 찾은 많은 사람들이 이구동성으로 탄성을 내지르는 이유입니다.

그 속으로 들어가 보겠습니다.  


  

개막식이 열리는 모습인데요,

제주도내에서 활동하는 모든 해녀들이 이곳에 다 모였다고 보면 될 겁니다.

이날만큼은 웃고 즐기는 잔치 한마당입니다. 해가 갈수록 행사의 규모가 커지는 느낌입니다.

 

 

요즘 대세인 것 같습니다. 헬리캠도 하늘을 날고 있습니다.

 

 

먹거리 장터의 모습입니다.

 

 

사람들이 길게 줄을 서고 있는 이곳은 광어회를 무료로 제공하는 곳인데요,

 

 

광어회와 더불어 추자도 굴비도 무료로 제공하고 있었습니다.

눈도 즐거워야 하지만 입이 즐겁지 않으면 축제라 볼 수 없지요.

 

저도 줄을 서 봅니다.

넉넉한 양은 아니지만, 관광객들의 입장에선 제주도의 특산물을 직접 시식해 볼 수 있는 좋은 기회라 보여 집니다.

 

 

 

어디선가 구수한 향기가 솔솔~ 알고 보니 소라를 굽고 있는 광경이 목격됩니다. 

마을 해녀회에서 축제장을 찾은 사람들에게 판매를 하고 있는 소라입니다.

 

 

 

가만 보니 소라뿐만이 아닙니다.

다양한 제주의 먹거리들이 아주 저렴한 가격에 판매를 하고 있었습니다.

해녀축제장의 먹거리는 다른 축제와 달리 마을 해녀회에서 직접 잡은 싱싱한 해산물을 현장에서 맛볼 수 있다는 것인데요,

해녀축제가 다른 축제와 가장 큰 차이점을 보이고 있는 부분입니다.

 

어떤 축제든지 한번 가보시면 알겁니다.

지역 상인들도 아니고, 어디서 왔는지도 모르는 업체들이 줄을 서고 늘어선 광경,

지역을 대표하는 먹거리는 찾아볼 수도 없고 오로지 관람객들 주머니를 털기에 급급한 모습들만 눈에 띱니다.

 

파전 하나에 만원이 넘고 먹을 것 없는 돼지바비큐는 한 접시에 2만 원 정도는 받습니다.

근본적인 시스템부터가 문제라고 할 수 있지요.

축제장에서 장사를 하려면 어떻게 입찰이 이루어지고 어떤 사정이 숨어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이렇게 비싼 가격을 받지 않고는 본전도 못 뽑는다는 얘기는 어제오늘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엉뚱한 곳 배불리고 시민들 주머니만 터는 축제장 부조리는 속히 뿌리 뽑혀야 할 것입니다.

그 해답은 바로 해녀축제에서 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

 

 

          
해녀축제장에는 입찰 업체에서 운영하는 장터는 단 한곳도 없습니다.

모든 장터는 축제를 주관하는 이곳 마을 해녀회에서 직접 운영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폭리와 부조리가 있을 수 없는 이유입니다.

 

이곳 장터를 직접 이용해 보면 최소한 축제를 내세워 장사를 하고 있다는 느낌은 눈곱만큼도 찾아볼 수 없답니다.

날로 고령화되어가는 해녀들에게 힘을 실어주고,

해녀문화를 널리 알리며, 관람객들과 공감대를 형성하려는데 최대한 초점을 맞춘 것으로 보였던 축제였습니다.

 

 

마을 해녀분들이 바쁘게 음식을 만들어 내는 광경

 

 

다만 조금 다른 점이라면 대부분이 셀프서비스,

직접 맘에 드는 음식을 사들고 이곳에서 식사를 하면 됩니다.

 

 

금강산도 식후경, 해녀축제장에 왔으니 그냥 갈수는 없지요.

소라 한접시와 바릇죽입니다.

 

 

 

구운 소라는 그 맛을 따로 설명할 필요도 없을 것 같구요,

소라를 잘게 썰어 넣고 씨알 굵은 보말과 톳나물을 듬뿍 넣은 바릇죽,

이 맛이 압권이더군요.

 

죽은 한꺼번에 많이 쑤어야 걸쭉한 맛이 난다고 하는데, 정말 그런가 봅니다.

지금껏 어디에서도 먹어본 적이 없는 기막힌 맛이 나더군요.  

 

 

 

해녀들의 운동회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해녀축제의 하이라이트, 해녀물질대회와 태왁수영대회가 열리는 세화바다입니다.

너무나 아름답고 깨끗한 수질을 갖고 있는 해변이기도 합니다.

 

 

 

하이라이트 현장도 잠시 살펴볼 건데요, 보이는 현장은 해녀태왁수영대회가 열리는 현장입니다.

좀 늦게 도착하는 바람에 이곳 현장은 담질 못했는데요,

떠나갈 듯 함성소리가 끊이질 않는걸 보니 굉장한 접전이 벌어지는 가 봅니다.

제주도에 있는 각 마을마다 소속 수협을 대표하여 경기가 벌어지고 있으니 자존심 싸움이 볼만 할 겁니다.

 

 

이곳은 해녀물질대회가 열리는 현장입니다.

방파제에 기대어 소속해녀들을 응원하는 해녀들 광경이 독특하지요?

안전에도 유의해야 하겠습니다. 사고 없는 축제가 되어야지요.

 

 

 

해녀물질대회는 어느 소속의 해녀들이 얼마나 많은 해산물을 잡아 올리느냐에 따라 승부가 결정지어지는데요,

사전에 대회 주최 측에서 이곳 해역이 무작위로 뿌려둔 소라를 잡아 올리는 것입니다.

경쟁심을 자극하여 자칫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오버페이스,

해상에서 벌어질지도 모르는 만일의 사고에 대비하여 해경 경비보트가 유심히 관찰하고 있습니다. 

 

 

  
잠시 후, 정해진 시간이 다 되어 해녀들이 현장에서 철수하고 있습니다.

응원을 하는 동네해녀들에게 손을 들어 보이기도 하구요,

 

 

 

마치 전쟁터에서 싸움을 마치고 돌아오는 장수들 같지 않나요?

 

     

 


마을해녀들을 대표해 출전한 물질대회, 사력을 다한 해녀선수들을 맞아주는 해녀분들

 

 

 

이렇게 대회를 통해 잡아 올린 소라는 다시 마을별로 취합하여 무게를 달아 가장 많이 잡은 마을이 승리를 하게 됩니다. 

 

 

   

기존 축제와는 차원이 다른 '진짜 축제'

 

소라축제에 가면 시장에서 보다 비싼 가격으로 소라를 사먹어야 하고,

방어축제에 가면 방어 시식한번 못하고 오는 것이 현실입니다.

 

꽃 축제나 여타 다른 축제도 다를 바 없습니다.

비싼 가격에 호주머니 탈탈 털어 먹거리 장터에서 음식 한번 사먹고 오는 게 전부였지요.

 

앞서도 말했지만 해녀축제는 완전 다릅니다.

해녀물질대회에서 해녀들이 잡은 소라들은 관람객들에게 무료로 제공된 것은 물론,

축제장에 마련된 먹거리 장터에서는 이윤을 남기려는 장사가 아닌,

원가 수준의 저렴한 가격으로 관람객들에게 제주도의 전통음식을 맛볼 수 있게 하였다는 점,

왠지 내년이 기다려지지 않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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