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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스런 제주

한치잡이 어선 위에서 먹었던 이것의 정체는

by 광제 2015. 8.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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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이 딱 제철, 직접 배타고 다녀 온 한치잡이  

 

가슴 뛰는 체험, 한치잡이!

 

 

제주도는 지금이 딱 한치의 계절입니다. 제주도의 어디든 방파제만 찾아가면 한치를 낚아 올리려는 사람들로 북적입니다. 하지만 이렇게 뭍에서 낚는 한치도 제법 손맛을 느끼기엔 더 없이 환상적이지만. 배를 타고 먼 바다로 나가 한치를 낚아 올리는 일은 짜릿함을 넘어 가슴을 뛰게 합니다. 뛰는 가슴을 억누르며 예약해 둔 어선이 있는 한림 수원 포구로 달려갑니다. 이때쯤이면 누구나 같은 심정일겁니다. 만선~~~!!

 

 

제주시에서 한림으로 넘어가는 차안에서 오만가지 생각이 다 듭니다. 오늘 대체 얼마나 많은 한치를 잡을까... 열 마리? 좀 적나? 그럼 스무마리면 옆집도 나눠주고 될라나? 그래도 냉동실에 제겨뒀다 먹으면 좋잖아..그래 낚는 데까지 다 낚아보자.. 생각이 많아지면 시간이 빨라집니다. 어느덧 한림이 눈앞에 보이기 시작합니다.

 

 

 

 

거의 한림해안도로에 다가왔을 때, 낚시의 계절임을 알리는 광경이 눈에 들어옵니다. 대체 뭐를 낚는 것일까 바다 한가운데 서서 낚시를 하는 사람들...

 

 

 

 

물론 안전한 곳을 골라 서 있겠지만 보는 사람은 불안하기만 합니다.

 

 

 

 

한림리 옆 동네인 수원리입니다. 시간이 딱 일몰 때라 멋진 그림이 그려집니다.

 

 

 

 

멀리 먼 바다에는 많은 어선들이 보이지만 모두 갈치어선들입니다. 한치 배들은 이제 해가 떨어질 때 쯤 출항을 합니다. 많은 한치잡이 어선들은 직접 잡아다가 횟집에 넘기기도 하지만 우리처럼 한치잡이 체험을 하는 사람들에게 어선과 장비를 빌려주고 대여료를 받기도 합니다. 우리일행은 일정 금액을 지불하고 한치잡이 체험을 할 것입니다.

 

 

자신의 손으로 직접 잡아 올린 한치, 싱싱하고 투명한 한치 한 점에 초고추장을 묻혀 입에 넣을 때의 그 맛은 아마 한번쯤 느껴 보신 분들은 평생 잊지 못할 겁니다. 제주 앞바다의 한치 어장은 초여름부터 시작하여 초겨울까지 오랜 기간에 걸쳐 형성되는데, 더위가 한풀 꺾이기 시작하는 지금이 가장 적기입니다.

 

 

 

 

이제 우리 어선이 출항합니다. 만선을 꿈꾸며.....

 

 

 

동영상으로 보니 파도가 꽤나 높고 어선이 출렁입니다. 그래도 이런 모습이 나름 역동적이어서 저는 좋습니다.

 

 

 

 

준비물이라곤 한치를 담을 용기만 챙기면 됩니다. 뭐 재수 없으면 빈 용기를 그대로 들고 올 수도 있지만 그런 상상은 꿈에도 하기 싫습니다. 한치 잡이 어선에는 한치용 낚시와 낚은 한치를 현장에서 먹을 수 있도록 초장이며, 소주며, 라면까지 준비가 되어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저 몸만 가면 된다는 것이지요.

 

 

 

 

수원리 포구를 떠난 배는 어느덧 바다 한가운데로 나와 자리를 잡고 닻을 내립니다. 같은 자리에서 움직이지 않고 에기를 이용하여 낚시를 하기 때문에 배 멀미에 취약한 사람은 사전에 준비를 철저히 해야 합니다. 파도가 심한 날은 평소에 멀미를 안 하는 사람도 배 멀미 증상이 올수 있습니다.

 

해가 완전히 떨어지고 이제 슬슬 준비를 해야 할 시간입니다.

 

 

 

 

배에 준비된 한치잡이 채비들입니다. 인조미끼라 할 수 있지요. 채비 한 셋트에 한치 잡이용 에기가 여섯 개씩 달려 있습니다.

 

 

 

 

뭍에서 보면 잘 느끼지 못하지만 배위에서 보는 밤바다의 풍경은 가히 환상적이라 할수 잇습니다. 한치 잡이를 떠나 이런 풍경을 직접 느껴보는 것도 멋진 체험이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가까이 보이는 불빛은 한치 잡이 어선...멀리 보이는 불빛은 갈치잡이 어선이라 보면 됩니다.

 

 

 

 

이제 본격적으로 한치 잡이를 시작합니다. 어선에는 이처럼 한치용 에기를 걸쳐 놓을 수 있도록 특별한 장치가 만들어져 있습니다. 낚시줄이 엉키지 않도록 가지런히 에기를 걸쳐놓고 무거운 봉돌을 던져 자연스럽게 바다로 뿌려지도록 하면 됩니다.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동영상을 첨부합니다.

 

 

 

몇 번 하다보면 금방 익숙해집니다.

 

 

 

 

낚시를 던지자마자 한치들이 올라오기 시작합니다.

 

 

 

 

제법 씨알이 굵습니다. 제주도 바다의 한치 흐름은 서쪽부터 시작된다는 새로운 사실도 알아갑니다. 한경이나 한림에서 시작한 한치는 제주시를 거쳐 동쪽의 김녕 세화까지...그래서 이곳 한림쪽이 가장 씨알이 굵다고 합니다.

 

 

 

 

얼마 지나지 않았는데 물통에는 제법 씨알 굵은 한치로 들어차기 시작합니다.

 

 

한치 떼들이 한바탕 헤집고 지나간 뒤였는지, 조금 잠잠해지니 선장님이 긴급제안을 합니다. 선상 낚시를 왔으니 한치 회는 맛을 봐야 하는 것 아니냐구요. 싫을 이유가 없지요.

 

 

 

 

무엇보다도 한치는 배에서 먹는 맛이 아주 그만입니다. 집에서 손질하고 먹게 되면 불가피하게 민물을 사용하게 되는데, 그렇게 되면 한치 고유의 맛이 사라지게 되어 버리지요. 배위에서 손질하여 바닷물에 씻어 먹어야 쫀득쫀득하고 담백한 한치의 맛을 느낄 수가 있지요.

 

 

 

 

싱싱한 한치의 대명사 투명한 속살입니다.

 

 

 

 

잠깐 한치를 먹는 사이, 어선 주변에 커다란 물고기 떼가 나타났습니다. 일행이 잽싸게 뜰채를 이용하여 잡아 올렸는데, 커다란 동갈치가 올라왔습니다. 뜰채로 물고기를 잡아 올리는 광경은 또 처음 봅니다.

 

 

 

 

한치회를 먹었으니 이번에는 선장님이 먹물라면을 끓여 주겠다고 합니다.

 

 

 

 

싱싱한 한치 통째로 삶아내는 광경은 찍지를 못했는데, 라면을 끓일 냄비에 먼저 한치를 통째로 삶아서 건져낸 뒤, 그 국물에 그대로 라면 사리와 스프를 넣어 끓입니다.

 

 

 

라면을 끓이는 사이 건져낸 한치를 통째로 순대처럼 썰어 냅니다. 주의할 점은 도마 위에서 한치의 먹물이 터지지 말아야 합니다.

 

 

순대처럼 썰어내 한치를 그대로 끓이고 있는 냄비에 넣어줍니다. 그러면 냄비 안에서 한치의 먹물이 터져 제대로 된 먹물라면이 되는 것입니다.

 

 

 

 

국물의 색깔을 보면 시커멓습니다. 한치의 먹물입니다. 한치나 오징어에서 나오는 먹물의 효능은 따로 설명을 드리지 않아도 검색해 보면 바로 알 수 있습니다. 이처럼 라면에 풀어  먹으면 면발이 불지 않고 쫄깃한 상태를 유지해주기기도 합니다.

 

 

 

 

어느덧 물통 안에도 한치가 제법 가득이고 시간도 막바지로 향해갑니다. 돌아갈 시간이 된 것이지요.

 

 

 

선장님 포함 여섯 명이서 100마리는 넘게 잡아 올린 것 같습니다.

 

 

 

 

대충 나누어도 20여 마리는 챙겨갈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옵니다.

 

 

 

오늘 본전 뽑았습니다.

 

 

 

 

잡아 올린 한치는 이렇게 개인이 챙겨온 용기에 나눠 담습니다. 바다에서 직접 손질해서 가면 더 없이 좋지만 방파제 인근에는 보는 눈이 많아서 그것도 쉽지 않습니다.

 

 

 

 

집에 와서 싱크대에 쏟아보니 딱 20마리였습니다. 물통을 갖고 가 바닷물을 조금 떠와서 손질시 민물을 사용하지 않고 바닷물을 사용했으면 더 좋았을 걸 후회가 막심입니다.

 

 

손질한 한치는 먹기 좋게 비닐랩을 이용하여 한번 먹을 양씩 알맞게 냉동실에 넣어둡니다. 다리부분은 잘 말려서 버터구이를 해먹으면 정말 맛있습니다.

 

 

 

 

다음 날, 냉동실에 보관 했던 한치를 꺼내 접시에 썰어냈습니다.

 

 

 

 

살얼음이 앉아 있는 한치는 그냥 이대로 먹는 것 보다는 실온에 잠깐 둔 뒤 얼음이 가시면 먹으면 더 쫄깃하게 먹을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한치에 대해 좀 알고 넘어가겠습니다.

 

오징어과에 속하는 한치는 제주도 연안에서 가장 많이 잡히는데, 요즘에는 육지부의 해안에서도 잡힌다고 하니 아마도 온난화의 영향을 받는 듯합니다. 생김새가 조그마하고 색이 투명하여 회로 먹어야 그 맛이 일품인 한치는 다리가 아주 짧은 것이 특징인데 그 길이가 한치(3cm)밖에 안된다 하여 한치라고 부른다는 설과 추운겨울바다에서도 잡힌다 하여 한치라고 부르게 됐다는 설이 있습니다.

 

 


시장에서 사먹는 한치 맛도 그만이지만, 제주도에서 살면서 배를 타고 바다로 나가 직접 잡은 싱싱한 한치를 그 자리에서 맛볼 수 있는 것도 제주도라야 가능한 엄청난 매력이라 할 것입니다. 파도 넘실대는 바다한가운데서 금방 건져 올린 싱싱한 한치를 바닷물에 헹궈 초고추장에 찍어 먹는 환상적인 맛, 그 맛을 아무나 다 가질 수 있다면 너무 재미없지 않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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