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접 가본 스노쿨링 명소 황우지 해안

유난히 무더운 올여름, 가마솥 같은 날씨는 식을 줄 모르는데 정해진(?)여름휴가 시즌은 막바지입니다. 실제로 지난 주말이 올여름 피크였다고 보면 될 듯한데요, 피크는 지났다고 하지만 더위가 꺾이지 않는 한 피서지로 떠나는 발길은 줄어들지 않을 것 같습니다.

가만히 있어도 땀이 등줄기를 타고 흘러내리는 요즘, 제주도에는 어느 때보다 많은 피서객이 찾아왔고, 이름난 피서지마다에는 사람들로 넘쳐 났습니다. 올여름 그 어느 곳보다 유난히 피서객들이 많이 찾았던 곳이 있는데, 그곳이 서귀포 황우지해안에 있는 선녀탕입니다.

황우지 선녀탕은 서귀포 관광지인 외돌개 동쪽에 있는 해안 웅덩이로서 그 규모가 비교적 크고 물이 깨끗할 뿐만 아니라, 주변의 바위가 파도를 막아주기 때문에 수상조끼를 착용한 상태에서는 안전하게 물놀이를 즐길 수 있는 곳입니다. 무엇보다도 근래 들어 스노쿨링 명소라고 소문이 나면서 스노쿨링 장비를 갖춘 사람들이 많이 찾고 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사실 이곳 황우지 해안은 우두암, 선녀바위 등 해안단애를 간직한 곳으로서, 빼어난 경관 탓에 물놀이 목적보다는 제주의 비경을 즐기는 여행자들이 많이 찾는 곳이기도 합니다. 특이할 만 한 점은 황우지 해안 동쪽에는 강점기시대에 일본군들이 파놓은 동굴이 무려 12개나 있다는 것입니다. 아픔을 간직하고 있는 역사적인 곳이란 얘깁니다.

동굴은 태평양 전쟁이 끝나갈 무렵, 바다로 상륙을 시도하는 미군에 맞서기 위해 소형어뢰정을 숨겨뒀던 곳으로 일명 가이텐 자살 특공대의 소굴이기도 했던 곳입니다. 당시 이곳에 주둔하고 있던 일본군들이 여름철이면 이곳 선녀탕에서 물놀이를 즐기곤 했다는 얘기도 전해져 옵니다. 실제로 선녀탕에 가보면 당시의 것으로 보이는 콘크리트 방파 시설이 눈에 들어오기도 합니다.

그런데 근래 들어 이곳 황우지 해안이 몸살을 앓고 있다는 얘기가 심심찮게 들려옵니다. 너무 갑작스레 소문이 나면서 많이 피서객들이 몰리다 보니, 무질서가 판을 치고 있고, 안전사고에 무방비로 노출이 되어 있으며, 피서객들이 버리고 가는 쓰레기로 몸살을 앓고 있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이렇게 형편없는 곳으로 변해 버렸다면 문제는 심각해집니다. 이곳은 제주의 다른 해변처럼 지정된 피서지가 아니기 때문에 편의시설도 없을뿐더러, 가장 중요한 물놀이 안전요원 등 피서지를 관리하는 인력이 배치되지 않는 곳이기에 만에 하나 안전사고가 발생했을 때에는 더 큰 화를 초래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그곳을 직접 가보기로 하였습니다. SNS를 통해 실시간으로 올라오는 글들을 보면 대부분 좋았다는 얘기 보다는 난장판이 되어 버렸다는 얘기가 주를 이루고 있었기에 걱정이 앞선 던 것입니다. 무분별한 사람들로 인해 철조망이 쳐진 경우는 한 두 번이 아니지요. 다른 곳도 그래왔듯이 이곳 또한 출입이 금지되거나 아니면 물놀이 자체를 금지하는 일이 벌어지는 건 아닐까 하고 말입니다. 물론 모든 게 사실이라면 그렇게 조치를 취해서라도 자연보호와 안전사고는 미연에 방지를 해야 함이 옳겠지요.

그렇다면 실제로 황우지해안의 선녀탕이 난장판으로 변했는지 직접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제가 황우지 해안을 다녀온 지난 주 금요일 오후, 그러니까 올 여름 가장 사람들의 많이 붐빈다는 최대 피크치의 주말이 되는 셈입니다. 이왕이면 사람이 많을 거라 예상되는 날을 골라 직접 그곳으로 가봤습니다.

제가 차를 몰고 진입을 한곳은 삼매봉 방향이 아닌 남성리 예술의 전당 쪽에서입니다. 구 프린스 호텔을 넘어서자 도로 왼쪽으로 길게 주차되어 있는 차량들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외돌개에는 두 개의 주차장이 마련되어 있지만, 요즘처럼 피크에는 감당해 내기가 어려울 수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외돌개는 대부분 중국관광객으로 넘쳐나고, 여기에 황우지를 찾은 피서객들까지 더해지니 이미 예상했던 일입니다.

차량들이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줄을 서 있는 것이 보이시나요? 황우지 해안을 이용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이렇게 차를 세우고 걸어가고 있는 상황이었는데요, 황우지 해안에는 공공을 위한 편의시설이 없는 까닭에 물어 젖은 옷을 입고 차량까지 왕래를 하는 사람들도 어렵지 않게 볼 수가 있습니다.

그런데요, 얼핏 보면 차량들이 불법 주정차를 일삼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자세히 보면 한쪽 차선 방향으로는 황색실선이 그어져 있고, 다른 쪽은 백색차선이 그어져 있는 것을 확인할 수가 있습니다. 차량을 도로에 주차하되 한쪽 주차를 유도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황색차선 쪽에 주차를 하면 즉시단속 및 견인조치가 이뤄지고 있었습니다. 주차장이 협소한 까닭에 도로변 주차를 허용하되 통행에 지장이 없게끔 한줄 주차를 유도하고 있었고 대부분 잘 지켜지고 있는듯합니다.    

그런데 황우지 해안 입구가 가까워지면서 지난해에는 잘 눈에 띠지 않았던 상업차량들이 모이기 시작합니다. 스노쿨링에 필요한 장비를 현장에서 바로 대여를 해주는 차량들인데요, 뭐 일정한 목적을 갖고 사람들이 몰리다 보면 장삿꾼들이 따라서 몰리는 것은 늘 봐오던 현상이라 새삼스럽지는 않습니다.

도로가에는 황우지 해안 선녀탕 입구임을 알리는 표지판이 서 있습니다. 그런데 가만히 보면 스노쿨링 장비를 포함하여 영업을 하고 있다는 냄새를 지울 수가 없습니다. 단지 길 안내를 위한 순수한 안내판이라면 저런 글귀가 없겠지요. 입구 쪽에서 장사를 하는 사람들이 세워 놓은 것으로 보입니다.  

계단으로 조금 내려가니 황우지 해안으로 향하는 사람들이 꼬리를 물고 이어집니다. 물론 손에는 물놀이 장비들이 들려 있습니다.

길을 따라 황우지 해안으로 가다보면 볼썽사나운 광경들이 눈앞에 펼쳐집니다. 사람들이 몰리다보니 이곳에서 사람들을 대상으로 장사에 열을 올리고 있는 것입니다. 조금 전 입구에 떡하니 서 있는 안내판과 같은 맥락입니다. 가만 보면 현수막에는 서로가 ‘안내소’임을 주장하며 사람들을 현혹하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습니다.

조금 더 아래로 내려가면 무허가로 보이는 허술한 시설물을 만들어 놓은 것을 확인할 수가 있습니다.

이곳에서는 안전조끼와 스노쿨링 장비 등을 대여해주고 탈의실과 샤워장까지 임시로 만들어 운영하고 있었습니다. 이런 곳에서 영업을 하면서 허가는 받았는지, 또한 샤워장을 운영하면서 이곳에서 발생하는 하수는 어떻게 처리되는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황우지 해안 입구 가까이에는 해안을 이용하는 사람들을 위한(?) 안내판이 세워져 있습니다. 해경에서 만들어 놓은 안내판에는 선녀탕을 제외한 다른 곳은 출입을 금지한다는 내용이 쓰여 져 있고, 실제로도 현장에서는 출입을 엄격하게 금지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왼쪽에 있는 출처가 불분명한 안내판에는 이해를 할 수 없는 글귀가 쓰여 져 있습니다. 시설물이나 노점상의 출입을 금한다고 했는데, 무슨 권한으로 통제를 하는 것인지, 실제로 그러는지는 내려가서 확인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황우지 해안으로 내려가는 계단입니다. 세어보지는 않았지만 계단의 수가 85개라고 합니다. 걸어보면 많은 건 아니지요. 비교적 좁은 계단인데도 서두르는 사람 없이 질서 정연하게 교차하여 사람들이 왕래를 합니다.

계단 중간에서 내려다 본 황우지 해안 풍경입니다. 가운데 사람들이 많이 보이는 곳이 선녀탕, 선녀탕에는 바닷물이 순환이 되어 항상 물이 깨끗하고 옥빛을 띠지만 왼쪽에는 월파로 인한 물갈이를 하지 않으면 물이 썩어서 수영을 할 수 없을 정도까지 악화됩니다. 그래서 사람들이 없습니다.

사람들이 주로 수영을 즐기는 곳은 사각으로 표시한 두 곳입니다.   

계단을 완전히 내려오면 가장 먼저 눈에 띠는 것이 바로 장비대여점입니다. 그리고 한쪽에는 탈의시설까지 만들어져 있습니다. 계단 입구에 있던 시설물과 노점상 출입금지가 무색해지는 순간이었습니다. 결국, ‘우리만 장사를 해야 하니까 다른 업자들은 얼씬도 하지 말아라.’는 뜻이 되는 겁니다. 이곳을 이용하는 사람들의 무질서보다 더 눈살이 찌푸려지는 순간이었습니다.

눈길을 돌려보면 해안의 중심부에는 이처럼 안전요원들이 근무를 서고 있었습니다. 어디에서 고용된 안전요원이냐고 물어보니 서귀포시에서 고용했다고 합니다. 이곳에서 하는 일은 물놀이 안전사고 구난, 출입금지구역 통제, 어린이를 위한 장비 무료 대여 등이었습니다.

비상약품을 비치하고 만일의 사고에 대비하고 있는 안전요원들입니다. 제가 봤을 때 3명이 근무를 하고 있었습니다.

이곳에서는 초등생 이하, 어린이들에 한해 무료로 안전조끼를 대여해주고 있기도 합니다.

출입금지, 수영을 해서는 안 되는 지역은 보시는 것처럼 차단을 해 놓아 통제를 하고 있었습니다.

안에 설치된 인명 구조함, 그리고 위험을 알리고 쓰레기를 버리지 말라는 안내문들을 어렵지 않게 볼 수가 있습니다.

이곳이 바로 물놀이를 하면서 많은 사람들이 피서를 즐기고 있는 선녀탕입니다. 자유롭게 수영을 할 수 없을 정도로 사람들이 많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하지만, 신기하리 만큼 사람들의 질서정연하다는 사실에 깜짝 놀라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카메라를 들고 이곳을 찾은 궁극적인 목적은 SNS에서 하루가 멀다 하고 떠들었던 무질서에 쓰레기 투기, 난장판이 된 모습을 취재하기 위함인데, 막상 이곳에 와보니 그런 모습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톱니바퀴처럼 착착 돌아가는 광경뿐이었습니다.

스스로 무색해지는 순간이었습니다. 비록 주차장이 넘쳐나, 도로가에 주차를 했지만 정해진 규칙 안에서 가능한 질서를 지키며 주차를 해 놓았고, 지나는 차량에 방해 없이 왕래를 하는 모습,  급격하게 만들어진 계단에서는 차분하게 양보를 하면서 조심스럽게 오르내리는 모습, 통제 구역에 들어간 사람은 보이지 않았고, 주변에 쓰레기를 찾아보니 그 또한 쉽게 눈에 띠지 않았습니다.

어떻게 된 일일까요? 난장판이라고 비난을 했던 사람들의 얘기와는 완전 딴 세상을 보는 듯했습니다.

물론, 여기를 제외한 다른 조용한 피서지와 비교를 했을 때, 사람들이 많아 무질서해보일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이쪽의 여건을 잘 알고 있는 저로서는 지금의 상태가 그리 나빠 보이지는 않았다는 것입니다. 황우지 해안은 쓰레기만 버리지 않는 다면 크게 환경이 훼손되는 구조 또한 아닙니다. 

다만, 눈살을 찌푸리게 만드는 것은 과열양상을 보이는 주변의 상업시설들이었으며, 안타까운 점은 이곳을 찾은 사람들이 마음 놓고 이용할 수 있는 편의시설이 하나도 없다는 것입니다. 때문에 이런 것을 겨냥한 장사꾼들이 판을 치고 있는 것입니다.   

누군가 그러더군요, 이곳에서 놀다가 넘어져서 머리가 깨지고 피가 나도 책임져 주는 사람 없을 거라고, 제주도의 방대한 해안도로변 해안에는 여름철만 되면 아주 많은 사람들이 몰립니다. 그림 같은 자연경관과 함께할 수 있기 때문이지요. 지자체에서 지정된 11개 정식 해수욕장 외에는 어느 곳이든 마찬가지입니다. 대부분 안전요원들이 없다는 것입니다.

바위투성이인 제주도의 해안환경, 그리고 바다를 끼고 있는 곳은 언제나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위험하니까 절대 가지 말라고 해서 안갈 것도 아니고, 가더라고 조심해서 즐기다 오라고 해야 맞는 것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제가 황우지 해안은 스노쿨링하기 좋고 수영을 하기에 좋은 환경이니 놀러오라는 취지의 글은 아님을 분명히 밝혀둡니다. 주차환경 나쁘고, 옷을 갈아있을 곳이나 샤워시설도 없을뿐더러, 주변이 온통 바위투성이라 위험이 도사리고 있으며, 안전요원 또한 해경 안전요원이 아닌, 지자체에서 임시 채용한 안전요원이라 믿음이 덜 가는 것도 사실입니다. 이 모든 걸 스스로 감당해 낼 수 있을 때라야 가능하다는 얘기입니다.

끝으로...
피서는 추억을 만들어 가는 일입니다. “어디어디와 비교를 해보니 어떤 부분이 부족해서 나는 싫더라.”라는 말은 얼마든지 할 수가 있습니다. 그런데 한번 가보지도 않고, 상황도 자세히 모르면서 SNS에 올라오는 사진만보고 재발행을 하며 비난을 하는 것은 아니라고 봅니다. 이곳에서 재밌게 놀고 추억을 만들어간 사람들은 뭐가 됩니까. 스노쿨링 자주하는 사람들 중에는 그런 사람도 있더군요. “이제는 사람이 많아져서 가기 싫다. 혼자 놀 때가 좋았다.”고...이건 뭐 혼자만 즐기겠다는 이기주의 아닌가요? “나는 가도 되는데 너희들은 가면 안 된다.” 제발 이러지는 맙시다.

#황우지해안 #황우지 #선녀탕 #외돌개 #스노쿨링 #제주도명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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