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딧불이 홀릭에 빠진 제주의 여름, 나만의 반딧불이 촬영법

"숲속 요정들과의 조우, 꿈속 같았던 제주의 초여름"

지난해 이맘때에는 반딧불이가 없었는데, 올해는 지금까지도 반딧불이가 왕성하게 활동을 하고 있네요. 정확한 이유는 모르겠지만 기후에 민감한 곤충이라 늦게 찾아온 장마에 윤달이 끼어 있는 것도 영향이 있지 않을까 개인적으로 조심스럽게 점쳐봅니다.

전국에 걸쳐 반딧불이가 서식하는 곳은 많겠지만 실제로 반딧불이를 구경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어릴 때 가로등만 골목을 비추고 있던 시절에는 동네에서도 반딧불이를 볼 수 있었지만 지금은 빛 공해와 공기의 오염으로 인해 볼 수 없게 된지 오래고, 제주도에서도 숲속으로 들어가야만 반딧불이 관찰이 가능합니다.

그래도 제주도는 도심지와 숲속이 멀리 떨어지지 않아 접근이 쉽다는 것이 그나마 다행이라 할 수 있는데요, 제주도 전역에 방대하게 형성되어 있는 곶자왈 지역이 그 대표적인 곳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매해 6월만 되면 반딧불이 탐방을 해왔고, 올해는 처음으로 반딧불이 축제도 열었던 청수곶자왈 반딧불이 행사가 대표적입니다.


<제주 곶자왈 지역의 반딧불이, 정확한 포인트는 비공개>

빌딩이나 자동차의 불빛으로부터 전혀 방해를 받지 않는 숲 속, 풀벌레 소리와 새소리만 간혹 들려오는 깊은 숲속에 어둠이 깔리기 시작하면 한두 마리의 반딧불이 불빛이 보이기 시작하고, 이들이 신호를 보내기라도 하듯이 순식간에 수십 마리에서 수백, 수천 마리의 반딧불이가 춤을 추기 시작합니다.

수천 마리가 몸에서 빛을 발산하지만 동시에깜박이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상당히 규칙적입니다. 눈앞, 그리고 사방을 둘러보아도 숲속에는 나를 중심으로 오직 반딧불이만 존재하는 것 같습니다. 가만히 서 있으면 마치 꿈속을 헤매는 느낌을 받기도 합니다.

수천 마리 숲속 요정들의 향연, 이들이 모습을 온전하게 카메라에 담아 낼 수는 없을까, 다른 사람들이 담아낸 사진들은 많이 봐 왔지만, 내가 직접 이들의 모습을 담아내고 싶은 욕심에 카메라를 둘러메고 숲속을 찾은 것은 지난해부터입니다.

하지만 지난해엔 너무 늦게 찾아가서 제대로 된 사진을 담아보지 못하고 일 년을 기다린 끝에 올 여름에는 꽤 여러 번 숲속 요정들과 조우를 했네요. 그런데 눈에 보이는 요정들의 불빛을 온전하게 카메라에 담아내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더군요. 그래도 나름대로 열심히 담아본 여름 숲속의 반딧불이


<제주 숲길에서의 반딧불이, 정확한 포인트는 비공개>

초여름 내 가슴을 뜨겁게 했던 요정들의 향연을 소개하고 실패를 거듭했던 나름의 반딧불이 찍는 요령까지 곁들여 알려드리려고 하는데요, 반딧불이를 담는 방법에 대해서는 각자 본인들만의 방법이 있을 것이고 제가 소개하는 방법은 그냥 참고로만 해두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반딧불이를 사진에 담기 위해서는 반딧불이에 대해 꼭 알고 가야합니다. 제주도의 숲속에 서식하는 반딧불이는 대부분 운문산 반딧불이로 한반도 중부 이남에만 서식하는 한국 고유종으로 운문산에서 처음 발견되었다 하여 운문산 반딧불이라 부릅니다.

성충은 6월에 활동을 한다고 알려져 있는데 기후여건에 따라 7월까지도 볼 수 있으며, 먹이가 되는 달팽이들이 축축한 기후여건에 서식하기 때문에 반딧불이 또한 축축하고 습한 날씨, 특히 비가 온 뒤에 찾아가면 더욱 많은 무리의 반딧불이를 관찰할 수 있으며, 해가 떨어지는 순간부터 약 두 시간 정도가 가장 많은 무리를 볼 수 있는 시간대입니다.

여름철 해가 지는 시간은 보통 오후7시30분 전후, 8시쯤 되면 한두 마리 나타나기 시작하여 9시정도면 반딧불이의 불빛이 숲속을 가득 메우게 되는데 이때가 사진에 담기 아주 적당한 시간대입니다. 셔터를 오랜 시간 개방해 두어야 한 컷의 사진을 담을 수 있는 특성상 사전에 어느 정도의 스킬을 익혀두지 않으면 실패하기 십상인데, 스킬을 익힐만하면 활동을 멈추고 자취를 감춰버리기 때문입니다.

반딧불이 사진은 반딧불이 불빛만을 담기위한 것이 아니라 배경이 되는 숲의 풍경까지도 같이 담아야 하기 때문에 상당히 까다롭습니다. 숲속으로 새어 들어오는 빛이 조금은 남아 있을 시간대에 카메라의 셔터를 가능한 오래 개방을 하여 최대한 많은 불빛을 담아야 좋은 사진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을 알아두고 이점에 신경을 집중해야합니다.

-준비물-

준비물로는 DSLR카메라와 튼튼한 삼각대, 그리고 셔터 흔들림을 예방하기 위하여 릴리즈나 리모컨을 준비하면 됩니다. 렌즈는 취향에 따라 다를 수 있지만 24mm에서 50mm 사이의 화각대의 렌즈를 추천합니다. 반딧불이의 개체수가 많으면 광각렌즈도 필요해 보이지만 상대적으로 반딧불이 불빛이 잘 나타나지 않게 됩니다.

반딧불이는 다른 빛을 싫어하기 때문에 렌턴이나 조명 기구는 피하고 옷차림 또한 가능하면 어두운 색으로 입어주고, 짙은 향을 내는 화장품은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소리는 영향을 받지 않는다고 알려져 있으나, 숲속에서 시끄럽게 떠들어서 좋을 건 없겠지요. 장비를 거치하고 조용하게 촬영을 시작합니다.

-기본 세팅-

기본세팅으로 들어가기 전에 한 가지 알아둘 점은 교과서적인 방법과 실제 적용하는 방식에 상당한 차이가 있다는 것입니다. 물론 교과서적인 방법으로 찍어서 안 되는 것은 아니지만 환경에 따라 좀 더 나은 품질의 사진을 찍기 위해서는 자신만의 방법이 필요할 때도 있더란 얘기입니다.

제가 반딧불이를 촬영하면서 사용했던 세팅이나 알려드리는 방법이 절대 정답은 아니라는 점 알아두시고요, 몇 번의 실패를 거듭한 끝에 정의를 내리는 부분이니 이점 양해바랍니다.

우선 일반적으로 알려진 교과서적인 방법을 살펴보면 이렇습니다. 카메라의 모드는 완전 수동모드(M모드)로 놓아야하며, 셔터속도는 25초~30초, 조리개는 최대한 밝게 하고 ISO(감도)는 노이즈가 생기지 않는 범위 내에서 최대한 높게 설정하고 화이트밸런스는 5500에 고정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저는 모든 부분을 달리 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수백, 수천 마리의 반딧불이가 눈앞에 있고 숲속의 전체적인 풍경 하나만을 배경으로 담으려면 위에 적인 세팅방법만으로도 문제가 없겠지만, 자연의 환경이 그리 쉽게 따라주지는 않기 때문입니다.


<셔터개방시간을 오래 갖고가면 그 만큼 많은 반딧불이 불빛을 담을 수 있다.>

-실제 세팅-


먼저 셔터속도에 대해 보겠습니다. 카메라에 대해 약간의 지식이 있는 분들도 아시겠지만, 셔터가 개방되어 있는 동안에는 그 시간 안에 모든 움직임이 다 담기게 됩니다. 빛의 움직임도 마찬가지입니다. 굉장히 많은 반딧불이가 눈앞에 있다면 모를까, 개체수가 충분치 못하다면 30초를 넘어, 벌브모드로 놓고 2~3분정도 개방을 하여 좀 더 많은 빛을 담는 것이 좋다는 것입니다. 타이머는 스마트폰 밝기를 어둡게 놓고 스톱워치를 사용하면 됩니다.

이렇게 많은 시간을 개방하게 되면 다른 부분에서 잇점을 보게 됩니다. 당장은 ISO에서 여유가 생기고 조리개를 닫아 조금 더 심도 있는 장면을 담을 수 있게 됩니다. ISO와 조리개 부분은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은 지 아래에서 다시 설명을 드리기로 하고, 셔터 개방시간이 2~3분을 초과하여 과도하게 길어지면 CCD가 열화현상이 올수도 있다고 하니 조심해야 하겠습니다.

어느 것 하나 민감하지 않은 부분이 없지만, ISO는 누구나 예민하게 생각하는 것 중에 하나입니다. 노이즈에 강하다는 고성능 고가의 카메라도 빛이 없는 깜깜한 숲속에서는 어려움에 봉착할 수밖에 없습니다. 위에서 언급했는데요, 반딧불이 빛만 담을 것이 아니라 숲속의 느낌까지도 심도 있게 담으려는 욕심 때문입니다.

때문에 셔터 개방시간에서 여유를 찾았다면 ISO는 가능하면 수치를 내려주는 것이 좋습니다. 저는 빛이 어느 정도 있는 공간에서는 4천까지 올려도 노이즈가 잘 보이지 않는 카메라지만 반딧불이 촬영 때에는 800~1000범위 내에서 찍었습니다. 어두운 숲속의 색정보가 담기지 않았기 때문에 추후 보정을 하면서 노출을 조정하게 되면 감당하기 힘든 노이즈가 발생했기 때문입니다.


<조리개를 열고 초점을 가까운 사물에 맞추면 반딧불이 불빛은 보케로 표현된다.>

이번에는 조리개부분입니다. 조리개는 밝기를 확보해주기도 하지만 사진의 심도를 결정해주는 중요한 부분이기도 합니다. 원거리의 풍경에 전체적인 반딧불이 광경만을 담는다면 조리개를 가장 밝게 세팅하고 찍으면 되겠지만, 가까운 곳에 산수국이나 이끼바위 등 앵글 안 가까운 곳에 어떠한 사물을 같이 담고자 하는 경우에는 생각을 좀 달리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렌즈의 초점을 가까이 있는 사물에 맞추다 보니 그보다 먼곳에 있는 반딧불이 불빛들은 대부분 보케 현상에 의해 뚜렷한 불빛은 사라지고 원형의 불빛으로만 보여 지기 때문입니다. 물론 이 상태가 나쁘다는 얘기는 아닙니다. 이런 광경을 의도했다면 성공한 사진이 되는 것이고, 의도하지 않았다면 조리개를 약간 조여서 반딧불이 불빛을 좀 더 심도 있게 표현 하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화이트밸런스 부분도 살짝 만지고 넘어가겠습니다. 대부분 화밸 모드에서 자동으로 세팅하고 들고 다니시는 분들이 많은데요, 반딧불이 촬영할 때에는 켈빈(K모드)모드로 놓고 태양광 온도인 5500K에 맞추는 것이 좋습니다. 취향에 따라 약간 블루가 들어가게 4천대까지 내려 주는 것도 나쁘지는 않았습니다.    

초점 부분도 아주 애를 먹는 부분 중에 하나입니다. 수동초점을 사용해야 하며, 빛이 없는 숲속이라서 초점을 맞추기가 매우 어렵다는 것입니다. 몇 번을 다니면서 터득한 요령이라면 요령인데요, 가까이에 사물을 같이 담고자 했을 경우에는 조금이라도 밝은 시간대에 이동하여 사물에 미리 초점을 맞추고 삼각대를 거치해 놓고 기다렸다가 찍으면 되고요, 어두워진 후 원거리 풍경에서는 무한대로 돌린 다음 다시 아주 살짝 반대로 돌려주면 거의 초점이 맞습니다.

요점 정리하겠습니다.

셔터속도- 어두워지기 전(30초), 어두운 정도에 따라 1분~3분, 가장 많은 활동을 할 시간에는 2~3분.

감도(ISO)- 800~1000, 어두워지기 전이라면 더 내려서 찍을 것.

조리개- 1.4~3.5, 원거리 초점에 전체적인 풍경은 1.4~2.8, 가까운 사물 초점 잡을 땐 3.5

화이트밸런스- 4000K~5500K
  
초점- 수동초점

고감도 노이즈감소- OFF

손떨림 방지- OFF

이상은 카메라를 다룬지 몇 년 안 되는 중급 수준의 지극히 개인적인 견해와 경험을 바탕으로 작성한 글이기 때문에 모자란 점이 있다면 양해를 바라고요, 고수님들의 적극적인 고견도 정중하게 요청하는 바입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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