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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주 오 름

구름도 쉬어가는 제주 단산의 숨은 절경

by 광제 2010. 2.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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빼어난 절경 간직한 제주의 숨은 비경

사람들이 저에게 자주 물어보는 것이 있습니다. '남들이 잘 모르는 숨어 있는 절경' 으로 어떤 곳이 있는지 살짝 귀띔을 해달라는 것입니다. 그래서 오늘은 아주 멋진 곳을 소개해 드리려고 합니다. 아름답기로 소문난 제주도 서남부의 풍광과 국토 최남단 마라도를 넘어 태평양을 높은 곳에서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멋진 곳입니다. 이런 곳이 왜 숨어 있는 비경인지는 보면 알게 됩니다.

제주 최고의 절경을 간직한 안덕면 사계리 지역에는 빼어난 절경을 간직한 산이 두개나 있습니다. 바로 '산방산'과 '단산' 인데요. 이곳의 절경을 한번이라도 봤던 사람들은 '신선이 사는 곳 같다.' 라는 표현을 합니다. 단산의 봉오리에서 산방산의 허리로 구름띠가 이어진 환상적인 경치에 입을 다물지 못하고 내 뱉는 소리입니다. 이렇게 언제나 운무가 감싸고 있는 날이 많은 까닭에 구름이 쉬어간다고 표현하였습니다.

                                                       단산

산방굴사로 유명한 산방산 바로 서쪽에는 비교적 단아하면서도 날카롭게 치솟은 봉오리를 간직한 조그마한 산이 하나 있습니다. 봉오리 두개가 하늘로 향해있어 '박쥐가 날개 짓을 하는 형상' 이라고 하였습니다. 주변으로 소문난 관광지들이 많은 탓에 사람들이 즐겨 찾지 않지만 이것은 어디까지나 많은 사람들이 이곳이 간직한 매력을 모르는 까닭에서입니다. 몰라서 못가는 곳, 바로 숨어있는 비경이기 때문입니다.


                                                         해송이 우거진 산책로

     바위를 기어 올라야 오를 수 있는 단산, 하지만 최근에 이곳에 나무계단을 설치하였습니다.

                                            급격한 경사를 보이고 있는 등산로


깎아지른 절벽으로 무질서하게 늘어진 보리수나무의 가지들, 코를 맞대고 올라야 할 정도로 가파른 등산로, 해송이 우거져 그윽한 솔향기 뿜어내는 산책로가 으뜸인 이곳의 산책로를 따라 산의 허리를 끼고 10여분 돌아가면 정상으로 오르는 거대한 암반을 만나게 됩니다. 얼마 전 탐방객의 안전과 자연훼손 방지를 위해 나무계단을 설치하여 비교적 쉽게 오를 수 있는데, 이렇게 다시 10여분 오르고 나면 사면으로 펼쳐지는 환상적인 절경에 한동안 넋을 놓게 됩니다.

동쪽으로는 장엄한 모습을 한 산방산이 우뚝 솟아있고 북쪽으로는 한라산과 오름의 군락들이 한 폭의 동양화처럼 펼쳐져 있고 바다가 있는 남쪽으로는 송악산과 형제섬, 그리고 가파도와 마라도가 그림 같은 모습으로 떠 있습니다. 털썩 주저앉을 수밖에 없는 비경입니다.

                                               중턱에서 만난 일본군 진지동굴

                                                   진지동굴 안에서 바라본 모습

                                                      끝이 보이지 않는 동굴안

반면, 제주도의 전망 좋은 곳들에는 항상 일제에 의한 아픔도 함께 존재하는데 이곳이라고 예외는 없습니다. 제주도에 주둔하였던 일본군은 침투하는 적으로부터의 경계를 위해 시야가 뛰어나고 반대로는 눈에 잘 띄지 않는 곳에 진지를 구축하였는데, 이곳의 탐방로에서 그 동굴 진지도 볼 수 있습니다. 1.5m 도 채 되지 않을 것 같은 높이의 동굴은 산을 관통하듯 뚫려 있는데, 모두가 강제 동원된 제주양민들의 피땀으로 만들어진 아픈 역사의 현장입니다.

                                                                 한라산 방향

                                       남쪽방향, 왼쪽부터 산방산, 형제섬, 송악산

                                                                    정상

                                                     모슬포 시가지, 그리고 모슬봉

                                                         사계리 마을과 형제섬

                                        산방산 그리고 뾰족하게 보이는 단산의 주봉

                                                        인성리 마을 풍경

                                                       배추 그리고 마늘밭

                                                       인성리 민가의 모습

                                                         가파도 그리고 마라도

                                                               또 다른 동굴진지

                                                   동굴안 천정에 붙어 사는 생물


'단산'은 안덕면 사계리에 위치하고 있으나 접근하기에는 인성리의 마을 안길을 통해 접근하는 것이 아주 쉽습니다. 인성리 마을의 길가에는 '단산가는 길' 이라는 커다란 푯말이 세워져 있어 더욱 쉽게 찾을 수 있는데, 초입에 마련된 주차장에서 시작하여 왕복 1시간이면 넉넉합니다. 제주에 숨어있는 비경의 진면목을 제대로 한번 느껴보고 싶다면 지나치는 길에 한번 들러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해발 158m 둘레가 2,566m인 단산은 응회구의 퇴적층으로 이루어진 바위산으로 침식에 의해 분화구의 일부만이 남아 있으며, 그 형태가 거대한 박쥐가 날개를 편 모습을 연상케 한다고 하여 ‘바굼지오름’ 이라고도 합니다.



단산 응회구는 제주도의 지질학적 층서구분에서 가장 오래된 화산쇄설성 퇴적층으로 구분하고 있습니다. 이는 주변의 산방산 용암돔과 용머리 응회암층의 형성연대와 직접 대비되는 것으로서, 제주화산도의 기반형성과 고지리 복원에 중요한 위치를 점하고 있습니다.
 
서사면 기슭자락에 태고종 단산사라는 절이 자리 잡고 있고, 남동쪽 기슭에는 유형문화재 제4호인 '대정향교'가 있으며, 향교 밖 서녘 길가에는 산기슭 바위틈에서 흘러나오는 '새미물'이라는 샘물이 있습니다. 이 산은 세봉우리로 되었는데 중앙의 봉우리는 가장 높고, 좌우의 두 봉우리는 주봉보다 낮아 박쥐의 모양과 흡사하며, 곧 주봉은 박쥐의 머리를 이루고, 좌우의 두 봉우리는 박쥐의 두 죽지를 이루고 있습니다. 일본 아이누족 말에 박쥐를 '바구미'라고 하는데, '바구미'는 옛날 퉁구스족이 쓰던 말로 지금도 아이누족의 말로 남아 있다고 합니다.

* 이 포스트는 blogkorea [블코채널 : 파르르의 한라산과 제주] 에 링크 되어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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