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제주맛집&카페

상다리 부러지는 28가지 해물, 확 깨는 횟집

by 광제 2010. 3. 26.
반응형

       


※장사가 잘 되는지 모르겠지만 서비스도 엉망이 되어버렸고 바퀴벌레가 기어다니고 위생상태도 그렇고, 예전같지가 않네요. 글을 지울까하다가 그냥 처음 갔을때의 좋았던 추억만 남겨두려고 합니다. 가시려는분들 참고하시길..

상다리 부러지는 28가지 해물, 확 깨는 횟집

-이러고도 장사가 남나?-

    
서울에서 블로그 지인 두 분이 제주도로 놀러왔습니다. 저녁식사를 할 시간. 무엇을 먹을까 고민하던 중 누군가의 입에서 고등어회 얘기가 불쑥 튀어 나왔습니다. 얼마 전 1박2일에서 고등어회를 먹는 장면이 잠깐 나왔었는데, 고등어회 하면 일단은 제주도입니다. 서울에서는 고등어를 침을 이용하여 기절을 시키는 방법을 활용하여 간혹 고등어 회를 파는 식당을 볼 수 있지만 여간해서는 서울에선 꿈도 꿀 수 없는 것이 고등어회입니다.

별미중의 별미, 고등어회를 먹어 보자고 의기투합. 서울 블로거 두 분, 제주 블로거 둘, 이렇게 넷이서 고등회가 맛있다는 한림항으로 향했습니다. 며칠 전 제주도 지인 블로거의 포스팅을 통해 특별히 알게 된 식당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제주도에서도 촌으로 갈수록 횟감이 싱싱하고 값이 저렴한 이유가 분명히 있습니다. 서울과 비교하여 상상도 할 수 없는 가격으로 횟감을 먹을 수 있는 곳이 제주도지만, 제주시에 비해 상상도 할 수 없는 가격으로 횟감을 먹을 수 있는 곳 또한 제주도의 외곽지역입니다. 그 이유를 지금부터 알려드리겠습니다.

지인을 통해 전해들은 정보로는 이 횟집에 가면 남다른 고등어회도 일품이지만 일면 '스끼다시'라고 하는 밑반찬이 아주 다양하게 나오는 것은 물론이고 가격도 저렴하다는 얘기였습니다. 겨우 이정도의 정보만을 갖고 물어물어 찾아간 집. 메뉴표를 보니 눈길을 잡아끄는 메뉴가 있습니다. 고등어회에 갖가지 해물을 더하여 성인 네 명이 먹을 수 있는 가격이 단돈 7만원. 횟집에서 7만원으로 네 명이 먹을 수 있다니, 이거 싸구려 아냐? 일단 먹어보고 판단하자고 주문을 하였습니다.

 




가장 먼저 싱싱한 활새우 한 접시가 나옵니다. 한눈에 봐도 아주 싱싱해 보였으며 그냥 날것으로 까서 먹는다고 아주머니가 설명을 합니다. 우리 넷 중에서도 날 새우를 먹어본 사람은 전무. 아주머니는 직접 날 새우 까는 법에 대해 시범을 보입니다. 속살이 아주 토실토실 탐스러운 새웃살, 그냥 소스에 찍어 먹으면 입안에서 살살 녹습니다.


까는 법만을 알려준 후 우리가 직접 까서 먹는 사이 주방으로 달려간 아주머니는 힘겨운 모습으로 두 번에 걸쳐 양은 밭침 한가득 해물들을 들어내옵니다. 식탁의 가운데를 비워놓더니 들고 온  해물접시들을 차곡차곡 나열해가기 시작합니다.



빠른 손놀림에도 불구하고 나열하는 접시들의 수는 끝이 없습니다. 아직도 진행형입니다. 양은 받침대 두개가 포개져 있는 것이 보입니다.



입에서는 탄성이 쏟아지는 순간에도 계속하여 나열 하더니 조금 있으니 식탁위에는 빈틈을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빼곡히 해물접시들로 채워져 버렸습니다.

한참만에야 겨우 다 내려 놓은 모습. 28가지의 해물이 놓여 있어 얼핏 바둑판처럼 보임.


사진을 다 올리는 것 또한 압박입니다. 일부만 올린 것입니다.
 




아주머니는 접시들을 내려놓으며 하나하나 해물의 이름들을 불러주지만 도저히 기억을 할수 없습니다. 쥐치, 가오리, 학꽁치, 병어, 삼치, 참치, 연어, 새조개, 갈치, 백조기, 소라, 전복, 상어껍질, 해삼, 멍게 등 헤아릴 수도 없을 정도로 많은 종류입니다. 알고 보니 26가지의 종류가 나온다는데, 실제로 세어 보니 한 번에 나온 해물의 종류만 정확히 28가지였습니다. 여기에 처음에 나온 날 새우와 마지막에 나온 튀김과 메로 머리까지 합하면 31가지가 나온 셈입니다. 주 메뉴인 고등회는 빼고 말입니다.


날치알이 들어간 알밥

 

고등어회를 먹기 위해 딸려 나오는 것이 바로 김과 알밥입니다. 알밥은 날치알을 넣어 구수하게 만든 밥입니다. 제주시내의 유명한 고등어횟집에서는 알밥을 쓰지 않고 일납 참개를 넣은 밥을 쓰던데 이곳은 조금 특이합니다. 김을 손위에 받쳐놓고 먼저 적당량의 알밥을 올려놓은 후 고등어회를 야채소스와 함께 그 위에 얹어 먹으면 됩니다. 기호에 따라 마늘이나 고추를 함께 올려놓고 먹어도 맛있습니다.


조금 있으니 구수한 된장국과 계란찜도 나옵니다. 주 메뉴인 고등회의 맛도 정말 일품입니다. 해물은 아주머니가 들고 왔지만 고등어회는 주인아저씨가 직접 들고 와서 친절하게 인사를 건네기도 합니다. 고등어회는 숙성을 어떻게 시키느냐에 따라 육질과 맛이 달라진다고 합니다. 오늘 우리에게 내온 고등어는 4시간동안 정성스럽게 숙성시킨 고등어라고 합니다.

김위에 적당량의 알밥을 올려놓고
 

고등어 한점과 소스에 절인 야채와 마늘을 얹어 놓은 모습



메로구이와 고구마튀김

메뉴표에는 이렇게 26가지라고 쓰여있지만 실제로는 28가지가 나왔습니다.


 

알밥이 모자라면 추가해도 됩니다. 여기에는 천원을 더 내면 됩니다. 마지막에는 고구마튀김과 입안에 촥촥 감기는 메로구이가 나옵니다. 이렇게 정신없이 먹고 7만원만 내면됩니다. 해물 28가지에 날 새우와 튀김, 메로구이, 된장국에 계란찜, 여기에 주 메뉴인 고등어회까지 합하여 34가지의 메뉴가 나온 셈입니다. 추가할 것 없이 성인 네 명이 배가 불러 더 이상 먹을 수도 없습니다. 세상에 살다살다 이런 횟집도 다 봅니다. 이렇게 해서 얼마나 과연 얼마나 남을지....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