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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

20년전 한라산에서의 70대 노파를 추억하며

by 광제 2010. 4.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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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전 한라산에서의 70대 노파를 추억하며

-소외계층의 소중한 이웃을 제주로 모십니다-

극심한 훼손으로 인하여 지금은 사람들의 출입이 통제된 한라산의 남벽등산로. 바로 한라산 정상 백록담 화구벽의 남쪽방향 등산로를 말합니다. 이곳은 또 다른 훼손 구간이었던 서북벽의 암벽계단이 훼손으로 인하여 그에 따른 대안으로 만들어진 코스였습니다. 경사의 정도가 지금의 동능벽을 오르는 관음사코스나 성판악에 비교가 안 될 정도로 심하여 마지막 500여 미터를 오르려면 거의 탈진에 가까울 정도로 진땀을 뺐던 곳이기도 합니다.

제가 사회 초년병이었던 1989년의 어느 날. 가파른 남벽을 거의 기다시피 오르고 있을 때입니다. 젊은 체력임에도 불구하고 하늘이 노래질 정도로 이미 몸은 지칠 데로 지쳐있는 상황에서 거의 정상에 다다를 무렵 앞서 오르는 한 할머니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무릎에 손을 얹고는 한발 한발 내딛는 모습이 너무나 힘겨워 보였습니다. 안돼도 70은 되어 보이는 연세였습니다.

젊은 사람도 오르기 힘든 곳인데도 불구하고 정말 대단하시다고 생각하는데, 어느덧 남벽정상을 알리는 표시석이 눈에 들어옵니다. 다 올라온 것이었습니다. 정상임을 확인한 할머니는 다리에 힘이 빠지셨는지 그 자리에 털썩 주저앉습니다. 그리곤 이미 땀으로 흥건히 젖어있는 수건으로 연신 눈물을 닦아내고 있는 것이었습니다. 조용히 다가가 왜 우시냐고 여쭸습니다. 할머니는 지금껏 살아오면서 제주도 그리고 한라산에 한번 오르는 것을 평생의 소원으로 안고 살아오셨다는 겁니다. 오래된 숙원을 이제라도 이루게 되니 자신도 모르게 한없는 눈물이 쏟아지셨던 겁니다.


너무나 감명을 받았던 장면이기에 20년이 지났어도 머릿속에서 지워지지 않는 모습이었고 앞으로도 영원히 지워지지 않을 겁니다. 할머니의 경우처럼 대한민국의 국민들 중에는 제주도란 곳을 단 한번도 밟아 보지 못한 사람들도 있겠다는 생각을 갖게 된 것도 그때입니다. 제주에서 살고 있으니 미처 생각하지 못할 수도 있는 부분이었습니다.

시간과 경제적인 여유가 있는 분들이야 제주뿐만이 아니고 세계어딘들 못가겠습니까. 하지만 아직도 우리사회엔 많은 사람들이 기본적으로 누리는 조그마한 여유조차도 없이 살아가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평생을 입에 풀칠하기에 바빠 여행다운 여행 한번 다녀보지 못해 죽을 날만 기다리는 노인 분들이 그러하고, 거동이 불편하여 남들처럼 자유로운 여행을 다녀보지 못한 장애우들도 그러하고, 부모에게 버려져 동생들 뒷바라지에 여념이 없는 소년소녀 가장들이 그러합니다. 우리는 이들을 가리켜 쉬운 말로 ‘소외계층’이라는 말을 많이 합니다.

이들 중에선 분명히 앞서 소개한 할머니의 경우처럼 제주도 한번 밟아보는 것이 소원인 사람이 분명 있을 것으로 봅니다. 20년 전 한라산 정상에서의 할머니가 기억에서 지워지지 않는 것이 바로 이때문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늘 그림으로만 보아오던 아름다운 제주도를 그분들에게 보여드리고 싶습니다.

2008년 8월 블로그라는 공간을 처음 만들고 활동을 시작하고 나서 이제 곧 방문객 천만 명을 눈앞에 두고 있습니다. 1년 8개월이란 시간동안에 비교적 빠른 방문객유치는 그동안 제 블로그를 아끼고 사랑해준 가까운 블로그 지인 분들과 보잘 것 없는 제 글을 읽어 주신 수많은 분들로부터 입은 은혜 덕분이란 걸 잘 압니다. 천만 방문객을 앞두고 이렇게 많은 분들께 조금이나마 보답을 드리는 길이 무엇일까 고민한끝에 바로 지금 제가 하고자 하는 일이가장 뜻 깊을 것 같아 진행을 하고자 하는 것입니다.

마침 가정의 달 5월을 눈앞에 두고 있습니다. 제주도 여행을 하고 싶어도 주어진 여건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엄두를 못 내셨던 분 두 분의 소중한 이웃을 초대합니다. 본인이 추천을 해주셔도 좋고 주변 분들이 추천을 해주셔도 좋습니다. 제가 혼자 진행을 하는 일이라 오랜 기간 여정을 계획하지 못해 아쉽지만 2박3일간 제가 직접 모시면서 제주의 구석구석을 보여드리고 싶습니다.

고급승용차는 아니지만 두 분을 제 차로 모시고, 화려한 관광호텔은 아니지만 묵을 곳이 없다면 저의 집으로 모시면 되고, 고급레스토랑은 아니지만 평상시 먹는 밥상위에 수저만 더 얹어 놓으면 된다고 생각합니다. 틀에 얽매인 여행도 좋지만 가능하면 인간적인 공유를 하고 싶은 것이 조그마한 소망입니다.

애절한 삶을 살아오신 분이면 더욱 좋겠고 제주도를 처음 방문하시는 분이면 더욱 좋겠습니다. 애틋한 사연과 연락처를 4월15일까지 이메일로 보내 주십시요. 보내주신 사연을 읽어보고 한 팀(2명)을 선정하여 4월16일에 연락을 드려 일정을 논의 하도록 하겠습니다. 불가피하게 두 명 이상이 될 수밖에 없다면 그것 또한 사연에 적어 주십시요.

따스한 기운이 물씬 풍기는 계절이라 두터운 옷가지도 필요 없을 듯합니다. 가벼운 옷차림에 위생에 필요한 준비물만 챙기시고 오시면 됩니다. 항공권 등 모든 여행경비는 부담 가지실 필요 없이 몸만 오시면 됩니다. 적극지지해준 아내가 고맙고, 마지막으로 보다 어려운 환경의 이웃을 모실 수 있도록 블로그 지인 분들께 이글을 전파해줄 것도 조심스럽게 부탁드립니다.

사연 보낼 이메일 :
ykm824@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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