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멋스런 제주

동화속 같은 숲 속의 건물

by 광제 2008. 10. 17.
반응형




우주선이 아닙니다

특별한 추억을 원하는 특별한 여행을 원하는 사람만이 가질 수 있는 아주 특별한 곳


얼핏 보면 어어? 흡사, 사뿐히 내려 앉은 우주선 같은 기이한 모습을 한 건물 한 채가 제주도의 중산간 깊숙한 곳에 포근한 모습으로 자리를 잡고 있다. 제주도 토박이인 필자도 모르고 있었던 동화속에서난 봄직한 이 건물을 접한 것은 다름아닌 몸담고 있는 회사의 사보를 통해서다. 메인화보를 한눈에 본 순간 우와! 하는 탄성과 함께 눈길을 사라 잡은 것이 바로 이 곳이 제주도에 있다는 사실. 부랴부랴 카메라를 둘러매고 찾아 나섰다.

포도송이를 형상화한 지붕

황홀한 색채를 띠고 있는 파란지붕은 제주도의 형상과 너무 흡사한 한라산의 분화구와 주변의 오름들을 형상화한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눈앞에 제주도 본섬 전체를 펼쳐 놓은듯한 환상에 빠져든다. 그러나 아쉽게도 제주도를 형상화 한게 아니고, 포도송이를 나타낸 것이다. 필자도 이 환상적인 그림을 뷰파인더에 넣어보고 싶었다. 그런데 주변을 아무리 둘러 보아도 지붕전체를 앵글에 넣을 만한 공간이 없었다. 아주 멀찌감치 조그마한 오름하나뿐. 건물관계자에게 여쭤봤다. 아뿔싸, 크레인 촬영이다. 하지만 멀리 보이는 오름이 자꾸 눈에 거슬린다. 저 오름에 오르면 비스무리한 그림이라도 건질 것 같아 보인다. 일단 오름에 올라보고 그림이 나오면 조명이 켜지는 저녁무렵까지 기다릴 심산으로 가시덤불 헤치며 오름을 올랐으나 부질없는 수고를 했나보다. 원했던 그림이 안나온다.

오름에서 잡아봤던 앵글이다. 영아니다. 가시덤불에 긁힌 보람도 없이 서둘러 내려왔다. 해가 지기전에 정원의 모습이라도 담을 심산이었다.

지붕위에 수북하게 눈이 내려 앉았을때를 상상해 본다. 제주전통초가의 모습을 한 시골마을의 모습이 떠오른다. 올레의 정낭과 얕트막하게 경계를 이룬 소박한 돌담 영락없이 어릴적 뛰놀던 그때의 그모습 그대로다.

총 26개의 객실을 보유하고 있는 단층 호텔인 이 곳 포도호텔은 핀크스 골프클럽의 부대 호텔로 지어졌지만 골프고객이 아닌 일반투숙객도 이용이 가능하다. 제주스러운 소박한 분위기와 한적함을 느끼고 싶고,  화려한 조명과 차량들의 클락숀 소리에 질렸다면  한번쯤 이용해 보는건 어떨까.  

정원의 돌담위에 다소곳 하게 올려져 있는 호롱불이 상당히 인상적이었다. 야간에 조명으로 사용하는것인데, 얼마나 촌스런 발상인가. 달밝은 밤에 호롱불에 불이 켜진 정원을 상상해 본다. 두껑을 살짝 열어보니 심지에 불태웠던 자국과 향수를 자극하는 기름냄새가 코끝을 간지럽힌다. 불을 피워보고 싶은 충동을 느꼈으나 라이터가 없다. 포기 



호텔 실내의 인테리어는 깔끔하고 세심한 흔적들이 돋보인다. 특히 자연과 호흡하려는 노력들이 곳곳에서 느낄 수 있다. 우리가 자주 접해 보지 못했던 색다른 건물의 이색적인 모습은 설계자가 누구인가를 알아보는 순간 아하! 하고 무릎을 칠 것이다.  바로 세계적인 건축가 이타미 준이다. 비록 일본인지만 본명이 유동용인 재일교포다. 프랑스 문화훈장을 수상한 바 있는 거물이다. 그는 흙, 나무, 철 등의 소재를 무(無)의 매체로 삼으며 그 무의 매체를 예술작품으로 탄생시킨다. 

너무 이색적인 포도호텔 현관의 모습과 함께 현관옆의 뜰에는 파란하늘과 어울리는 포도송이가 영글어 있었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