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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친구 한명은 있어야

by 광제 2008. 10.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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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정을 키워준 계기가 된 블로거뉴스 기사   


20년전 월급명세서...(링크)가 기사로 나간후 친구녀석에게 밥 한끼 사려고 전화를 했는데 오히려 자기집으로 오라고 합니다.  블로그뉴스에서 공개적으로 약속한 일이기에 밥을 사야 한다고 바득바득 우기는데 한사코 고집을 피우는데는 당해낼 재간이 없었습니다. 오히려 나한테 저녁을 대접할테니 꼭 오라는 당부끝에 결국에는 지난 주말 초대를 받고는 친구놈 집에 놀러 갔습니다. 20년....기사가 실린 모 스포츠 신문을 들고서 말입니다. 이녀석이 아직 신문기사는 보지 못했거든요. 


다음뉴스로 사연이 나간 뒤 ‘뭐하러 그런글을 올리냐’며 쑥스러운 내색을 하던 친구였지만 뉴스를 계기로 친구의 가족들이 오랜만에 모임을 갖는 계기되었다고 합니다. 부모님이 안계신 형제들이 곁을 돌아볼 겨를도 없이 바둥바둥 살다가 실로 오랜만에 형제간에 정을 느낄 수 있게 해줬다며 저의 뺨을 툭툭 치더니 이내 밥상 한가운데 앉히 더군요. 근데 이녀석 친구를 초대 했으면 상다리 부러지게 좀 차릴 것이지, 달랑 국수 한그릇에, 고기라고는 돼지족발이 전부입니다. 메뉴를 뭘로 할까 하다가 내가 가장 좋아하는 음식이 국수라는걸 알고 있었기에 국수를 준비했답니다. 국수면 어떻고 라면이면 어떻습니까 평소에도 자주 만났던 친구였지만 이날의 저녁 만큼은 태어나고 가장 근사하고 맛있는 저녁을 먹었습니다. 



저녁을 끝내고 차를 한잔 하면서 제가 준비한 선물을 꺼내 놓았습니다. 다름 아닌 스포츠 신문입니다. 뉴스로 나간 후 모 스포츠신문 편집부에서 연락이 왔더군요, 기사내용을 지면에 싣고 싶다고요, 흔쾌히 승낙을 했죠. 친구녀석한테는 비밀로 해둔 채 말이죠. 오늘 친구의 기사가 실린 신문을 내밀었더니 친구와이프와 애들이 좋아라 난리입니다. 액자를 만들어 가보로 하겠다나요.



차를 마시고 녀석의 손에 이끌려 밖으로 나왔습니다. 어깨에 팔을 걸치며 ‘고맙다’는 한마디를 건넵니다. 녀석의 입에서 가느다랗게 흘러나오는 한마디가 왠지 젖어 있다는 느낌을 받는 순간이었습니다. 말을 이어갔습니다. 기사가 나간 후 동생들이 전화를 걸어 왔답니다. 그동안 형의 존재에 대해 너무 소홀히 한거 같아 너무 미안하다고요. 무엇보다도 모아 놓은 재산 하나 없는 자기에게 시집 온 와이프가 컴퓨터 모니터 앞에서 기사내용을 보며 한참 동안 눈물을 닦아냈다고 하더군요.



기사 하나로 인하여 무엇과도 바꿀수 없는 피는 물보다 진하다는 형제들간의 애틋한 정을 새삼 확인할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 주고 결혼 11년차로 접어든 녀석부부에게는 삶에 활기를 불어넣어준 계기가 된 것만은 분명해 보입니다. ‘오른손이 하는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라’라는 말도 있지만 형제들간에 또는 친구들간에 서로가 갖고 있는 감정들을 조금씩은 들춰내서 지금보다도 더욱 깊이 있는 정을 쌓아 갈수 있는 계기가 된다면 가끔은 들춰내는것도 좋을듯합니다. 가족간의 정, 친구간의 우정, 엄청난 변화를 가져다 준 블로거뉴스, 미디어의 힘은 분명히 존재하고 있었습니다. 최소한 지난 몇 일간은 이 세상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멋쟁이 친구가 곁에 있다는 사실을 일깨워준 행복한 시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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