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올레, 7개월만에 환상적인 풍경 드러내다
끝없이 이어지는 열풍, 직접 다녀온 제주올레18코스
구제역으로 주춤했던 열기, 23번째 올레길 열려
가장 최근에 올레길이 열렸을 때가 지난해 9월25일이었으니 정확하게는 무려 7개월 만에 새로운 올레길이 열렸답니다. 전체 올레 코스로는 23번째 코스, 정규코스로는 18번째인 제주올레 18코스, 제주시 산지천에서 시작하여 조천 만세동산까지 이어지는 18.8km에 이르는 코스입니다.
원래 이 코스는 지난 1월22일에 개장할 예정이었지요. 그런데 전국을 강타한 구제역 파동으로 인하여 부득이 개장일정을 무기한 연기하는 진통을 겪었던 올레길이기도 합니다. 최근 구제역이 소강상태에 접어들면서 길을 트기로 결정하고 지난 주말 토요일에 개장을 하였습니다.
제주올레18코스는 서명숙 이사장이 "오랜 구제역파동으로 18코스가 개장하기만을 손꼽아 기다려 온 올레꾼들에겐 오랜 기다림이 아깝지 않은 제주시 권역에서는 가장 아름다운 제주 올레 길"이 될 것이라고 힘주어 말할 정도로 환상적인 정취와 역사를 간직하고 있는 코스이기도합니다.
제주시 한복판인 동문로터리의 산지천 분수 광장에서 시작하는 18코스는 제주의 아름다운 경치 10곳을 의미하는 영주십경(瀛洲十景) 중 노을이 가장 아름다운 곳이라 알려진 사봉낙조(沙峰落照)의 사라봉 정상과 오롯한 오솔길이 굽이굽이 휘돌아 제주시에선 가장 빼어난 해안산책로를 갖고 있는 별도봉을 스쳐가게 됩니다.
자연풍광으로 눈요기를 했다면 이번에는 제주의 아픈 역사를 되새겨볼 차례입니다. 제주도에서는 떼어놓고는 말할 수 없는 제주의 4.3사건, 60년이란 세월이 흘렀으나 불에 타 사라져버린 그때의 아픔을 간직하고 있는 곤을동 마을도 만나게 됩니다.
역사와 문화를 간직하고 있어 많은 볼거리가 있는 화북동의 화북포구를 거쳐 시야가 확 트이는 삼양동의 검은모래해변을 거닐고, 태자가 없어 고민했던 원나라 황제 순제가 5층석탑을 세우고 불공을 드린 뒤 태자를 얻었다는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는 제주도 유일의 불탑인 불탑사의 5층석탑(보물 제1187호·11.5㎞)도 마주하게 됩니다. 불탑사가 있는 원당봉을 내려서면 비로소 제주시권에서 벗어나 조천읍으로 접어들게 됩니다.
풍광과 역사 그리고 문화를 체험했다면 이제부터는 숨이 탁 트이는 바당길이 이어집니다. 흡사 제주올레 12코스 최고의 절경이라 일컫는 생이기정길을 연상케 하는 바당길을 스쳐지나 신촌의 닭머르에 이르면 제주해안경치의 최고봉을 만끽하게 됩니다.
떼어놓는 발걸음은 신촌포구와 철새들의 쉼터인 대섬을 거쳐 제주도 항일운동의 성지인 조천만세동산에 이르러서야 긴 여정을 마무리 하게 됩니다. 전체 18.8km의 제주올레18코스, 한마디로 역사와 문화 그리고 자연과 인간이 함께하는 제주올레 최고의 코스가 바로 여기입니다.
제주의 빼어난 경승지 열 곳을 가리키는 영주십경 중 성산일출(城山日出)에 이어 제2경인 사봉낙조(紗峯落照)의 배경이 되는 곳이기도 합니다. 비록 148m에 불과한 봉우리지만 사라봉에서 바라보는 낙조의 풍경은 그 어느 곳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황홀한 절경과 신비로움을 보여주기 때문입니다.
제주시내의 중심지에서 동쪽으로 약2km, 제주항포구가 한눈에 바라다 보이는 곳에 자리 잡은 사라봉은 제주시민들에게는 없어서는 안 될 소중한 안식처입니다. 사라봉에서 시작하여 별도봉 해안의 비경을 끼고 다시 사라봉으로 돌아오는 산책코스가 일품이라 시간만 나면 시민들은 이곳을 찾습니다.
별도봉, 제주시 화북동에 위치하고 있으며, 베리오름 또는 화북봉이라 부르기도 합니다. 해발 136m의 비교적 낮은 오름이며, 둘레는 2.2km입니다. 별도봉의 벼랑 밑 해안단에는 고래굴과 애기업은돌이라 불리우는 기암이 있습니다. 절벽을 끼고 단장해 놓은 산책로를 장수로라 하는데, 이곳에선 높은 봉우리와 제주항 입출항 선박 및 자살바위, 푸른바다 등 해안절경 조망이 가능합니다.
지금도 아물지 않고 있는 상처인 제주 4.3사건이 한참 진행되던 1949년 1월4일 불시에 들이닥친 토벌대에 의해 많은 주민들이 희생당하고 가옥이 전소 되는 등 마을 전체 70여 가구가 초토화 되어 하루아침에 사라져 버린 마을이기도 합니다.
시가 있는 등대길, 화북포구입니다. 2010년 제주문화예술 기획사업인 공공미술사업의 하나로 조성된 문화산책로입니다.
포구방파제에서 톳을 말리는 풍경
이곳에는 해수욕을 즐기려는 피서객 보다 건강을 생각하는 마니아들이 즐겨 찾는 아주 독특한 해수욕장이 바로 삼양검은모래해변입니다. 제주도내의 다른 해수욕장들은 대부분 눈부실 정도로 하얀 모래로 된 백사장이지만 서귀포시 화순해수욕장과 함께 이곳은 특이하게 검은색의 모래가 백사장을 이루고 있습니다.
검은모래는 제주 현무암의 풍화작용으로 인하여 오랜세월에 걸쳐 아주 작은 알갱이로 분해된 것인데요, 철분이 함유되어 있어 모래사장에서 찜질하면 신경통·관절염·비만증·피부염·감기예방·무좀 등에 효과가 있습니다. 멀리 일본에서도 이곳 모래의 효험에 찾아 올 정도로 검은모래의 인기는 대단합니다.
원당봉을 내려선 발길은 이제 제주시내권을 벗어나 조천읍 관내로 이어집니다. 신촌옛길은 옛 삼양 사람들이 신촌으로 제사 밥 먹으러 오갔던 길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1906년 제주군수 윤원구가 재임하던 시절, 신촌 조천리 경계에 관한 문제로 소송되었으나 엄연히 신촌 경계 내에 속하고 있으며 옛날부터 신촌주민에 의해 관리되었고 현실에 이르기까지의 상황을 참작하여 결국은 신촌리가 승소를 하였습니다. 대섬은 풍부한 고기 어장이 형성되어 있고, 마을 사람들은 이곳에서 어류와 해조류 등을 건조하며 봄부터 가을까지 수백 두의 소와 말을 야간 방목지로 정하여 사용해 왔습니다.
바다위에 놓인 돌다리를 지나 신촌에서 조천으로 건너갑니다.
서울 휘문고등학교 재학중 3ㆍ1만세운동에 참여하여 활약하다가 뜻을 품고 고향인 조천리로 내려온 김장환이 김시범 등 14명과 더불어 동지를 포섭하고 이곳에서 독립만세운동을 전개하였습니다. 3월21일 오후 3시 이곳에서 조천, 신촌, 함덕리 주민 500∼600명이 모여 독립선언문을 낭독하고 만세 구호를 외쳐 도내 곳곳에 퍼졌던 것, 지금의 기념탑은 1991년 조천 만세동산 성역화사업이 추진되면서 새롭게 들어선 것입니다.
산지천마당 → 김만덕 객주터 → 여객터미널공원(1km) → 사라봉 입구(1.8km) → 모충사 → 사라봉 정상(3km) → 사라봉 내려가는 길 → 애기 업은 돌(4.2km) → 별도봉체 갈림길 → 곤을동 마을 터 (5.1km) → 화북금산농로 입구(새천빌라) → 화북(별도)포구(6.7km) → 별도연대 (7.3km) → 벌낭포구 → 삼양검은모래해변(9.2km) → 원당봉 입구(10.4km) → 불탑사(11.5km) → 신촌 가는 옛길(12.1km) → 신촌농로(13.2km) → 시비(詩碑)코지 → 닭머르(14.5km) → 신촌포구(15.3km) → 대섬(16.6km) → 연북정(18.2km) → 만세동산(18.8k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