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가족이 까무러쳐버린 이바지음식의 위엄
여수에서 건너 왔습니다.
수백만 원대 이바지음식 구경하세요.
사내 조카 녀석이 결혼식을 앞두고 있답니다.
신부는 바다건너 여수에 살고 있는 아리따운 아가씨인데요,
멀리 제주에서 직장생활을 하던 중 눈이 맞았다는군요.
며칠 전에는 결혼식을 앞두고 신랑측 피로연을 제주에서 미리 치렀는데요,
신부댁에서 온 이바지음식이 화재가 되었답니다.
먼저 이바지음식에 대해 잠깐 얘기를 하고 넘어가도록 하겠습니다.
'이바지음식'은 신부집에서 신랑집으로 보내는 음식으로, 내면으로는 이제 갓 살림을 시작하는 딸자식의 가사 일을 돕는다는 의미가 담겨 있는 것은 물론 딸을 걱정하는 친정어머니의 마음과 여식을 맞아준 시댁에 대한 감사의 인사를 음식에 담아 보내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바지'는 '잔치'의 방언으로 달리 말하면 '잔치음식'이라고 표현해도 무리는 없어 보입니다.
보통은 신혼여행을 다녀온 부부가 신부 집에서 먼저 하룻밤을 보낸 뒤 신랑 집으로 돌아갈 때 친정어머니가 사돈댁에 들려 보내는 음식이지만, 여건이 그렇지 못하다 보니 미리 이바지음식을 받을 수 있었는데요, 깨알 같은 정성과 난생 처음 보는 규모의 음식이라 혼자 보기에는 너무 아까워 소개를 해드립니다.
이게 모두 바다건너 온 음식이라니 믿지 못할 광경에 식구들은 입이 쩍 벌어질 수밖에요.
얼마나 종류가 많은지 스마트폰 카메라 앵글로는 다 담아 낼 수도 없겠더군요.
정성으로 보내온 이바지음식을 금액으로 따지는 건 좀 그렇지만,
어림잡아 수백만 원은 되어 보입니다.
눈에 띠는 음식으로 하나씩 살펴볼까요?
사진으로 보기에는 크기를 짐작할 수 없겠지요.
실제로 보면 그 크기에 입이 다물어지질 않습니다.
제 손과 비교해 봐도 그 크기를 짐작할 수 있을 겁니다.
명품 흑화고 한 꾸러미입니다.
굴비찜입니다. 얼마나 크기가 크던지요.
구입했던 경험이 있는 누님께서 이거 한 마리 사려면 10만원은 족히 줘야 할 것이라는데, 가격 듣고는 또 한번 놀랬습니다.
크기가 커서 질길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문어는 크기가 크면 클수록 부드럽다는군요.
피로연과 이바지음식으로 한껏 분위기에 들뜬 저희 식구들은 이틀 후면 여수로 향합니다. 대규모의 가족이 이동을 하는 셈이지요. 예쁜 따님을 저희 집으로 보내주셨으니 결혼식은 여수에서^^ 이제 새 출발을 하는 조카 부부의 행복을 빌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