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 아침에 만나는 환상 설원의 한라산
이른 아침에 만나는 환상 설원의 한라산
정말 오랜만에 헤드랜턴을 꺼내들었습니다. 조금만 부지런을 떨면 웅장한 백록담 화구를 스쳐 솟아나는 황홀한 태양을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간밤에 일기예보를 보니 '구름 많음', 장담할 수 없는 일기예보이기 하지만, 구름 한점 없이 맑은 날이라는 예보를 접한다 해도 한라산의 날씨는 워낙에 종잡을 수 없기 때문에 악천후를 만나기 십상이기 때문입니다.
일단은 일기예보는 무시하기로 하고 구름이 많아도 좋으니 하늘이 열려 일출만 볼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5시 30분에 기상을 하여 자동차에 월동장비를 갖추고 어리목으로 향했습니다. 부지런히 움직여야 윗세오름 부근에서의 일출을 볼 수 있기에 서둘러야만 합니다. 하지만 새벽녘의 도로사정은 썩 좋지만은 않습니다. 살얼음이 살짝 덮혀 있어 조심스럽게 핸들을 잡아야만 했기 때문입니다.
어리목에 도착하여 간단한 준비를 마치니 6시40분 얼마전 위용을 떨치던 한파는 한풀 꺾인 상태였기에 생각했던 것 보다는 포근한 날씨, 시원한 공기를 마시며 윗세산장을 향하여 오르기 시작하였습니다.
한라산의 날씨는 올라보지 않고는 모른다는 사실을 또다시 실감합니다. 물론 활짝 게인 날이라면 모를까, 특히 새벽녘의 날씨는 더더욱 오른 후에 판단을 해야 합니다. 어둠이 깔린 등반로를 랜턴으로 비추며 올라 사제비 동산에 거의 다다라서야 날이 밝아 옴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구름 한점 없는 맑은 날씨의 한라산, 일기예보에는 '구름 많음' 이라 했는데, 수평선 부근을 제외하곤 머리 위 하늘 어디에도 구름이라곤 찾아 볼 수 없이 맑은 날이었습니다.
불과 몇 일전에 엄청난 폭설이 내렸던 한라산이라 기대했던 데로 눈이 만들어 내는 겨울 한라산의 비경은 한마디로 환상일 수밖에 없습니다. 은빛의 융단을 깔아 놓은 듯 아침의 따스한 햇살에 비추어 영롱한 빛을 내는 설원은 과연 이세상인가 싶을 정도입니다. 매번 오를 때마다 느끼는 감동이지만 접할수록 새로운 게 여기 이곳, 천상, 하늘에서 느끼는 감동입니다.
* 이 포스트는 blogkorea [블코채널 : 파르르의 한라산과 제주] 에 링크 되어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