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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

아들녀석, 하필 어린이날에 밤새워 울었던 사연

by 광제 2011. 5.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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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날 약속 못 지킨 야속한 아빠 때문에

애들에게는 너무 기대가 되는 날이지요. 어린이날에 대한 진정한 의미는 둘째치고라도 말입니다. 대부분 그 기대는 초등학교에 다니면서 시작되는데, 아마도 엄마 아빠에게 대 놓고 손을 벌릴 수 있는 몇 안 되는 날 중에 하나이기 때문일 겁니다. 하물며 아빠가 공개적으로 선물을 약속해 놓고도 그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면 그에 대한 여파는 엄청날 수밖에 없습니다.

5년 전의 어린이날을 앞둔 시점이니까 2006년 4월말이었습니다. IMF경제위기도 당당히 견뎌내고 노사분쟁으로 파업의 여파도 우여곡절 끝에 가까스로 넘겼던 회사가 2006년에 와서야 심각한 경영위기를 맞은 것입니다. 견디기 힘들다고 판단한 회사는 결국, 5월15일을 기점으로 문을 닫는다고 발표를 한 것이었습니다. 당시만하더라도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은 날벼락이었습니다.

급기야 직원들을 중심으로 비상위원회가 꾸려지고 대부분의 간부들과 몇몇 직원들은 회사의 업무가 종료되는 시간에 맞춰 밤을 세워가면서 대책마련에 머리를 싸매기 시작하였습니다. 미약한 힘이나마 회사 살리기에 힘을 실어줄 수 있는 방법을 찾고자 함이었습니다. 그것은 결국 일주일 이상 귀가도 하지 못한 채 계속되었습니다.

이정도 되면 집안에서도 발칵 뒤집힐 수밖에 없습니다. 애들이야 사태의 심각성으로 모르겠지만 지켜보는 아내의 속이 타들어 갈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무엇보다도 가슴을 아프게 했던 것이 바로 아들 녀석과의 약속이었습니다.

당시 갓 초등학교에 입학한 새내기로서 다가오는 어린이날에는 마트에 근사한 선물을 사러 같이 가기로 굳게 약속을 한 상태였기 때문입니다. 문제는 아들 녀석은 이 약속을 철썩 같이 믿고 어서 그날이 오기만을 기다리고 있는데, 아빠라는 사람은 약속을 까맣게 잊어버린 것입니다. 솔직히 당시로서는 어린이날이라는 사실조차도 잊고 있었습니다.

선물을 사러 같이 갈 것이라 약속한 아빠는 하루 종일 기다려도 오지 않고, 아내는 아들 녀석의 계속하여 보채는 바람에 진이 빠질 데로 빠졌지만 며칠째 밤새워 머릴 싸매고 있는 남편에게 감히 연락조차 할 수 없는 것은 물론이고, 힘들어 하는 남편 몰래 선물을 사러가고 싶지도 않았다고 합니다.

조금 기다리다 아빠가 잊어버린 것 같으면 그냥 포기하면 좋으련만 해가 질 때까지 아빠가 오질 않자 그만 울음을 터트린 것입니다. 아내가 애써 달랜다고 하고는 겨우 잠을 재운 것 같은데, 아침에 일어나 보니 아들 녀석의 눈이 퉁퉁 부어 있더란 것입니다. 늦은 밤까지 또는 밤새 울었다는 것입니다.

문제는 이런 사실을 그 후로도 며칠이 지난 다음에야 알아차린 것입니다. 아내가 끝내 마음 고생하는 남편에게 부담을 주지 않으려 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다행히 하루가 지나고 나니 아들 녀석이 좀 잠잠해졌지만 애들이 어린이날 선물에 얼마나 집착하고 있는지를 보여준 일이었습니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이 녀석이 더욱 기가 찬 것은 아빠에게 선물을 받은 걸로 친구들한테는 얘기를 하고 다녔다는 겁니다.

몇 년이 지난 지금 그때의 일을 기억하고 있는지 물어보면 까맣게 잊고 있어서 얼마나 다행인지 모릅니다. 아니 모른 척 하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행여 이번 어린이날에 맞춰 자녀분들과 했던 약속이 있다면 꼼꼼히 챙겨 보시기바랍니다. 자칫 깊은 상처를 받을 지도 모를 일입니다. 아! 저는 그해 5월은 선물 없이 넘긴 유일한 해였습니다. 그래서 그랬는지 모르지만 위기에 빠졌던 회사도 빠르게 정상을 찾았습니다.

아래 추천도 꾸욱~ 부탁드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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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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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Favicon of https://rokmc1062.tistory.com BlogIcon 공감공유 2011.05.05 07:36 신고

    오늘은 즐거운 어린이날 되세요ㅎ
    답글

  • Favicon of https://nohji.com BlogIcon 노지 2011.05.05 07:49 신고

    맞아요. 이런 날일 수록 작은 사소한 것 하나하나에 더욱 신경을 써야되죠.
    답글

  • 그럼 아드님이 벌써 6학년? 우와~ㅋㅋㅋ
    이들도 그때는 어려서 그랬지만..다 이해할거에요 ㅋㅋ
    물론 기억도 안날확률이 더 높겠지만...ㅎㅎ
    답글

    • Favicon of https://jejuin.tistory.com BlogIcon 광제 2011.05.05 11:00 신고

      이젠 6학년...
      컷다고 축구유니폼 사달래서 사줬답니다..ㅎ
      얼마 안 비싸데요...ㅋ
      3만원..ㅋ

  • Favicon of http://mikekim.tistory.com BlogIcon mikekim 2011.05.05 08:09

    올 어린이날은 너무나 행복한 기억으로 가득차시길 바랍니다^^
    답글

  • Favicon of http://blog.daum.net/phjsunflower BlogIcon *꽃집아가씨* 2011.05.05 09:07

    이번엔 같이 놀아주시고 즐거운 시간이 되세요
    전 어린이날 혼자 보냈던 기억이 ㅠㅠ 으헝헝 ㅠㅠ
    답글

  • Favicon of http://blog.daum.net/2losaria BlogIcon 굄돌 2011.05.05 09:07

    어떤 약속이든 아이들과의 약속은 반드시 지켜야 해요.
    애들은 애들이거든요.
    부모의 약속을 하늘같이 믿는...
    답글

  • 그린레이크 2011.05.05 10:09

    저두 아이들과 한약속은 꼭 지키려 하지만
    정말 그럴수 없는 상황이면 잘 설명을 하지만~~
    그래도 아이들 맘속에 작은 아쉬움이 남는듯해요~~
    이번 어린이날에 더 많이 더 열심히 놀아주시면 되지않을까해요~~
    답글

    • Favicon of https://jejuin.tistory.com BlogIcon 광제 2011.05.05 11:03 신고

      평소에도 많이 놀아주려고는 하고 있는데..
      '그게 뜻대로 안되니 문제입니다..ㅎ
      즐건 하루 되세요^^

  • Favicon of http://blog.daum.net/miss10521201/1080898 BlogIcon 알콩이 2011.05.05 10:42

    아이가 생기면 약속 잘 지키는 부모가 되고 싶어요.
    이런 글들이 저에게 참 많은 배움이 됩니다.
    요즘은 매일 보아오고 즐기던 내 장난스런 블로그 놀이 말고도
    좋은글 좋은사진 보러 살곰살곰 다니는 것도 즐거운 일이라지요..ㅎㅎㅎ
    행복한 하루.. 오늘은 파르르님꺼 하세요!!!!!!!ㅋ
    답글

    • Favicon of https://jejuin.tistory.com BlogIcon 광제 2011.05.05 11:04 신고

      알콩이님은 아직 아이가 없으시군요..ㅎ
      부모노릇...어려울것 같지만..
      알고 보면 너무 쉬운데...
      그게 또 맘대로 안되니...
      아~~너무 어렵습니다..ㅋ
      즐건 하루 되시구요^^

  • Favicon of http://blog.daum.net/hunymam2 BlogIcon 시골아낙네 2011.05.05 10:43

    에궁~~애들이랑 약속은 꼭 지켜야하지만..
    촌아낙은 지키지 못하는 약속이 더 많았던것 같네요^^

    오늘은 즐겁고 행복한 어린이날 되세요~파르르님^^*
    답글

  • Favicon of http://blog.daum.net/chefjhkim BlogIcon may 2011.05.05 10:43

    아드님이 많이 서운했을 것 같군요
    이제 지난 이야기이지만 당시의 상황이
    얼마나 맘졸였을지 알 것 같군요...
    아이들과의 약속은 꼭 지켜야 할 것 같습니다^^*
    답글

  • Favicon of https://yongphotos.com BlogIcon 용작가 2011.05.05 11:02 신고

    정치나 육아나 공약만 남발하고 이행하지 않으면,
    상처받는자는 약자란 생각이 불연듯 스쳐지나갑니다 ㅎㅎ

    행복한 하루 되세요~^^
    답글

  • Favicon of https://pjsjjanglove.tistory.com BlogIcon 영심이~* 2011.05.05 11:02 신고

    특히나 아이들 하고 약속은 참 민감해요^^
    그래서 사탕줄게~ 이런 말도 꼭 지켜야 하더라구요 ^^

    그럼..오늘은 더욱 즐겁고 좋은 하루 보내세요 ^^
    답글

    • Favicon of https://jejuin.tistory.com BlogIcon 광제 2011.05.05 11:07 신고

      아이들과 약속하고...
      철저히 지키다보면,,,아내에게 또 핀잔도 듣고 그러고 삽니다..ㅋ
      영심이님도 즐건 하루 보내세요^^

  • Favicon of http://1 BlogIcon 박씨아저씨 2011.05.05 12:24

    지나고 나니 이렇게 이야기 할수 있고~~~
    그때 아내의 심정이 어떠했을지... 대충 짐작이 갑니다~ 올해는 아니죠^^ 화이팅 하세요~
    답글

  • Favicon of http://blog.daum.net/01195077236/ BlogIcon 행복한요리사 2011.05.05 12:40

    정말 현명하고 배려깊은 아내분이시네요.
    마음이 많이 아프셨겠어요.~~
    행복한날 되세요. ^*^
    답글

  • Favicon of http://blog.daum.net/saddy9578 BlogIcon 하얀초롱 2011.05.05 16:20

    오늘 기대하고 있던 어린이날...
    어떤 아빠가 되셨을까요??ㅋㅋ
    그때의 일을 회상하시면서 오늘은 가족들과
    즐겁고 행복한 하루가 되시고 있을거라
    믿어보네요!!

    잘 지내시고 있지요?
    제주도의 날씨 정말 좋지요
    울 직원하나가 가족들과 어제 제주도로 놀러를 갔는데..
    지금쯤 어디엔가 있겠죠??ㅋㅋ


    자주 오지 못해도 흔적 남기지 않아도 쿡~눌러주는 센스는
    잊지 않고 있으니...ㅋㅋ
    초롱이 이쁘고 착하죠??큭큭..
    행복한 5월 되세요

    이제 좀 있음 어버이날이 기다리고 있답니다.^^
    답글

    • Favicon of https://jejuin.tistory.com BlogIcon 광제 2011.05.06 00:27 신고

      아하...지인께서 제주를 여행하시는군요...
      같이 오시지 왜그러셨어요...ㅋ
      너무 고마우신 초롱님~~ㅋ
      행복한 가정의달 되세요^^

  • Favicon of http://blog.daum.net/kyotostory BlogIcon meryamun 2011.05.05 18:51

    힘든 시기가 있으셨군요...
    저도 어릴적 어린이날 그리 즐겁지는 않았습니다.
    워낙 기복이 심했던 집안이라서...특히 어린이날을 즐길 시점은 힘들었죠.
    초등학교때 어린이날 즐겨본 적은 별로 없는것 같아요..
    그래서 오늘 어른이 된 시점에서도 어린이날 크게 즐겁지는 않네요..ㅎㅎ

    트라우마가 좀 있어요..에고...
    답글

    • Favicon of https://jejuin.tistory.com BlogIcon 광제 2011.05.06 00:26 신고

      에고..어째요...ㅎ
      오늘도 어느 뉴스에서 보니..
      어린이날이 마냥 즐거운 것만은 아니라는
      기사를 본적이 있는데..

      이런날일수록
      주변을 돌아보는 계기가 만들어졌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 Favicon of https://raonyss.tistory.com BlogIcon 라오니스 2011.05.05 22:12 신고

    당시.. 파르르님과 아내분께서.. 맘이 많이 아프셨겠어요..
    아드님이.. 커서.. 제대로 효도할거에요.. ^^
    답글

  • Favicon of http://www.slowalker.net BlogIcon 느림보 2011.05.05 22:27

    행님 때문에 울 아부지가 내게 지키지 않으셨던 어린이날 선물들이 무진장하게 떠오릅니다.
    낼 모레가 어버이날인디... 복수 하면 안되겠지요? ㅎㅎㅎㅎ
    답글

  • Favicon of https://leeesann.tistory.com BlogIcon pennpenn 2011.05.05 23:22 신고

    역시 아이로군요~

    답방이 늦어 송구해요~
    등산 갔다가 방금 귀가했어요~
    답글

  • 이제는 잊었겠죠..ㅎㅎ 오늘은 무슨 선물 하셨는지 궁금하네요
    저두 어릴 때 어린이날 부모님이 아무런 선물을 사주지 않으면
    못내 서운했던 기억이 납니다.
    답글

    • Favicon of https://jejuin.tistory.com BlogIcon 광제 2011.05.06 00:23 신고

      국개대표 축구유니폼을 사달라고 하더군요..
      좋아합니다..ㅎ 어느덧 컷다는 증거네요..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