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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과 만사

강아지에게 인분 먹이는 주인, 이해할 수 없는 이유

by 광제 2011. 8.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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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아지에게 인분 먹이는 주인, 이해할 수 없는 이유

똥돼지와의 비교, 제주사람이 보기에도 황당하다

화장실에서 자신의 똥을 먹이면서 개를 키우는 사람이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지난 2일 SBS '생방송투데이' 마지막 자연인 코너에서 강원도 영월의 깊은 산속에서 가족과 떨어져 6년째 생활하고 있는 최모씨의 사는 이야기를 시청자들에게 소개하였는데요, 시선을 잡아끈 것은 바로 그가 매일같이 사용하는 화장실이었답니다.

문제가 된 부분은 바로 화장실에서 개를 키우고 있다는 것이었지요. 제작진을 화장실로 안내한 주인공은 그 안에서 자신의 똥을 먹고 자라고 있는 어미 개와 새끼강아지들을 소개합니다. 난생 처음 보는 광경에 놀란 것은 제작진뿐만이 아니었지요. 어떻게 강아지에게 인분을 먹일 수 있냐며 수많은 시청자들이 SBS 게시판에 항의 글과 함께 다음아고라에 동물학대에 대해 처벌을 해야 한다며 청원을 하기에 이른 것이지요.

그런데 최모씨가 똥을 먹여 키우는 강아지를 소개하면서 거론한 것은 바로 제주도의 똥돼지입니다. 제작진이 "똥을 싸면 개가 먹느냐?"고 묻자 믿기지 않으면 한번 싸보라면서 제주도 똥돼지 처럼 버려지는 배설물도 없이 자연적인 순환을 강조하였습니다.



최모씨가 사용하는 화장실의 구조를 보면 우리가 옛날에 사용했던 재래식 화장실과 비슷한 구조였지만 배설물이 떨어지는 곳을 어미개가 자유롭게 드나들도록 만들어져 있고 쪼그리고 앉는 공간의 한켠에는 낳은 지 얼마 되지 않았는지 눈도 뜨지 않은 새끼강아지들이 키워지고 있었습니다. 주인공은 이를 두고 똥을 먹이고 키우는 제주도의 돼지와 같은 방식이라고 얘기를 하는 것이지요.

한마디로 말도 안 되는 비교라고 봅니다. 제주도의 똥돼지 풍습과 최모씨의 경우를 보면서 "똥돼지는 되고 똥강아지는 안 되는 경우가 어딨냐?"며 옹호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그건 어디까지나 제주도의 생활풍습을 몰라서 하는 얘기입니다.  

제주도에서 나서 지금까지도 제주에 살고 있는 필자는 60년대 중반부터 80년대 초까지 20년 가까이 똥을 먹여 키우는 돗통시(제주도식 화장실)에서 용변을 보며 자랐습니다. 1~2평되는 돼지우리 안의 한쪽 모퉁이에 사람이 발을 걸치고 쪼그리고 앉아 용변을 보는 구조이지요.

똥돼지는 제주 농경생활에서 없어서는 안 될 아주 중요한 부분이었습니다. 농작물에 필요했던 거름을 생산하기 위해 없어서는 안 될 시설이었다는 것이지요. 돼지우리 안에는 보통 보리짚으로 바닥을 깔아뒀습니다. 돼지가 이 위에서 생활하고 사람의 인분이 쌓이면서 자연스레 거름이 만들어지고 이 거름을 일 년에 한 번씩 걷어내어 텃밭 모퉁이에 쌓아두고는 양질의 거름으로 숙성시킨 뒤 밭에 뿌리곤 하였지요. 사람의 인분은 농작물에 가장 중요한 거름으로 재탄생하였다는 것입니다.

제주의 돼지가 인분을 먹긴 했지만 주식은 아니었다는 사실도 알아야 합니다. 똥돼지도 주식은 지금의 돼지와 다를 것 없이 사료를 먹고 자랐습니다. 쌀이 귀한 제주에는 예로부터 조와 보리가 많았는데, 여기서 나온 겨와 밥 지을 때 보관해둔 쌀뜨물과 섞어 '돗도고리' 라고 하는 전용 밥그릇에 부어주곤 했습니다. 물론 주인의 끼니때와 같이 하루 세 번씩 말입니다.



주인의 인분은 어디까지나 간식의 개념이라고 보면 됩니다. 사료를 먹고 배가 부른 돼지는 인분도 먹지 않고 잠만 잘 때가 많습니다. 이렇게 시간이 지난 인분은 돼지도 먹지 않기 때문에 그대로 쌓여 우리 안에 있는 거름과 섞이게 되는 것이지요. 지금 생각해보면 시간이 지난 인분에는 세균도 많았을 것 같네요.

농작물에 거름을 생산해 내기 위한 목적도 있었지만 잘 자라준 돼지는 생활의 밑천이 되기도 했습니다. 암퇘지가 새끼를 낳으면 장에 내다팔아 경제적인 도움을 얻기도 했지만 무엇보다도 집안의 대소사가 예정되어 있으면 수개월 전부터 양질의 자릿도새기(새끼돼지)를 장에서 사다가 키우기 시작합니다. 잔치에 고기로 쓰기 위해서지요.

아껴주지 못할 거면 처음부터 키우지 말았어야

이렇듯 제주도의 똥돼지는 옛날 제주도 사람들에겐 절대로 없어서는 안 될 필수 생활밑천이었지만, 개에게 인분을 먹이며 키우는 최모씨의 경우를 보면 자신의 인분을 개가 치워주는 역할, 그리고 개의 끼니를 더불어 해결해주는 역할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듯 보였다는 것입니다. 절대로 이해할 수 없는 경우지요.

어린 시절에 똥돼지와 강아지도 같이 키워봤지만 개는 엄연히 애완의 목적이었습니다. 개나 고양이, 요즘시대에는 희귀한 동물들까지 집안에서 같이 생활하는 사람들은 같이 지내는 동물들을 가리켜 반려동물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끝까지 아껴주고 지켜주지 못할 거라면 차라리 처음부터 키우지 말라고 하였습니다. 첩첩산중에 혼자 지내기 적적하여 개를 키우는 것 같은데, 이것은 분명 반려의 목적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자신의 똥을 먹여 키우다니요. 자연의 순리? 순환? 한 사람의 가치관이라고 보기엔 말 못하는 어미 개와 아직 눈도 뜨지 않은 새끼 강아지들이 너무 불쌍합니다.

방송사의 편집된 내용만을 보고 판단하여 저의 생각을 글로 적다보니 다소 오해가 있을수 있는 글이라고 봅니다. 동물보호단체에서도 현장을 직접 방문하여 인분을 먹이는것이 방송에서 나온 그대로의 모습도 아니고 실제 개를 키우는 과정은 방송에서 상당부분 짤려나갔음을 직접 확인했다고 합니다. 저 또한 오해를 하여 쓴 글이라고 생각합니다. 본문을 삭제할까 생각했는데, 그것보다 오해한 부분을 링크 걸어 사실을 알았으면 하는 생각에서 그대로 살려두겠습니다..아래는 언론에 실린 오해부분에 대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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