떨어진 수저로는 밥을 먹지 말라고 했더니

자식은 부모를 닮아간다고 하였습니다.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옛날 얘기, 요즘 아이들은 주관적인 생각이 강하여, 부모가 잘못된 생각을 하고 있으면 가차 없이 이의를 제기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고리타분하고 이기적인 마인드를 가진 부모들은 늘 고전을 면치 못합니다.


더위도 식힐 겸, 평소에 자주 가던 냉면전문점을 찾았습니다. 끼니때가 아닌데도 여름철의 냉면집은 언제나 사람들이 붐빕니다. 식사를 다 마치고 일어설까 하다가 음식점 안이 너무 시원하여 이왕이면 커피까지 마시고 가자고 잠시 쉬고 있을 때였지요.

"당장 버리지 못해~!!"

갑자기 카랑카랑한 여자의 목소리가 식당 안에 울려 퍼집니다. 식사를 하던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이 고개를 돌려 쳐다볼 정도의 괴성이었는데, 괴성의 주인공은 다름 아닌 아이들과 함께 냉면을 먹으러 온 한 아주머니였습니다.

우리가 앉아있는 곳에서 아주 가까운 테이블에 앉아있는 한 가족, 초등학교 저학년으로 보이는 남매와 이 아이들의 엄마로 보이는 아주머니, 이렇게 셋이서 냉면을 먹던 중 돌발 상황이 발생했던 것이지요.

식당 안에 있는 사람들이 모두 쳐다보자, 자신의 목소리가 너무 컸다는 걸 알았는지, 잠시 의식하는 눈치를 보이더니, 조금 전보다는 많이 수그러진 목소리로 큰애인 남자아이에게 다그치기 시작합니다. 엄마의 다그치는 소리에 남자아이는 잔뜩 긴장된 모습입니다.

"떨어진 젓가락을 주워서 먹는 애가 어딨니?"
"그게 얼마나 더러운지 알어? 저리 치우고 새 걸로 먹어! 당장~!"

괜히 무안해 할까봐 그쪽으로 쳐다보지는 않았지만 아주 가까운 거리에 있어서 엄마의 다그치는 소리만 들어도 대충 짐작이 되는 상황이었지요. 냉면을 먹던 남자아이가 갑자기 젓가락을 바닥으로 떨어뜨리게 된 것이지요.


가벼운 스텐레스 재질의 젓가락이라 고사리 손이 놀리기에는 다소 힘들었을까요. 떨어진 젓가락을 주워서 냉면을 먹으려는 아이에게 엄마가 제동을 걸고 나선 것이었습니다.

<엄마의 다그치는 소리와 주변사람들의 시선이 어린마음에도 다소 당황했던지, 잠깐 머뭇거리는가 싶더니, 냅킨통에서 휴지를 뽑아 젓가락을 쓱쓱 문지르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그러고는 엄마의 얼굴 앞으로 젓가락을 내밀며...>

"이렇게 해서 먹으면 되지? 괜찮지?"

떨어진 젓가락을 휴지로 닦아 보인 남자아이는 엄마의 허락이 채 떨어지기도 전에 그 젓가락을 냉면그릇으로 가져가고 있었습니다.

"너 이 노무 자식...엄마 말이 말 같지 않어?"

흠...점점 험악해지는 밥상위의 분위기, 이정도 되면 우스개소리로 한 번 해보자는 경우입니다. 그래도 식당 안 몇몇 사람은 아직도 예의주시하고 있는데, 이정도 되면 엄마의 체면이 말이 아닌 것입니다.

"엄마의 과민방응을 명확한 논리로 잠재운 아들

바로 이때 아들의 입에서 나온 한 마디는 엄마는 물론 보는 사람까지도 두 손을 들게 만들어 버리더군요.

"집에서는 수저 떨어지면 주워서 먹으라면서 여기서는 왜 안 되는데? 식당 아줌마 씻으려면 힘들잖아~!"

".......;;"

"그리고 여기 바닥은 더럽지도 않은데 뭘...."

이 얘기를 옆에서 듣고는 하마터면 먹고 있던 커피를 뿜을 뻔 하였답니다. 식당 안에 있던 다른사람들의 표정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어쩜 두 눈을 똑바로 뜬 채, 어처구니없이 꼬박꼬박 말대꾸를 하는 것일까요. 얼핏 생각하면 무슨 애가 저모양일까 라고 생각할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이 광경을 옆에서 본 사람이라면 조그만 남자아이의 총명함에 혀를 내두를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집안에 있을 때와 밖에 나왔을 때 달라지는 엄마의 생각에 이제 초등학교 저학년 밖에 안 된 아들 녀석이 일침을 가한 것이지요.

실제로 제3자가 보기에도 떨어진 젓가락이 불결하다고 생각하기에는 무리가 있었습니다. 식당의 구조가 의자가 있는 테이블이 아닌, 신발을 벗고 방석을 깔아 앉는 비교적 깨끗한 바닥이었기 때문입니다. 기분 상 닦지 않고 그냥 먹기에는 좀 그럴지 몰라도 대범하게 휴지로 닦는 시늉만 해서 그냥 사용해도 사실 문제는 없었던 것입니다. 
 
서두에도 말했듯이 요즘 아이들은 어른들의 생각이 그르다는 판단이 서면 자신의 생각을 굽힘없이 드러내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아빠가 신호등을 위반하는 것을 보고 참지 못하는 경우도 같은 경우입니다. 생각 없이 살아가는 어른들은 자기 자식에게도 배워야 할 점이 많다는 걸 알아야 합니다. 아들 때문에 많은 사람들 앞에서 창피를 당한 아주머니, 집에 돌아가서 호되게 야단치지는 않을지 모를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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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수정/삭제  댓글쓰기

    많은 분들이 주워서 닦아서 먹는게 옳다고 생각하시는데, 사실 아닙니다. 집에서 떨어진것과 식당에서 떨어진 것은 많이 다릅니다. 집에서 청소하고 관리하는 위생상태와 식당에서 청소하고 관리하는 위생상태는 많이 다르죠. 거기다가 식당은 많은 사람들이 오가는 곳이라 더욱 그렇습니다. 대충 청소하는 곳은 그냥 눈에 보이는 큰 쓰레기만 줍고, 그냥 물걸레로 닦는 정도이고, 좀 위생 관리 한다는 곳은 화학 청소용품 뿌리고 닦는데, 좋을리 없죠. 집에선 안 그러죠. 물걸레로 닦아도 몇번을 닦죠. 식당에서는 주워서 먹지 않는 것이 옳은 겁니다.

    2011.08.29 18:37
  3. 바람될래  수정/삭제  댓글쓰기

    가끔씩은
    아이들이 어른들의 스승일때가 있다죠..^^

    2011.08.29 18:58
  4. 제 생각을 말씀드리자면  수정/삭제  댓글쓰기

    어찌되었던간에 식당 바닥이 더럽다 아니다를 떠나서 그런 다른 분들이 계시는 식당에서 큰소리로 아이를 나무라는것은 잘못되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저렇게 자기 생각을 분명히 말할줄 아는 아이라면 굳이 소릴 지르며 나무라지않아도 되지않나요?

    2011.08.29 19:00
  5. parrr2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아이 똘똘하긴해도 좀 눌러줄 필요가 있습니다.엄마도 논리를 개발해야겠네요.저런애를 무대포를 잡으려한다면 엄마가 나중에 개무시당합니다.

    2011.08.29 19:34
  6. Favicon of https://leeesann.tistory.com BlogIcon pennpenn  수정/삭제  댓글쓰기

    참 총명한 아이로군요
    월요일 저녁을 편안하게 보내세요~

    2011.08.29 20:01 신고
  7. 푸른하늘  수정/삭제  댓글쓰기

    참 당돌하고 재미있는 아이군요. "아닌 것을 아니라고 말하는 것은 어른도 힘든데", 나중에 한 자리하면 똑 부러지게 일할 것 같습니다. 제가 그 식당에 있었다면 아이의 어머니에게 잘 키워시라고 부탁드렸을텐데....

    2011.08.29 20:57
  8. 휴지로 닦고 먹는 건 좀 아니네요~ ^^  수정/삭제  댓글쓰기

    일단, 휴지가 형광물질 범벅이란 걸 뉴스에서 자주 지적해줬는데, 그걸로 식기를 닦는 행윈 좀... ^^;;

    그나저나, 애가 좀 평소에 엄마한테 불만이 있었던 거 같은 느낌... ㅋㅋ

    2011.08.29 21:55
  9. dldl  수정/삭제  댓글쓰기

    우린 집에서도 떨어진 건 꼭 씻거나 딴 걸 쓰도록 합니다. 깨끗해서 나쁠 건 없쟎아요.

    2011.08.29 23:10
  10. fguile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 총명한 아이입니다. 제가 그 옆에 있었다면 제아내에게 "당신이 잘못한거야.ㅎㅎ" 라고 말해 주고 싶습니다. 물론 제가 생각하기에 제 집사람이 그걸 충분히 받아 들일거라고 생가하니까요. ㅎㅎ

    2011.08.30 01:16
  11. 흐음  수정/삭제  댓글쓰기

    근데 집에서 청소하는거랑 식당에서 청소하는게 많이 다를텐데요??
    엄마는 그냥 조용하게 말하면 되는것이고
    아이는 부모말을 되받아치네염
    둘 다 똑같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제 옆집아이도 어렸을때는 진짜 엄마 아빠한테 할말 다하면서 크더니
    나중엔 엄마 아빠 이기려고 들더라구염

    2011.08.30 02:09
  12. 신명  수정/삭제  댓글쓰기

    깨달음에 좋은 상황을 잘 포착하셨습니다,, 아마도 파르르님을 통해 많은 사람들이
    함께 보고 느끼며 참 공부가 되도록, 이미 정해진 일이였을 겝니다 -_- ,,,,,,,,,,,,,,,,,,,,,

    사람들은 누구나 할 것 없이 태어나면서 부터 바른 생활을 원합니다 ,,,
    부모의 칭찬과 사랑이 곧 바른생활이죠,,
    아이들이 투정을 부리거나 말썽을 피울때는 부모의 사랑이 부족 한지,,
    아니 부모가 바른 생활을 하고 있는지를 진단 할 수 있어야 합니다 ,,
    부모는 바르게 하지 않으면서,(아이의 맑은눈과 마음으로 정확히 느낌니다),,
    아이에게만 강요하고 짐을 지워 주게 되면,,,
    아이는 당연히 혼돈 속에서 말없이 방황하기 시작합니다,,
    마음의 잣대가 다르게 형성이 되어간다는 거지요 ,,,,,,,,,,,,,,,,,,,,,,,,,,,,,,
    경계해야 하고, 두려워해야 할 일입니다 -_- ,,,
    내 아이가 내아이만이 아님을 (즉, 나의 소유가 아님을요) 알아야한다는거죠 -_-; ,,,

    모든 생명은 그 종족을 번식함에 있어 바르게 만들고 바르게 육성해야하는
    냉철한 의무와 사명이 반듯이 있다는 것을 덕분에 이 아침,,,,, 다시 한 번 깨닫습니다
    고맙습니다 !!!

    2011.08.30 09:27
  13. ㅇㅇㄹㄴㅇ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 진짜 로기인 하게 만드네... 요즘도 애 낳나?

    2011.08.30 16:27
  14. Favicon of https://alloc-flower.tistory.com BlogIcon flaminglips  수정/삭제  댓글쓰기

    애가 진짜 꿋꿋하네요. 애입장에서는 꿋꿋하기 쉽지않을텐데 ㅎㅎㅎ ,,
    얼마전 남한산성에서 본일이 생각나네요, 앞에 엄마손잡고 가는 애가 미끄러져 엉덩방아를 찧었는데 신경질적인 톤으로 "아 왜이래!!" 소리치면서 손으로 확 일으키더니 엉덩이를 때리더군요. 애가 넘어졌는데 왜 이러냐니-_-;;;

    2011.08.30 23:28 신고
  15. 쯔쯔  수정/삭제  댓글쓰기

    좀이따 엄마보다 먼저 세근들면 엄마노릇 하기도 쪽팔리겠다

    배운 개념이 그거라서 아들한테 마이 혼나야겠네

    2011.08.31 00:37
  16. 폭스  수정/삭제  댓글쓰기

    설령 어린아이라 할지라도 배울점이 있으면 배워야 한다는 말이 떠오릅니다..아이의 선량한 마음씨가 울컥하게 만드네요...

    2011.09.01 05:32
  17. SH  수정/삭제  댓글쓰기

    집 방바닥에 떨어진 젓가락을 주워다 그냥 먹는 사람들이 있나 보네요? 세균이 눈에 보이지는 않자나요? 점성이 있는 음식물이 묻은 젓가락이나 숟가락이 바닥에 떨어지면 먼지등과 함께 세균이 달라 붙게 되는데 그걸 그냥 다시 쓴다는건 위생상 좋지 않습니다. 집이든 밖이든요. 아이교육 제대로 시켜야 겠네요.

    2011.09.03 11:35
  18. 한국여자들  수정/삭제  댓글쓰기

    애한테 왜 소리를 지르는 걸까. 여자들 중에 참 많은 경우, 무식하고 기갈만 쎄가지고, 애를 개패듯이 패지를 않나, 지 신경질 나는 거 스트레스해소용으로 삼지를 않나....... 밥먹는데 애 한테 왜 소리를 지르냐. 조용히 숟가락 쥐어주면 될 것을.. 남편도 개잡듯이 잡고, 기갈 부리고... 그거 아니면 공주병에 어린애. 아예 지를 떠받들고 있어달라지. 나도 한국사람이지만, 한국여자들보면 결혼 안하기 정말 다행이다 싶다.
    암튼 애가 엄마 대적할 수 있는 깡이 있네. 그렇게 커야 한다. 부모 드럽게 만나면 약도 없다.

    2011.09.03 16:18
  19. Favicon of https://marketing360.tistory.com BlogIcon 미스터브랜드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이의 논리적인 답변에 엄마도 한 수 배웠겠네요.^^

    2011.09.04 09:38 신고
  20. 크게성공할아이네요  수정/삭제  댓글쓰기

    굳이 지적하고싶진 않지만, 우리나라는 공동체의식보다는 가족애가 애틋하지요 ㅎ... 화목한 가정도 중요하지만 사회에서 더불어 살 수 있는 법도 가르쳐주는게 부모의 몫인가 봅니다! 연말 마무리 잘 하시길!

    2011.12.17 22:36
  21. Favicon of https://sanejoa70.tistory.com BlogIcon 하 누리  수정/삭제  댓글쓰기

    제가 볼때는 똘똘한 아이라고 보입니다.
    교양없이 여러 사람들 있는데서 그래 큰소리로 그런데요..
    아이 주눅들게, 집에가서 이렇다 저렇다 말하면 될 것을..

    잘 보고 갑니다. ^^

    2012.03.08 16:27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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