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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맛집&카페

한번 먹어보면 반드시 다시 찾게 되는 호돌이 식당 보말죽

by 광제 2011. 8.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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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말죽! 들어는 봤나요?

여름철이면 최고의 인파가 몰리는 옥빛바다의 대명사인 협재해수욕장 앞에는 이제 갓 천년밖에 안된 조그마한 섬이 하나있답니다. 하얀 백사장, 그리고 푸른 바다와 어우러진 풍경을 두고 한 폭의 그림에 비유하기도 하지요.

한림항에서 배를 타면 바닷길로 약3km 해상에 위치한 비양도는 불과 천 년 전 고려 목종 때(1002년)에 분출한 화산섬이기도합니다. 제주도의 368개 오름 중 하나인 비양봉을 중심으로 섬의 면적이 0.52㎢, 섬을 한 바퀴 돌아볼 수 있는 해안선 길이가 2.5㎞밖에 안 되는 작은 섬입니다.


<협재에서 바라본 비양도>

왕래하는 도항선이 한정적이라 자주갈수 없는 게 흠이지만, 이곳을 3년 만에 다시 찾은 이유는 다름 아닌 먹을거리를 찾아서입니다. 비양도에는 제주도는 물론 전국 어디든 찾아볼 수 없는 아주 독특한 먹거리를 파는 맛집이 있기 때문입니다.

바로 보말죽을 만들어 파는 곳입니다.
제주도 토박이라면 누구나 알겠지만 육지 사람이라면 아주 생소한 이름인 보말죽. 여행의 목적으로 비양도를 찾은 사람이 아니어도 보말죽 하나만을 먹으려고 일부러 도항선에 몸을 싣는 사람도 있을 정도로 다른 곳에서는 절대 맛볼 수 없는 음식이 바로 비양도 호돌이 식당의 보말죽이랍니다.

<비양도를 찾은 손님의 눈에 가장 먼저 들어오는 천년비>

비양도의 보말죽을 맛보려면 기다리는 인내심도 길러야합니다.
이미 만들어 놓은 죽을 파는것이 아니라 주문을 받고난 후, 그때부터 죽을 끓이는 시작하는데, 최소한 30분은 걸리기 때문입니다.

선착장에 내린 다음 호돌이 식당에 들러 미리 주문을 한 후, 느긋하게 비양도 한 바퀴를 돌아보는데 걸리는 시간이 공교롭게도 약 30분, 시장이 반찬이라 했던가요. 약간 허기가 느껴질 즈음에 먹어서 그런지 바다향이 짙은 보말죽의 걸쭉한 맛은 가히 일품이라 할 수 있습니다.

<비양도 보말죽으로 유명한 호돌이 식당의 모습>

<보말죽>

여기서 잠깐!

보말죽의 주재료인 보말이라는 녀석에 대해 알고 넘어가겠습니다.
보말은 바다에서 나는 고둥으로 민물에서 나는 다슬기와 비슷하다고 보면 됩니다. 제주바다에서 많이 볼 수 있는 작은 고동류입니다.


위 그림은 보말을 까놓은 모습으로 미역을 풀어 국을 끓이면 아주 시원하고 맛있습니다. 요즘은 죽으로도 인기가 좋지요. 이곳 호돌이 식당에서 사용하는 보말은 모두 비양도 주민들이 바다에서 채취한 싱싱한 것들만 사용합니다. 



외딴섬에 어울리게 딸려 나오는 밑반찬들은 아주 단촐합니다.
하지만 직접 먹어보고 나면 정말 먹을 만한 반찬들만 올려 져 있다는 걸 느낄 수 있답니다. 괜히 가지 수만 늘려 먹어볼 것은 없는 겉치레 밥상은 아니라는 것이지요.


예전에 왔을 때는 톳무침이 올라왔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이번에는 어린 시절이 생각나는 해초가 올라와있네요. 제주도의 향토음식인 몸국의 주재료로 쓰이는 '몸'입니다. 모자반의 일종으로 참기름을 살짝 뿌려 버무려 먹으면 기가 막히는 반찬입니다.


젓가락을 듬뿍 떠서 입에 넣어봅니다. 모자반이 정말 싱싱하네요. 싱싱한 바다향이 그대로 입안으로 전해집니다. 

 

이곳 보말죽은 색깔만 놓고 보면 전복죽과 흡사합니다.
보말에서도 이런 빛깔이 나오나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그건 아니구요, 바로 녹두를 갈아 넣기 때문이랍니다. 보말의 꼬돌꼬돌 씹히는 맛과 녹두의 달콤한 맛을 함께 느낄 수 있는 것입니다.

 

죽 위에 얹어진 보말, 씹히는 맛이 아주 그만입니다. 

 

몸 무침을 얹어 먹어도 아주 맛있습니다.




같이 간 조카녀석이랍니다. 한번 먹어보고는 홀딱 반해버렸습니다.

 
김치만 조금 남겼을 뿐, 싹 해치웠네요.

식당 안에는 요즘 흔하디 흔한 자판기도 없답니다.
하지만 이렇게 손님들이 직접 타서 먹을 수 있도록 포트와 커피믹스가 준비되어 있답니다.
 

도항선 시간을 보며 여유롭게 한잔~!

보말죽을 먹기 위한 TIP

비양도에서 보말죽을 먹기 위해서는 반드시 알아둬야 할 사항이 있답니다.
사전주문은 필수라는 겁니다. 아무 때나 가서 '보말죽 내놓으세요' 하면 곤란한 이유는 바로 도항선 시간 때문입니다. 도항선은 휴가철이면 하루에 세 차례, 보통 때는 하루에 두 차례 밖에 없습니다.

비양도에 도착하자마자 주문을 하면 주인장이 도항선 시간에 맞춰 몇 시까지 오라고 알려준답니다. 느긋하게 해안선 한 바퀴와 비양봉엘 올라보고 내려오면 신기하게도 주인장이 알려준 시간과 일치합니다. 오랜 연륜에서 오는 감각이지요. 가격은 8천원이랍니다~~!

제주도 제주시 한림읍 협재비양도길 83번지(T.064-796-84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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