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례 지낸 후, 직장으로 달려가야

-남들은 이해 못하는 업종, 발들인 지 25년째-

추석하면 설날과 더불어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명절입니다. 쉬는 날 또한 전후 하루씩 포함하여 3일을 국가 공휴일로 지정하고 있고, 때문에 우리나라 사람들, 특히 직장인들이 가장 기다려지는 연휴이기도 합니다.

명절 연휴가 기다려지는 이유도 시대의 흐름과 함께 많이 달라진 모습을 보이고 있더군요. 취업포털 '커리어'가 직장인 368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15.8%가 해외여행을 갈 것이라고 했답니다. 국내 여행 수 까지 합하면 더욱 많아지겠지요. 손에 손에 선물 꾸러미 들고 고향집을 찾던 정겨운 풍경은 이제 수십 년 후면 사진으로 박물관에서나 볼 수 있을지 모르겠네요.

올해는 추석공휴일이 일요일과 겹쳐지는 바람에 예년보다 짧아져 귀성을 포기하는 사람들도 많다고 합니다. 명절만 되면 요동을 치는 물가도 한몫을 단단히 했지요. 때문에 풍성해야할 차례 상도 해가 갈수록 점점 소박해지는 것은 물론, 대 명절 연휴를 가족들과 함께 근교에서 조용한 연휴를 보내려는 사람들도 부쩍 늘었다고 하네요.

쨌든, 어려운 주머니 여건 속에서도 고향 행을 택하는 사람들이나, 오랜만에 찾아온 연휴에 오붓한 여행을 계획하고 있는 사람들이나 이들을 부러운 시선으로 쳐다보는 직장인들도 있다는 사실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즐거운 시간을 보낼 때 그리고 휴가를 떠날 때, 오히려 쉬는 날까지 반납하며 직장으로의 발길을 재촉해야 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바로 서비스 업종에 일하는 사람들이 그들입니다. 특히 우리나라의 대명절인 설날과 추석에는 완전 비상근무체제로 돌입해야 하기도 합니다.

한 가정의 장남인 저는 집안의 대소사를 책임져야 하는 입장에 있습니다. 하지만 서비스 업종에 발을 들여 놓으면서부터 집안의 대소사, 특히 명절 때에는 정신없는 하루를 보내야 합니다.

24시간 가동체제로 있어야 하는 직장과 명절을 맞아 밀려드는 관광객으로 인하여 차례상에 절 한번 제대로 못하는 직원들이 부지기수, 그나마 잠깐의 시간이라도 절을 올릴 수 있는 시간을 얻어 낼 수 있다면 얼마나 다행인지 모릅니다.

1987년부터 이 업종에 발을 들여 놓았으니 무려 25년이란 세월이 흘렀습니다. 일 년에 두 차례 있는 명절, 대략 50번의 명절을 보내면서 단 한 번도 명절날 쉬어본 날이 없습니다. 아니 쉬지 못하는 것은 둘째 치고 차례라도 맘 놓고 편안하게 지내봤으면 했던 적이 한두 번이 아닙니다. 그렇다고 직장을 때려 칠 수도 없는 노릇입니다.

-가족들에게 항상 미안한 마음 뿐-

올 추석에도 아침 10시까지 출근을 해야 한다고 아내에게 미리 얘기를 해둔 상태입니다. 아침 일찍 차례를 지내고 동료 직원을 집으로 보내줘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25년간 반복되어 온 이런 생활이 결혼을 한다고 해서 틀려질 수는 없는 일, 결혼을 한 후에는 아내에게 가장 미안합니다.

남들은 차례를 끝내고 늦은 오후에는 처갓집으로 향하는데, 저희 집은 언제나 아내 혼자 애들을 데리고 친정으로 나들이를 가야합니다. 일가친척들 다녀간 후 뒷정리도 해야 하고 가득이나 지친 몸으로 애들 데리고 혼자 보내려니 해마다 미안한 마음뿐입니다. 명절날 남들처럼 나들이 한번 제대로 가 주질 못하여 애들에게도 너무 미안합니다.

서비스 업종에 일하는 많은 직장인들은 저와 비슷한 경우가 많을 텐데요, 특히 우리나라 관광 일 번지 제주도의 서비스계통에 몸을 담고 있는 직장인들은 아마도 제 글에 많은 공감을 하실 겁니다.

연휴 때만 되면 섬 전체가 관광객으로 들썩이는데, 항공기, 버스, 택시 등 운송 업종에서 시작하여 숙박업소 종사자, 그리고 한라산 꼭대기 관리소 직원까지, 명절날만 되면 다른 날에 비하여 몇 곱절 바쁜 하루를 보내야 하는 사람들입니다. 올 추석에는 아무리 바빠도 조금이라도 여유를 갖고 쉬어가시고 어느 때 보다 풍성한 명절이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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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Favicon of https://rokmc1062.tistory.com BlogIcon 공감공유  수정/삭제  댓글쓰기

    파르르님 같은 분들이 계셔서 항상 고마움을 느끼고 있습니다~^^

    2011.09.12 08:05 신고
  3. Favicon of https://nohji.com BlogIcon 노지  수정/삭제  댓글쓰기

    어느날이건 여유는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됩니다.

    2011.09.12 08:39 신고
  4. Favicon of http://www.kkk.co.kr BlogIcon 방진별  수정/삭제  댓글쓰기

    항상 파르르님의 글 열심히 잘 보고 있답니다. 좋은 정보 감사하구요~~ 처음 댓글을 올리네욤..ㅋㅋ 한가위 아침에도 이렇게 포스팅하니 정말 열심히 하시는거 같습니다. 저도 교통서비스 업종에 근무하지만서도 그 마음 이해가 갑니다. 명절에 명절답게 지내지 못하는 것보단 우리가 열심히 함으로써 귀성객 혹은 관광객들께서 더 즐겁게 즐기다 갔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풍성한 한가위 보내십시요~~

    2011.09.12 09:34
  5. 근무남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는30년을오늘같은명절은쉬어보지못했답니다.

    2011.09.12 10:46
  6. Favicon of http://blog.daum.net/josunghwn BlogIcon 멀더  수정/삭제  댓글쓰기

    한발 늦었지만 행복한 명절 되세요 ^^

    2011.09.12 11:54
  7.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2011.09.12 12:59
  8. pym  수정/삭제  댓글쓰기

    완전 공감..ㅠ,ㅜ
    저도 지금 회사랍니다..ㅠ,ㅜ
    통신회사의 as부서 상담원이라서 그렇죠..ㅠ,ㅜ
    오늘도 열심히 일하는 서비스직 사람들에게 오늘은 웃으면서 말한마디 건내주는 따뜻함이 절실히 필요하네요.ㅠ,ㅜ

    2011.09.12 13:08
  9. Favicon of https://gimpoman.tistory.com BlogIcon 지후니74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런 분들의 희생이 있어 많은 분들이 즐거운 명절을 보낼 수 있겠지요.
    늦었지만 마음 가득 행복을 채워가는 한가위 연휴 되세요.~~~

    2011.09.12 13:17 신고
  10. Favicon of https://jongsoo623.tistory.com BlogIcon +자작나무+  수정/삭제  댓글쓰기

    명절 휴일에 근무하시는 분들이 정말 많이 있죠.

    그리고 우리가 잠을 자고 있을때도 마찬가지구..

    그렇게 애쓰시는 분들 생각하면서 고마워하는 마음을 조금이나 가져야 겠습니다.

    2011.09.12 14:16 신고
  11. ㅎㅎㅎ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도 명절에 일하는 1人 이지만 매번 명절은 아니구요.. 교대근무라 어쩔수 없다는.. 명절에 일하는 모든분들 힘내시고 행복 받으시라~~^^

    2011.09.12 16:30
  12. Favicon of https://kimstreasure.tistory.com BlogIcon Zoom-in  수정/삭제  댓글쓰기

    언제나 뒤에서 묵묵히 일하시는 분들이 있기에 다른 이들이 편한한 시간을 보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추석명절에도 일선에서 고생하시는 모든 분들도 마음만이라고 풍성한 추석이 되었으면 합니다.

    2011.09.12 17:00 신고
  13. Favicon of https://rkfka27.tistory.com BlogIcon 담빛  수정/삭제  댓글쓰기

    제 남친네도 가게를 하는데..
    명절때 차례 지내고는 바로 가게로 고고씽한다고 하더라구요..

    2011.09.12 17:27 신고
  14. 바람될래  수정/삭제  댓글쓰기

    파르르 오빠~~
    행복한 추석되세용...^^
    그리고 가을에는
    더욱더 건강하셔야해요

    2011.09.12 20:31
  15. Favicon of http://blog.daum.net/saddy9578? BlogIcon 하얀초롱  수정/삭제  댓글쓰기

    그런일이 있으시구나..
    저마다의 가지고 있는 업종이 많으니..
    특히나 이렇게 파르르님처럼 서비스업종에 있다면..
    이런날에 더 많은 고객들이 아마도 파르르님을
    찾으실테죠..

    정말 와이프되시는분 아이들에게 미안할 것 같은데..
    와이프되시는분도 너무나도 이해를 잘 해주실 것 같네요
    가족들을 위해서 그렇게 하시는 것이니..
    혼자만 잘 살고 싶으시면 절대로 그렇게 못했을 것 같네요

    암튼 고유명절 한가위 잘 보내시고..
    힘들지만 여유있게 웃으면서 보내세요
    보름달 보시면서 소원도 비시구요
    오랜만에 다녀갑니다.
    요새 넘 일에 쩔어서 살고 있답니다.
    행복하세요!!

    2011.09.12 21:37
  16. Favicon of https://clason.tistory.com BlogIcon 오드리햇반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는 아닙니다만 예전 어머니께서 그러셨고 지금은 매제가 서비스업종에 종사하고 있어서 심히 공감합니다.
    이 글을 통해서 파르르님도 서비스업종에 종사하신다는 사실을 알게 되네요..
    장남에 가장이면서도 명절에 집안의 한 자리를 지키지 못한 다는것 얼마나 미안한 생각이 드실까요.
    하지만 파르르님처럼 어쩔 수 없이 명절을 포기한 분들 덕분에 저같은 사람들이 편안하게 명절을 보낼 수 있다는 생각에 고마운 마음이 듭니다.. 감사합니다~

    2011.09.13 08:42 신고
  17. Favicon of https://theuranus.tistory.com BlogIcon 소인배닷컴  수정/삭제  댓글쓰기

    고생이 많으시군요...
    오늘이 연휴 마지막 날이네요.
    마무리 잘 하셨으면 합니다.

    2011.09.13 10:04 신고
  18. Favicon of https://yongphotos.com BlogIcon 용작가  수정/삭제  댓글쓰기

    25년이라는 시간.... 너무 고생이많으십니다...
    누구보다 행복한 한가위 되시길 바라겠스니다~~!!

    2011.09.13 15:14 신고
  19. Favicon of http://blog.daum.net/2losaria BlogIcon 굄돌  수정/삭제  댓글쓰기

    파르르님 글을 뷰에서 못봤는데
    제가 놓쳤나 했어요.
    서로 엇갈렸군요.
    서비스업종은 특이한 곳이라
    남 노는 날이 더 바쁘지요.
    고생 많으시네요.

    2011.09.13 16:53
  20.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2011.09.14 13:34
  21. 다름  수정/삭제  댓글쓰기

    의외로 명절에 비상 걸리는 직업군들이 많아요. 그럴때 주변에서 명절날 쉬지도 못하고... 보내는 눈길이 참 야속합니다. 남들 쉴때 못 쉰다고 불쌍한듯 보거나 그런 직장 왜 다니냐는 말도 여러번 들었는데 남들 쉴때 안 쉬는 사람들이 있어서 그날 쉬어야 하는 사람들은 잘 쉬는거라고 생각하고 수고한다라는 말 한마디면 고맙겠어요.

    2011.09.15 2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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