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도 넘은 것 같네요. 서귀포에 오분자기 뚝배기를 아주 구수하게 잘 만들어내는 음식점이 하나 있었지요. 된장에서 우러나온 진한 국물 맛도 천하일품이었지만 그릇이 넘치도록 들어있는 오분자기(전복과의 어패류)는 다른 집에선 볼 수 없었던 이집만의 자랑. 찾아가는 사람들 또한 동네사람들과 개인택시를 전세 내어 제주도 관광을 하는 신혼부부가 전부였습니다. 그런데도 내부가 좁아 자리가 없을 지경이었지요.

물론 지금도 성업 중에 있기는 합니다. 다만 옛날과 달라진 것이라면 식당의 규모가 몰라보게 커졌다는 것, 그리고 찾아오는 손님들의 대부분이 대형버스를 이용하여 제주도 여행을 하는 단체 관광객이라는 것입니다. 끼니때에 찾아가면 자리가 없을 정도로 사람들이 붐비는 것도 여전하더군요. 다만 수십 년 전 이집만의 매력이었던 구수한 된장냄새와 넘쳐나는 오분자기 껍데기는 두 번 다시는 볼 수 없는 추억이 되어버리고 말았습니다.

주차장은 이미 관광버스와 렌터카로 초만원. 주차요원의 안내를 받고서야 겨우 주차를 마치고 안으로 들어가면 식당인지 단체 급식소인지 모를 정도로 빈틈을 찾아볼 수가 없습니다. 비지땀을 흘리며 음식을 나르는 직원들의 모습은 자동화된 기계처럼 일사분란하게 움직입니다. 웃음은 찾아볼 수가 없습니다. 어서 빨리 다른 손님을 받아야 하기에 밥을 다 먹고 나서 여유를 부릴라 치면 가차 없이 눈치를 줍니다.
 

사라져야 할 커미션 문화

유명관광지 주변에 가면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는 대형 음식점들의 주요 고객들은 당연 관광객들입니다. 이들 업소들이 여전히 성업 중인 데에는 오래전부터 제주도 관광업계에 깊게 박혀있는 커미션 문화 때문입니다. 개인택시에서부터 관광버스에 이르기까지 기사들과 가이드들이 이들 음식점으로 향하는 데에는 분명한 이유가 있는 것입니다.


이런 까닭에 관광객들은 고등어 한 마리에 야채가 조금 들어간 고등어조림을 먹고는 2~3만원이란 터무니없는 가격을 지불해야합니다. 은밀한 거래 속에 거덜 나는 것은 관광객들 주머니뿐입니다. 이게 바로 맛집으로 가장한 대한민국 관광 일 번지인 제주도 음식점의 현실입니다.

 


물론 모든 음식점이 이렇다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아직도 상당수의 업소들은 제주를 찾는 관광객들에 대해 한철장사라는 인식이 머릿속 깊게 박혀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두 번 다시는 오지 않을 사람들이란 게지요. 이런 인식은 결국 상상을 초월하는 터무니없는 음식 값과 질 나쁜 식 재료와 서비스의 질로 이어지게 마련입니다.

제주도에 살며 블로그를 운영하다 보니, 맛집을 소개해 달라는 분들이 아주 많습니다. 이런분들 중에 상당수는 이미 앞서 말한 싸구려 서비스를 경험한 사람들이 많습니다. 겉모습만 화려한 음식점 말고, 돈 주고도 후회하지 않을 곳을 찾겠다는 것이지요. 하지만 신중하게 선별을 하여 소개를 하여도 모두를 만족시킬 수는 없더군요. 맛은 언제나 주관적이고 각기 다른 취향이 담겨있기 때문입니다.

저 또한 블로그를 통해 맛집을 소개하고 있기는 하지만 신뢰도를 판단해줄 근거는 어디에도 없습니다. 가끔은 소홀하게 가끔은 너무 주관적이게 맛집을 소개하다가 혹독한 비판을 받고는 내용을 수정하거나 심지어는 포스팅 자체를 삭제하는 아픔도 겪었습니다. 이들 중에는 기준 이상의 폭리를 취하는 곳, 위생이 엉망인 곳, 초심을 잃어버린 곳 등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고행이 아닌 여행을 떠난 것이라면 마음껏 즐기고, 맛있게 먹고, 편하게 쉬었다 와야 보람 있는 여행이었다고 말할 수 있을 것입니다. 언제부터인가 제주를 찾는 관광객들이 기본적으로 알고 잇는 맛집에 대한 상식이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제주사람들이 즐겨 찾는 맛집을 찾아가란 것입니다.

가야 할 집, 가지 말아야 할 집

좁은 지역사회이다 보니 구석구석 맛깔스런 음식점들은 제주도민들 사이에서 입소문으로 순식간에 퍼지기 되고 결국에는 전통적인 맛집으로 탄생하기 때문입니다. 행여 맛집이 초심을 잃기라도 하는 날에는 지역사회에서 버텨나기 힘들 수밖에 없습니다.

반대로, 절대로 가지 말라는 음식점이 있습니다. 겉모습이 유난히 화려하고 주차장에 관광버스와 렌터카가 집중적으로 밀집 주차되어 있는 곳입니다. 자연히 이용객들도 붐빌 수밖에 없어 자칫 시선을 빼앗길 수도 있지만 이런 음식점들은 100% 후회한다고 장담을 합니다.


 


한 개의 메뉴만 취급하더라도 초심을 잃지 않는 고유의 맛과 함께 지극히 착한 가격, 거기에 한사람의 손님이라도 소중하게 생각하는 주인장의 친절함까지 갖추고 있다면 더 없이 좋은 맛집이라 할 것이고, 이와는 다르게 겉치장에 치중하고 정성이라곤 눈 씻고 찾아봐도 보이지 않는 음식 맛, 음식 맛은 좋으나 친절함과는 거리가 먼 식당, 이런 곳은 맛집이라는 간판을 내려야 할 것입니다.

평생에 한번 제주 섬을 밟아보는 것이 소원인 사람들도 많다는 얘길 자주 듣습니다. 짧은 기간에 이들이 제주도에서 접했던 음식들이 그저 돈만 쫓는 먹거리가 아닌 제주사람들의 후한 인심과 정을 담고 갔으면 좋겠다는....그리고 나중에라도 그 맛을 못 잊어 다시 제주도를 찾아 주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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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밀댓글입니다

    2011.09.28 11:10
  3. Favicon of https://heysukim114.tistory.com BlogIcon *저녁노을*  수정/삭제  댓글쓰기

    초심 잃지 말아야지요.
    길게 장사하는 방법이지요.

    잘 보고가요

    2011.09.28 11:38 신고
  4. Favicon of http://blog.daum.net/2losaria BlogIcon 굄돌  수정/삭제  댓글쓰기

    파르르님이 정말 좋은 정보를 주셨네요.
    외지인들은 모르니까 택시기사나 버스 기사가
    안내하는 대로 따라갈 수 밖에요.
    떠나기 전에 맛집으로 올라 온 집들을 꼼꼼히 찾아보고
    메모해서 가야겠어요.

    2011.09.28 12:34
  5. Favicon of https://oks03.tistory.com BlogIcon 산들강  수정/삭제  댓글쓰기

    직접 경험해보니 파르르님의 추천 맛집이 아주 좋았습니다.
    다음 기회에도 파르르님의 추천 맛집을 중심으로 할 계획이랍니다.
    올 겨울에도 함 더 가야지요. ㅎㅎㅎ 새 촬영하러...

    2011.09.28 12:58 신고
  6. 제주도만그럴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전국적으로 다 행해지고있는 이 사실을....그것도 제주도사람이....글을 이런식으로 올리면
    자기얼굴에 먹칠하자는건지 뭔지...
    전국적이 아니고....전 세계적으로 커미션은 여행사 수익의 근간이죠...
    여행사는 쏙뺴놓고 가이드, 기사님들만 욕한다는것은...여행사가 커미션받는게 더 크다는건 아는지 모르는지..
    제대로 알지도못하고 푸념만 늘어놓는듯 하군요....
    좀 제대로 알고 말하셔요..

    2011.09.28 13:11
    • 지나가다  수정/삭제

      ; 그래서 커미션 받는게 당연하다는 겁니까?
      자기얼굴에 먹칠이라뇨..
      제주도 사람이 제주도 욕한다고 화내실게 아니라
      당연히 고쳐져야 할 사실을 블로거님께서 지적하신건데요.
      그리고 제주도가 특히 커미션문화가 심한건 사실이잖아요?
      저도 수학여행 갔을때 밥먹고 진짜 욕나왔었어요.
      숙소에서 먹었던 밥은 뷔페식이었고 가격이 급식수준으로 정해져 있어서 불평할 처지는 아니었지만, 식당에서 먹었던 흑돼지고기는.....정말 양도 적고 냄새가 심해서 비싼돈 주고 왜 이런걸 먹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2011.09.28 16:02
  7. 650  수정/삭제  댓글쓰기

    유리네가 생각나네요....도대체 왜 이 집이...그리 유명한지 이해하기 힘들더군요.

    2011.09.28 13:34
  8. Favicon of https://1evergreen.tistory.com BlogIcon ♣에버그린♣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런나쁜 것들은 언재나 없어질까요??

    2011.09.28 13:43 신고
  9. Favicon of https://rkawn.tistory.com BlogIcon 에바흐  수정/삭제  댓글쓰기

    가격이.......................ㅡㅡ;;; 그냥 컵라면 먹고 저 돈으로 재미있는 거 즐기겠습니다.

    2011.09.28 15:22 신고
  10. Favicon of https://smartdevice.tistory.com BlogIcon 스마트디바이스  수정/삭제  댓글쓰기

    좀 심하군요. 결국 장기적으로는 손해를 볼 것이 분명한데 왜들 저러는지 모르겠습니다

    2011.09.28 15:54 신고
  11. Favicon of http://blog.daum.net/parkah99 BlogIcon 주리니  수정/삭제  댓글쓰기

    제주 올레길이 생길 즈음...
    그때 제주에 갔을적에 현지인이 추천해 주는 집으로 음식을 먹은 적이 있어요.
    제주의 특색이 고스란히 베여 정말 맛있더라구요.
    왠지 마음이 싸~해집니다.

    2011.09.28 16:01
  12. Favicon of https://www.thepatioyujin.com BlogIcon Yujin Hwang  수정/삭제  댓글쓰기

    특히 신혼부부들을 상대로 하는
    그런 상술은 좀 너무한거 같아요.
    제주인이 솔직히 쓰시니 그간 말못했던거 시원합니다^^

    2011.09.28 17:01 신고
  13. Favicon of https://theuranus.tistory.com BlogIcon 소인배닷컴  수정/삭제  댓글쓰기

    오호~ 가야할 곳과 가지 말아야 할 집... 이렇게 구분하는것이군요.

    2011.09.28 17:59 신고
  14. Favicon of https://yongphotos.com BlogIcon 용작가  수정/삭제  댓글쓰기

    다음 제주여행시 꼭 참고해야겠습니다 ^^
    감사합니다~*

    2011.09.28 19:32 신고
  15.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2011.09.28 22:41
  16. Favicon of https://love111.tistory.com BlogIcon 바닐라로맨스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직도 저렇게 커미션을 주는 곳이 많나요? 헐;;

    2011.09.29 03:24 신고
  17. Favicon of https://donghun.kr BlogIcon 멀티라이프  수정/삭제  댓글쓰기

    여행사가 존재하는한... 방송이 존재하는한... 커미션 문제 사라지지 않을것 같아요.
    역시나.. 제주도에선 제주도출신 가이드가 필수인가 봐요~~

    2011.09.29 06:53 신고
  18. 시엘  수정/삭제  댓글쓰기

    하여튼 여행지의 그런 커미션 정말 문제입니다. 괜히 가는 사람만 바가지 쓰고 분위기 불편하고.

    2011.10.25 04:30
  19. Favicon of http://www.ayimpex.com/Feed-Milling-Machinery/Feed-Pellet-Mill.html BlogIcon feed mill machinery  수정/삭제  댓글쓰기

    잘 보고 갑
    공부 했

    2011.11.29 11:24
  20. Favicon of http://www.yesson.kr BlogIcon 제주야 사랑해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주 시원한 글입니다.
    가격표 보고 놀라지 않을 수가 없네요.
    한끼 식사로 제주에서 지불하기 어려운 가격대....

    누군가에게 추억이 될 장소인 제주에 지나친 상술만이 넘치지 않기를 희망합니다.

    2011.12.03 10:35
  21. Favicon of http://ziieum.com BlogIcon gumps  수정/삭제  댓글쓰기

    제주도를 좋아해서 지인 하나 없는 그곳을 수시로 들락거리는 사람입니다.
    처음 제주도를 찾았었던 10여년 전에는 바닷가 조그마한 포구앞 허름한 식당에서 전복물회를 맛있게 먹으면서 "어~ 별일이네. 외지인이 이런 음식점까지 오고..."하는 눈빛도 봤었지요. 아 정말 맛있었는데,.. 나중에 기억을 더듬어 한 번 더 갔었습니다. 그 뒤에 가니까 사라졌더군요. 아니면 기억의 오류이거나... 아직까지 참 아쉽고 아쉬운 제주의 맛집입니다.

    작년 여름 휴가도 제주도였습니다.
    마누라가 미리 예약해둔 곳이라고 해서 해산물 뷔페를 갔습니다.

    그 집에서 제일 맛있는 것은 숯에다 구운....
    돼지고기였어요.

    제주도의 서쪽에는 아직도 이전의 풍류가 보이는데... 남동쪽은 왜이리 변해가는 것일까요?

    중문을 비롯해서...


    제주도는 아주 오래전부터 관광지였습니다.
    딱히 바뀌지 않아도 있는 그대로 아름다운 제주인데...새삼 요근래 많이 바뀌는 것 같아요.


    어쩌면...
    뭍사람들에게는 언제까지나 다른 땅인지도...


    그래도 아직까지는 늙어지면 제주도가서 살리라....하고 있습니다.

    2012.04.22 1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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