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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

직접 잡아 차려낸 코스요리, 놀라운 낚시 블로거의 위엄

by 광제 2011. 10.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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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접 잡은 물고기로 차린 최고의 코스요리

낚시 블로거인 입질의 추억님께서 10일부터 2박3일간 제주에 머물다 가셨지요. 긴한 볼일이 있었던 것도 아니고, 여행을 오신 것도 아니랍니다. 목적은 단 하나, 낚시! 입질의 추억님의 아내분도 프로 뺨치는 낚시꾼으로 이들 부부는 늘 같이 낚시를 다닌답니다. 물론 제주에도 같이 오셨습니다.

입질님의 원래 일정은 일주일 전이었지요. 낚시꾼의 기질은 속이질 못합니다. 사전에 일기예보와 물때를 알아보고는 가차 없이 항공권도 물리고 일정을 뒤로 미뤘던 것입니다. 제주도 바닷고기를 다 잡아 올릴 속셈이었던 게지요. (실은 이래야만 했던 속사정은 따로 있었답니다. 직접 잡은 물고기로 저에게 푸짐하게 대접하겠다고 큰소리를 뻥뻥 쳐 놓았으니 이럴 만도 했었던 것이지요^^)

입질님이 잡아 올린 싱싱한 생선회를 맛보는 것은 둘째 치고, 저는 사실 입질님의 얼굴을 너무 보고 싶었습니다. 물론 블로그를 통해 사진으로는 여러 번 봐왔지만 실제로 얼굴을 마주하고 재밌는 대화도 나눠보고, 식사도 같이 하고 싶었거든요.



드디어 고대하던 그날이 온 것입니다. D데이는 11일 화요일입니다. 입질의 추억님 부부, 그리고 사랑해MJ님, 그리고 저, 이렇게 네 명이서 제주시 용담해안도로에 있는 한 횟집에서 자리를 함께 했답니다. 원래는 아이엠피터님도 같이 하기로 했는데, 서울에 긴한 볼일이 있어 올라가셨답니다. 제가 고맙다고 했지요. 덕분에 많이 먹게 생겼다고....

그런데 입질님이 낚은 고기를 맛보는 과정이 참으로 드라마틱 합니다. 처음에 저도 이 부분이 참 의아했습니다. 같이 낚시를 간다면야 현장에서 바로 생선회를 맛볼 수 있지만, 그럴 여건이 아니었거든요. 역시 낚시꾼들은 다르더군요. 일반인들은 전혀 생각해 내지 못하는 기막힌 방법이 있었답니다.

지금부터 어떻게 입질님이 어떤 물고기를 낚아 올렸는지, 낚아온 물고기는 어떻게 요리를 해서 먹었는지 낱낱이 공개합니다. 

단돈 1만원으로 차려 놓은 일품요리

역시, 전국구 인맥을 자랑하는 입질님. 자신이 잡아온 바닷고기를 요리해줄 회집을 사전에 섭외를 해놓고 있었던 겁니다. 어떻게 이런 생각을 할 수 있었을까. 물고기의 양에 상관없이 생선회를 비롯한 풀코스 요리를 횟집에서 만들어 주고는 일인당 1만원씩만 지불하기로 했던 것이지요. 아~소주와 음료 값은 별도입니다!



입질님이 제주에 오면 반드시 찾는다는 한라산 하얀 소주. 저는 잘 모르겠는데, 대부분의 애주가들은 하얀 한라산, 노지것(냉장고에 들어가지 않았던 것)을 즐겨 찾더라구요. 초록색병에 들어있는 순한 한라산은 뒤끝이 안 좋다나, 뭐라나..저는 평소에 술을 좋아하지 않지만 처음 뵙는 입질님이 너무 반가워 한잔 받았습니다.

가장 먼저 궁금했던 것은 얼마만큼의 물고기를 잡았냐는 것입니다.


백문이 불여일견, 카메라를 꺼내 보여주는 입질님.
갓돔과 벵어돔이 LCD창에 가득입니다. 와~ 하고 탄성을 질렀지만 본인께서는 너무나 실망스런 성적이라 합니다. 난생 처음 제주도에서의 낚시, 잔뜩 기대 했는데 말입니다.

제주도에서의 첫 출조. 사실 여러 번 다녀간 줄 알았거든요. 이번에 가기로 했던 곳은 제주도 본섬과 추자도 사이에 있는 관탈도였답니다. 하지만 여러 여건상 관탈도를 포기하고 일몰사진 포인트로 유명한 차귀도엘 다녀오셨다고 합니다.

차귀도에서 낚은 물고기를 멀리 떨어진 제주시의 횟집에서 먹는다. 무엇보다도 관건은 어떻게 신선도를 어떻게 유지하느냐 입니다. 입질님이 가장 애를 먹었던 부분이라고 합니다. 더군다나 상태가 안 좋다고 판단되면 횟집에서는 처음부터 칼을 대지 않는다고 합니다. 

입질님이 선택할수 있는 방법은 단 하나, 갓 잡아 올린 물고기의 아가미에 칼을 대, 피를 뽑고는 시원한 아이스박스에 바로 보관하는 방법을 택했던 것입니다. 이렇게 귀한 생선회를 맛볼 수 있음에 그저 감사할 따름입니다.


이게 바로 낚시 블로거의 위엄.

입질의 추억님 부부가 낚은 고기로 만들어낸 화려한 코스요리입니다. 잡아 온 분도 대단하지만 요리솜씨도 남다릅니다.

환담을 나누는 사이.....생선회가 가장 먼저 나옵니다.

입질님이 잡은 차귀도산 갓돔입니다.

이거 보고 군침 삼키는 분 많을 텐데 큰일입니다.

입에서 살살 녹아내립니다. 입질님은 촬영에 여념이 없습니다. 천상 블로거입니다.

요거는 특별이 횟집에서 서비스로 나온 겁니다. 제철을 맞은 한치와 갈치입니다.

눈부신 은색의 비늘, 신선도를 알 수 있네요.

제가 한치를 먹는 법^^

쫄깃한 맛이 일품인 갈치회.
입질님 부부는 처음 먹어본다네요. 이것 또한 의외입니다^^

헉~! 드디어 물건이 나왔습니다. 문어 가족입니다.
입질님의 아내분께서 밤 낚시로 낚아 올린 겁니다.

어떻게 문어를 다 낚냐구요? 사연이 깊습니다^^

한치가 제철이라는 소식에 야밤에 채비를 하고 찾아간 곳은 한경면에 있는 판포방파제, 지역의 사정과 처음 해보는 한치 낚시라 어려운 점이 많았나 봅니다. 더욱이 한치 낚시는 수심을 잘 파악해야 하거든요.

그저 의존할 것이라고는 귀동냥. 수심을 3미터 정도에 맞추고 시작한 한치낚시. 남들은 하나씩 낚아 올리는데, 올라오라는 한치는 올라오질 않고 엉뚱한 문어만 낚아 올린 것입니다. 수심이 너무 깊게 잡았던 것이지요. 덕분에 싱싱한 문어 맛을 보게 되었으니 이것도 어찌 보면 행운입니다.


문어는요... 제가 잘 자릅니다~!
문어대가리는 싹둑 잘라내는 입질님!

그리고는 현란한 가위질은 계속 이어집니다.

남은 세 사람은 촬영하느라 바쁩니다.

너무나 먹음직스런 문어입니다.
문어는 잘 삶아야 질기지 않습니다. 어리고 싱싱한 문어는 대충 삶아도 부드러운데, 오래되어 질긴 문어는 식초를 조금 타고 삶아야 문어살이 부드럽다고 합니다.

매우 부드러웠던 문어살입니다.

어디선가 고소한 냄새가 코를 간질이더니, 바로 이 녀석이 주인공이었습니다. 생선구이입니다.

당연히 이 녀석도 잡아올린 것이지요.
세 마리 중 한 마리는 갓돔, 두 마리는 벵어돔입니다.

이렇게 귀한 바다고기를 구이로 먹어 본다는 것도 행운입니다. 오늘 제대로 날 잡은 겁니다.

살점 보세요.
당일 잡은 물고기를 바로 구워서 먹는 맛, 먹어본 사람이 아니면 이 맛 모릅니다.

가시는 제가 잘 바릅니다~! 문어도 잘 자른다고 하더니, 가시 바르는데도 소질이 있나봅니다.

그러더니 가시를 낼름~ 입으러 가져갑니다.
가시에 붙은 살점이 가장 맛있답니다....에잇~~!ㅋ

다음으로 물회가 나옵니다.
저도 이렇게 고급어종으로 만든 물회는 처음 먹어봅니다.
갓돔과 벵어돔이 들어간 물회입니다. 일반인이 먹으려면 특별주문을 해야할 겁니다.

살점 보세요...그저 죽음입니다. 복 터졌습니다^^

자~!입질님이 이번에 제주도에서 고등어도 낚았다고 합니다.
고등어 입장에선 일진이 매우 사나웠던 게지요. 바로 그녀석입니다.
다양한 요리를 만들어 내려다보니, 역시 조림은 고등어가 제격이지요.

마지막으로 나왔던 매운탕입니다.

이미 우리가 먹어치운 생선의 잔해가 고스란히 들어 있습니다.
국물이 진하고 얼큰할 수밖에 없지요.

2박3일의 일전 중, 단 하루도 쉬지 않고 낚시만 하다가 올라가신 입질님, 아마도 공항으로 출발하기 바로 전까지도 낚시를 하셨을 겁니다. 감칠 맛 나는 이야기도 많이 나눴고, 남들은 상상조차도 할 수 없는 낚시블로거의 열정도 확인하는 계기였습니다. 두 분 오래도록 행복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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