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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과 만사

가짜가 판치는 제주도 음식점, 그 불편한 진실

by 광제 2011. 10.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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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식당에서 팔고 있는 고등어의 불편한 진실


제주도는 대한민국의 보물입니다.
해마다 제주를 찾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지만 불만의 소리는 여기저기서 쏟아집니다. 한번 다녀간 사람들을 다시 찾게 만드는 것은 제주도 사람들이 해야 할 일입니다. 최소한 혼자만의 이익을 추구하여 여행객들을 속이는 일은 없어야 할 것입니다. 제주도를 너무나도 사랑하는 사람으로서 잘못된 것은 하루빨리 바로 잡았으면 하는 마음에서 쓰는 글입니다.

필자는 고등어요리를 참 좋아합니다. 대표적인 등푸른 생선으로 지방질은 물론 단백질과 비타민 B2도 풍부합니다. 특히 푸른색을 띠고 있는 부분에는 철과 EPA가 많아 조림 또는 소금구이를 요리해 먹으면 맛이 아주 좋습니다. 가격이 저렴하여 서민음식으로도 사람들의 인기를 독차지합니다.

하지만 집에서 만들어 먹는 것과 음식점에서 먹는 고등어는 하늘과 땅차이입니다. 가격이 너무 비싸다는 겁니다. 제주도에 살고 있으며 고등어 요리를 누구보다도 좋아하지만 제주도 여행자들에게 선뜻 추천하지 못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자칫 바가지를 썼다는 느낌을 받을까봐 노심초사입니다. 심기가 불편해질까봐 이왕이면 값싸고 맛있는 요리를 골라 추천합니다.

터무니없이 비싼 고등어조림

재래시장에 나가 3~4천원만 주면 싱싱하고 큼지막한 고등어 한 마리를 구입할 수가 있습니다. 이것저것 재료를 들어간다 하더라도 5천원을 채 안주고도 근사한 고등어요리를 만들어 먹을 수가 있습니다. 그런데 제주도내 웬만한 음식점의 고등어조림은 2만원을 주지 않고는 먹을 수가 없습니다. 보통 2만5천원(2인분)에서 3만5천원(3인분) 이상을 받는 곳도 부지기수입니다.

육지에서 팔고 있는 고등어조림 가격

육지에서 여행을 온 사람들이 제주도 음식 중에서 가장 비싸다고 하는 것 중에 하나가 조림 종류입니다. 육지부의 대부분의 음식점에서 파는 고등어조림 가격은 1만원을 넘기는 경우가 거의 없습니다. 물론 1인분으로 정해진 금액이라지만 2인분을 먹고 2만 원 이상을 지불하는 경우는 아주 드뭅니다. 때문에 제주도의 고등어조림이 비싸다고 할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이것도 모자라 급기야는 수입산 고등어를 제주산 또는 국내산이라 속이고 비싼 가격에 팔고 있는 음식점도 상당수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국내 제일의 관광지이면서 청정지역, 제주에서 나는 싱싱한 재료를 사용하는 줄 알고 고등어 요리를 찾는 사람들에게는 청천병력과도 같은 소리입니다.

원산지를 속여 파는 질 나쁜 행태도 비일비재

교육개혁을 위해 활발한 블로그 활동을 하시는 김용택 선생님께서 얼마 전에 제주도를 다녀가신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이분께서 가족들과 함께 이용했던 음식점에서 원산지를 속여서 팔고 있는 고등어조림을 발견한 것입니다. 차림표에는 버젓이 제주산이라고 적어놓고 실제로는 노르웨이산 고등어가 나온 것이지요. 사전에 제주도 맛집이라고 하여 검색하여 찾아 간 곳이기에 그 실망감은 이루 말할 수 없었겠지요.


싱싱한 제주산 고등어

이 내용을 보고는 깜짝 놀라고 말았습니다. 사람들이 제주에서 고등어조림을 찾는다는 것은 당연이 제주산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지요. 제주도의 유명한 맛집에서 노르웨이산을 판다는 것도 믿기지 않았지만 더욱 놀랬던 사실은 원산지를 속였다는 것입니다. 소비가 많다보니 공급 물량이 딸려 수입산을 사용할 수도 있다 칩시다. 그런데 그걸 제주산이라고 속이고 판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었기 때문입니다.

교묘하게 적어놓은 원산지 표시

직접 눈으로 확인하고 싶어 그집을 다녀왔습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여전히 노르웨이산을 사용하고 있었습니다. 이집에서 파는 조림류는 매우 가격이 높은 편입니다. 묵은지가 들어간 고등어조림의 가격이 2인분에 2만8천원입니다. 물론 좋은 재료를 쓰고 맛과 양이 뛰어나니 그럴 수도 있다고 쳐도 어딘가 모르게 비싸 보이는 것은 어쩔 수 없습니다. 그건 그렇고, 정작 제가 이곳을 찾은 이유는 바로 고등어의 원산지 때문입니다.



다녀가신 분의 말씀처럼 차림표에는 큼지막하게 제주산이라고 쓰여 져 있는 것이 보입니다. 헌데 당시 그분께서는 관할 관청에 원산지를 속이고 팔고 있는 이집에 대해 민원을 넣었다고 했습니다. 관할관청에서는 20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하고 시정명령을 내렸다고 했는데, 어디를 봐도 달라진 결과를 찾아볼 수가 없었습니다.



그런데 차림표를 자세히 살피는 와중에 이상한 것이 눈에 띠었습니다. 파란색 바탕에 노란색으로 쓰여 있는 차림표. 하지만 고등어쌈밥의 바로 앞에 아주 작은 같은 글씨로 무언가 적혀 있는 것이 보였습니다. 그렇습니다. 노르웨이산이라고 원산지를 표시해 놓은 것입니다. 파란색 바탕에 파란색 글씨. 자세히 보지 않으면 무슨 글씨인지도 모를 정도로 표시를 해놓은 것입니다.

제주도내에서 팔고 있는 고등어조림은 전부 노르웨이산?


이집에서 팔고 있는 노르웨이산 고등어조림

당시, 원산지를 따졌을 때, 이집에 주인장께서 제주도내 음식점에서 팔고 있는 고등어는 대부분 노르웨이산이며 제주산을 팔고 있는 음식점은 거의 없다고 하였습니다. 실제로 이것이 사실이라면 보통일이 아닙니다. 의문은 더욱 증폭됩니다. 정말 그럴까. 고등어조림을 만들어 팔고 있는 몇 집을 골라 취재를 해보기로 하였습니다.

솔직한 심정으로는 제주도내의 모든 음식점을 살펴보고 싶었지만 시간과 경제적 부담 때문에 엄두도 나질 않습니다. 아무리 고등어 요리를 좋아 한다지만 매일 고등어조림을 먹을 수는 없는 일. 충격적인 소식을 접하고 난 뒤, 휴일을 골라 총 네 곳의 음식점을 돌아봤습니다.

가장먼저 가본 곳은 제주시 탑동 인근에 있는 음식점입니다. 뱃사람들이 평소에 자주 찾는 곳으로 다른 곳 보다는 가격이 저렴한 곳입니다. 2인분에 1만8천원입니다. 차려나오는 방식은 조금 달라 접시를 이용하지만 고등어 한 마리를 통째로 사용한다는 것은 다르지 않습니다.



중요한 것은 원산지였는데, 사진에서 보는바와 같이 국내산입니다. 도내의 모든 음식점은 노르웨이산을 쓰고 있다는 말이 단번에 빗나간 셈입니다. 어디에서 재료를 사서 쓰냐고 여쭤보니 어선으로 제주항에 들어오는 것이라고 합니다. 제주에서 팔고 있는 고등어를 제주산이라고 부득이 적어놓을 필요가 있냐는 것. 다른 집을 더 찾아가 보기로 하였습니다.

며칠 뒤, 이번에는 원산지를 속여서 판 음식점에서 아주 가까이에 있는 음식점을 찾아가 보기로 하였습니다. 역시 가격이 만만치 않습니다. 공기밥 별도의 2인분 가격이 이정도면 결국 2만8천원이란 얘깁니다.


문제는 원산지, 이집 또한 그 어디에도 원산지 표시는 찾아볼 수 없습니다. 눈으로 직접 확인하는 수밖에 없었는데, 이곳에서는 노르웨이산을 쓰고 있었습니다. 공교롭게도 제주산을 쓰는 곳은 가격이 저렴한 반면, 수입산을 쓰는 곳은 비싼 편입니다. 한곳만 더 가보기로 하였습니다.

이번에는 더욱 이름난 곳을 가보기로 하였습니다.

제주도에서 가장 널리 알려진 맛집입니다. 이미 지점도 낼 정도로 성황리에 영업을 하는 곳. 제주도민은 물론 관광객에까지 제주의 대표 향토음식점으로 기억되고 있는 집입니다. 이집에서는 일반 고등어조림과 묵은지 고등어조림을 따로 정해놓고 팔고 있습니다. 가격의 차이를 볼 수 있습니다.


이름난 음식점답게 고등어 재료는 국내산입니다.

몇 군데 더 다녀보고 싶었지만 굳이 그럴 필요는 없어 보입니다. 직접 눈으로 확인한 결과 모든 음식점에서 수입산을 쓰고 있다는 얘기는 사실이 아니라는 것이 드러난 셈입니다. 아직까지 양심적으로 영업을 하는 곳도 많다는 것입니다.

문제는 원산지까지 속이며 팔고 있는 비양심 음식점들은 자성을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스스로가 안 된다면 물리적인 힘을 동원해야 하겠지만, 여행자들 스스로도 꼼꼼히 살펴보는 지혜도 필요해 보입니다. 최소한 속고 먹는 일은 없어야 하겠습니다.


왼쪽이 국내산 고등어

위 그림은 국내산과 수입산 고등어를 찍어놓은 사진입니다. 왼쪽이 국내산입니다. 등에 있는 푸른색 무늬를 보면 한눈에 알 수 있습니다. 국내산은 무늬가 희미한 반면 노르웨이산은 무늬가 아주 선명하고 몸통 가운데로 길게 세로줄이 나 있습니다. 대표적인 등푸른 생선이라 모든 고등어 요리에서는 이런 줄무늬를 쉽게 확인할 수가 있습니다.


가격도 비교해봤습니다. 비슷한 크기의 자반고등어입니다. 대형마트에서 팔고 있는 소비자 가격입니다. 수입산이 4,980원인 것에 비해 국내산은 5,980원입니다. 20%가까이 수입산이 저렴한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사실, 수입산 고등어라고 해서 맛이 없는 것은 아니지요. 노르웨이산을 선호하는 사람들도 주변에서 많이 봐 왔기 때문입니다. 지방이 유난히 많아 구이와 부드러운 육질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값싸고 맛있는 노르웨이산을 즐겨 찾습니다.

앞서도 말했듯이 고쳐져야 할 부분은 양심을 속이는 일부 음식점입니다. 마진을 생각하다 보면 값비싼 국내산이 부담스러울 수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자신 있게 밝혀야한다고 봅니다. 더욱이 수입산을 국내산이라고 속이는 일은 더욱더 있어서는 안 될 일입니다. 제주의 이미지는 제주 사람들이 지켜나가야 할 것입니다.

<김용택 선생님의 제주도 고등어조림 고발 글 다시보기>

추천도 꾸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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