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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과 만사

경차 몰고 나갔다가 주차요원에게 당한 굴욕

by 광제 2011. 10.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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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마트 주차요원에게도 무시당하는 경차 운전자

지난해부터 일을 다니기 시작하면서 자동차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꼈던 아내. 중고차라도 하나 사야겠다 싶어 장만한 것이 바로 빨간색의 오토 경차입니다. 모든 여성운전자들의 로망은 아니어도, 최소한 초보운전자들의 로망이기는 하지요.

가끔 경차를 몰아보면 좋은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닙니다. 우선은 시야확보가 잘 되어서 좋고, 뛰어난 순발력도 그렇고, 혼잡한 곳 주차할 때 너무 편한 것이 바로 경차입니다. 아내가 출근할 때 매일 이용하는 차량이지만 때론 휴일 날 가까운 시내에 볼일이 있을 때면 종종 이용하는 편입니다.

대형마트에 볼일이 있었던 지난 주말에도 아내의 차를 이용했습니다. 운전은 아내가 하고 저는 옆자리에 앉았지요.



마트 주차장이 타워 식으로 되어 있어서 차량들이 몰리는 날에는 더욱 극심한 정체가 빚어지는 곳입니다. 앞서가던 차량 한 대가 주차를 할라치면 뒤따르던 차량들은 모두 차를 멈추고 주차를 완료할 때까지 기다려줘야 하는 시스템의 주차장입니다.

가다 서다를 수차례 반복. 마침내 앞서가던 차량들은 모두 주차를 마친 상태입니다. 빈자리를 발견하고는 핸들을 틀며 후진기어를 놓았을 때였습니다. 차량의 지붕을 텅텅 내려치는 소리에 고개를 돌려보니, 옆에 서 있던 주차요원이 손짓으로 후진을 막는 것이었습니다. 뭔 일인가 했지요.

아내가 창밖으로 고개를 내밀며 왜 그러냐고 물어보니, 차량을 앞으로 빼고 잠시 기다리라는 겁니다. 처음에는 주차를 할 수 없는 부득이한 사정이 있는 줄 알았지요.

그런데 황당한 일은 그 다음에 벌어지고 말았습니다. 우리차량을 뒤따르던 차량이 그 자리로 쏘옥 들어가는 겁니다. 물론 주차요원의 지시에 다른 것이지요. 대체 무슨 경우가 이렇습니까. 누가 봐도 그냥 넘어가서는 안 되는 상황이었습니다.

순간, 내려서 멱살이라고 잡고 싶었지만 꾹 참았지요.
 

"이것보세요~! 이건 무슨 경우인가요? 우리차는 뭐고, 저차는 뭔가요??"

옆자리에 남자가 타고 있었다는 것을 몰랐는지, 아니면 알고도 그랬는지 당황하는 기색이 역력합니다.

"저저....저기 기둥 옆에 작은 차 뺄 것 같으니, 잠깐 기다렸다가 저 차 빼면 세우세요."

이유가 기가 막히지요. 글로는 쓰지 못 할 심한 얘기 좀 했습니다. 그러는 사이, 우리가 세웠어야 할 자리에 주차한 중형급의 승용차 주인. 주차요원의 지시를 따른 것이기에 난감하기는 마찬가지였나 봅니다. 슬슬 눈치를 보며 마트 안으로 들어가 버립니다.

차량들이 밀리고 사람들이 쳐다보고 있어 대충 끝내고 돌아섰지만,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제공되어야 할 주차시설에서 단지 경차라는 이유하나로 차별대우를 받은 것이었습니다. 아니 면밀히 따진다면 여자가 운전하는 경차라서 더욱 그랬는지 모를 일입니다.

덕분에 우리 차량은 후미진 곳 기둥 옆에 가까스로 차를 대어야만 했습니다. 누가 보더라도 불이익을 당한 것이지요.

경차라고 무시를 당하고, 조금 더 큰 차라고 해서 우대를 받는 상황. 가끔 아내 차량을 몰고 도로 주행 하던 중에 무시를 당해 본적은 있지만, 주차장에서 조차 푸대접을 받고 보니 정말 암담하더군요. 생활 깊숙이 박혀있는 경차 무시 풍토. 언제면 사라질까요.

추천도 꾸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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