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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과 만사

제주사투리가 천박하다고? 황당하고 씁쓸한 이유

by 광제 2011. 10.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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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서울에서 아는 분이 제주도로 내려왔을 때입니다.

한적한 식당에서 식사를 하며 대화를 하던 중 충격적인 소리를 들었습니다.

"제주도 사람들은 왜 남들이 알아듣지도 못하는 사투리를 쓰는지 모르겠다." "그러니 제주도 발전이 더딘 게지"

이게 무슨 소리인가...
순간, 울컥하며 한바탕 하려 하다가 꾹 참고는 집에 돌아오는 길에도 뇌리 속에서 그 말이 떠나질 않았습니다. 왜 저런 생각을 하고 있을까....

내가 미처 생각 못하는 다른 이유가 있는 걸까...
아무리 그 뜻을 헤아려 보려고 해도 이해가 안 됩니다. 아니 전혀 수긍할 수 없는 부분입니다.

나라 전체를 보든 지방을 따로 놓고 보든, 고유의 전통과 문화와 역사가 있게 마련인 것입니다.

물론 제주도에도 제주도만의 독특한 문화와 역사가 있고 그 중심에 자리하고 있는 것이 제주사투리라고 생각합니다.

각 지방마다 고유의 사투리가 존재한다는 건 비단 우리나라뿐 만이 아니지요.
사투리라고 하기에는 무리가 있어 보이지만, 미국만 보더라도 발음과 엑센트, 언어의 빠르기 등이 지역마다 조금씩 달라 그 지역의 특색으로 자리 잡고 있다는 얘길 들은 적이 있습니다.


그렇다면, 인터넷이란 공간에서는 제주사투리가 어떻게 비춰지고 있을까....

검색어로 '제주사투리'를 쳐보니 안 좋은 내용은 거의 찾아 볼 수 없었고 대체로 재미있다는 의견들이 많이 올라와 있는 걸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한 블로그에서는 육지에서 온 아주머니 한 분이 '제주사투리가 천박하다'는 얘기를 했다는 글도 볼 수 있었습니다.

천박이라구요? 글쎄요...
제주사투리가 언제부터 쓰여 졌는지는 정확한 연대는 알지 못하나 삼국시대 초부터라고 하니 최소 2천년은 됐을 것인데, 수천의 세월동안 사투리를 쓰면 살아온 제주의 선인들까지 욕보이는 말은 아닐까...

얼마 전, 서울에 있는 친구와 전화통화를 하다가 그 친구가 하는 말이...

'너는 제주도사람이면서 왜 사투리가 전혀 없냐? 서울 말씨랑 똑 같네?'

'내가 제주사투리를 못쓰는 것은 아니고 내가 사투리를 쓰면 니가 전혀 알아듣지 못할 건데..어떻게 쓰냐' 고 받아 넘긴 일이 있습니다.

제주사투리는 친근감의 상징이기도 합니다.

아주 친한 사이 부모님이나 형제들 그리고 절친한 친구들 이웃친지와 어르신들과의 대화에 사투리를 안 쓰고 표준어를 쓰면 욕을 얻어먹기 일쑤입니다.
제주도 사람끼리의 의사전달에는 사투리만큼 정확한 게 없으니까요..
 
제주도로 여행을 오시는 많은 분들...
혹시 이 글을 읽으실지 모르겠으나 제주사투리는 제주의 최대 자랑거리이며 풍습이며 자존심이기도합니다.

전국 어디를 가더라도 그곳의 고유 억양이 있듯, 제주사투리는 제주사람들이 영원히 지키고 후대에 물려줘야 할 제주풍습의 하나라고 생각해 주시면 안될까요?

추천도 꾸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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