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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주 올 레

50개국 외교관들 극찬 했다는, 제주올레 7코스

by 광제 2008. 11.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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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에 다녀온 코스는 '제주올레' 2코스와 3코스였다. 하지만 사단법인 '제주올레'에서 코스번호 제정을 통하여 2,3코스가 각각 6,7코스로 바뀌었다. 필자가 알기론 12월중에 바뀌는 걸로 알고 있었는데, 당분간은 올레 코스번호를 부를때 약간의 혼란스러움은 감안해야 할 것 같다.

쇠소깍에서 6코스(기존2코스)를 출발할때의 시간이 10시10분, 종착점인 솔빛바다 찻집에 도착한 시간이 14시다. 찻집에서 융숭한 대접을 받고 한결 기운 차린 마음으로 7코스(기존3코스)를 출발하기 위하여 배낭을 짊어진 시간이 14시20분, 월평포구까지의 거리가 15.1km다.  6코스의 14.4km를 걸어 왔지만 이미 계획했던데로 해가 지기전까지 월평포구까지는 갈 심산이다.

50개국 세계외교사절단이 탄성을 자아냈다는데


외교사절단 뿐만이 아니다. 너나 할것 없이 '제주올레' 7코스는 대단하다는 소리를 누누히 들어 왔다. 도대체 얼마나 아름다운 경관을 갖고 있길래 모두들 이구동성으로 극찬하는걸까. 솔빛바다에서 호박죽으로 점심을 때우면서도 마음이 조급했던 이유가 여기에 있었다. 빨리 경험하고픔 마음이었다. 
이 사진에는 3코스로 쓰여 있지만 이제는 7코스다. 찻집 여사장님께서 손가락으로 가리켜 주시는 7코스 출발점의 계단을 내려선다.


외돌개 해안의 시원한 바닷바람이 이미 찻집에서 식어 버린 이마에 와 닿으니 한기가 느껴질 정도로 알싸하다. 겨울의 문턱에 들어선 바닷가에 위치한 외돌개 산책로의 소나무밭 지대로 발길을 옮기니 그윽하게 흩느러지는 솔향기가 싱그럽게 코끝으로 전해져 온다. 조금전에 머물렀던 '솔빛바다' 라는 찻집의 이름과 너무나 어울리는 주변 풍광이다. 








제주의 바다빛깔은 계절과는 무관한 모양이다. 언제 보아도 영롱한 옥빛을 하고 있다. 수려한 경관을 자랑하는 외돌개 절벽지대와 외돌개 너머로 유유히 물 흐르듯 스쳐 지나가는 유람선 한척이 만들어 내는 그림이 한시 바쁜 발걸을을 또 붙들어 맨다.


외돌개 산책로는 여러번 거닐어 봤어도 그림에서 보는것 같은 그 너머로의 산책로는 서귀포에 오랫동안 적을 두고 있던 필자로 한번도 거닐어 보지 못한 곳이었다. '윽..이런곳이 있었나' 셋이 나란히 걸으면 좁을 것 같고,  둘이서  연인처럼 팔장을 끼고 걸으면 족히 멋져 보일 것 같은 아름드리 오솔길의 모습이 괜시리 사람 마음을 들뜨게 한다.


누군들 이런 풍광을 접하면 경탄을 아낄 수 있을까. 말로는 다 표현 할 수 조차 없는 비경들이 병풍처럼 펼쳐진다. 그냥 쉽게 말해서 신이 밪어낸 그림이다. 짙은 청록색의 바다와 멀리 서귀포 앞바다에 떠 있는 문섬의 모습도 그러하려니와 만나는 사람마다 미소를 머금으며 인사를 나누지 못하면 지나치지도 못할 것 같은 고즈넉한 널판지 산책로가 그러하고, 절벽위에 걸터 앉은 하얀 건물도 이처럼 어울려 보이긴 처음이다. 옛 프린스 호텔 건물의 모습이다. 의례히 자연을 호령하는듯하게 들어선 건물들은 눈쌀을 찌푸리게 마련이지만, 보여지는 그림에서 저 건물이 존재하는 포인트는 하나의 걸쩍지근한 양념으로 느껴진다. 



남들만 이런 사진 찍으란 법 없다. 처음 해보니 재밌다.^^* 6코스에는 보목동 하수 처리장이 있고, 여기 7코스에는 호근 위생처리장이 올레길 중간에 떡 하니 자리잡고 있다. 올레꾼들이 급한 용무가 생겼을때를 대비한 기획자의 세심한 배려가 아닐런지..환영멘트에 부담없이 쉬어 가라는 글귀가 참 맘에든다. 이런 환영 글귀를 만날때마다 '제주올레'가 날이 갈수록 깊게 뿌리를 내리기 시작한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튼튼하게 놓여진 돌다리도 건너고, 돌다리 위에서 애들처럼 돌맹이도 던져보고, 열대지방 분위기의 울창한 야자수림이 빽빽히 들어선 올레길을 지나니 이번에는 올레꾼들만을 위하여 일부러 놓여진 것 같은 목재 징검계단이 앙증맞게 총총총 놓여져 있다.

정보가 부족하여 자세히는 알 수 없으나 이 지역이 '제주올레' 안내에서 본 '수봉로' 인근으로 보여진다. 눈앞에 파노라마 처럼 펼쳐지는 범섬의 자태와 발밑의 작지왓 해변가의 환상적인 광경에 자칫 발을 헛 디딜 뻔한 지역이기도 하다. 

은색의 화려한 빛깔을 뽐내고 흐늘거리는 억새가 지는 태양의 금빛을 받아 더욱 황홀한 색채를 띠고 있는 모습의 억샛길, 이 길이 수봉로가 아닌가 생각해 본다. 오랜세월 다져진 길이 아닌 얼마 되지 않은듯한 어설프게, 가끔 질퍽거리기까지 하는 오솔길의 모양새가 손수 터 놓은듯한 느낌을 준다.

이제 법환 포구가 얼마 남지 않았을 것이다. 작지왓의 어귀를 돌아 시멘트 진입로로 접어드니 또 한번 웃음을 선사하는
현판이 눈에 들어온다. 해안 경비초소가 들어서 있는 지역이다. 그런데 무단출입을 금지하는 것도 좋지만, 야간에 무단으로 출입하면 사격을 가한단다...으..무셔~ 사격을 가한다는 글귀는 좀 크게 썼으면 좋겠다...누군들 총맞길 원하는 사람은 없으니까. 근데..야간에 저 글귀가 보이남??..^^*

드디어 법환포구가 눈에 들어온다. 대부분의 7코스 올레꾼들은 이 곳 법환포구에서 발길을 멈춘다는 소리를 들었다. 왜 그런지 당시에는 몰랐지만 나중에 생각해 보니 교통편에 있지 않았나 생각해 본다. 아무래도 종착점인 월평포구에 비하여 이 곳은 교통편이 훨씬 좋다는걸 알 수 있었다.


동네길을 걷듯 법환 마을의 안길을 스쳐, 남쪽 바다 한 가운데서는 범섬이 자태와 위용을 뽐내고 있고, 북쪽으로는 월드컵 경기장과 한라산이 날씨 탓인지 모르지만 아주 가깝게 눈앞에 펼쳐진다. 화구호의 남서벽이 서서히 지는 태양의 금빛깔로 물들어질 채비를 하는 것 같다.

법환 마을에서 부터 애완견 한마리가 좋아라 따라 붙고 있다. 멀치감치 떨어져 따라오는 것을 보니 약간의 경계는 하는것 같은데, 언제까지 그냥 둘 수가 없어져 집으로 돌아 가라고 큰소리를 질렀다. 나는 책임못져..^^* 아침 10시에 중천에 떠있는 태양의 동선을 따라, 함께 떠난 길이었는데 어느덧 태양이라는 녀석은 나를 앞질러 서쪽으로 무진장 달려가 버렸다. 의리 없는놈. 길게 늘어진 그림자 만큼이나 기다란 길을 걸어 온 것 같다. 서둘러 태양을 따라가야 한다.

모세의 기적을 연출하는 서건도 바닷길로 접어드는 곳이다. 예전에 이 곳을 찾았을때는 물때를 못 맞춰 서건도 바닷길을 걸어 들어 가지 못했었는데, 오늘은 우연의 일치인지 모르지만 신기한 바닷길이 활짝 열려 있다. 시간이 허락했으면 저 섬에 들어가보는 것도 좋으련만 시간이 허락해 주질 않는다. 

마늘밭이다. 그냥 지나칠수 없는 풍경을 하고 있어서 바쁜 발걸음이지만 약간 지체를 해봤다. 마늘밭 사이로 밭의 경계를 해 놓은 것 같은 야트막한 돌담과 멀리 한라산의 모습 그리고 이곳이 제주도 임을 도장이라도 찍듯이 밭 한가운데 야자수가 심어져 있는 모습이 나름, 한 폭의 그림 같아 보인다.

화훼농가 하우스옆을 지날 때쯤 돌담밑의 추억의 개똥참외. 어릴적에는 이 개똥참외를 따러 들로 싸돌아 다닌 기억도 새롭다.  대부분 써서 먹지도 못하는 것을 머가 좋다고 따러 다녔는지, 하긴, 손에서 만지작 거리며 갖고 놀기엔 좋았던거 같다.

이 부근을 지날 때 길을 잘못 들었는지 잠깐이지만 헤맸었다. 안내 정보에는 밧줄도 있고, 땟목도 있다는 글을 본적이 있는데 아무리 찾아봐도 없다. 분명 다른길로 온 것이 분명해 보인다. 하지만 이 곳 악근천의 하류지역인데, 기암절벽에 노을빛이 물들어 황홀한 풍경을 연출하던 기억은 지금도 잊혀지지가 않는다. 풍림콘도로 진입하여 보니 이곳을 '몽돌해안'이라 부른는 것인가. 몽돌해안에 대한 안내판이 있었지만 확실히는 모르겠다.


올레꾼을 환영한다는 리조트의 현판이 가장 먼저 눈에 띠고, 풍림리조트 정원의 아름다운 풍경도 일품이었다. 고즈넉한 산책로 하며, 지는 노을에 반사되어 붉게 빛나는 야자수는 해질녁 올레걷기의 묘미를 보여주는듯 하였다.

풍림리조트를 돌아나와 강정마을 안길로 접어들때의 하늘이다. 소리없이 등뒤에 나타난 달님이다. 태양은 저만치 도망가고 이제 달님까지도 나를 추월하려 한다..^^*

지는 태양의 빛깔이 아름다운 강정마을의 평온한 모습이다. 지는 태양만큼이나 대나무에 의지하여 나부끼는 해군기지 반대 깃발이 서글퍼 보인다. 강정마을에는 다른 마을에서는 들을 수 없었던 마을 방송이 수차례 흐느끼듯 울려퍼지고 있었다. 해군기지 반대 관련 행사를 안내하는 멘트였다.


하루를 뜨겁게 달구고 필자와 올레걷기를 벗삼아 같이 했던 태양은 이제 수평선 너머 사라질 채비를 하고 있고 싸늘한 밤하늘을 정겹게 비춰 줄 달님이 빛을 발하는 지금시간 17시40분이다. 여기는 월평포구, 6코스 쇠소깍에서 시작한 제주올레걷기를 마칠 7코스 종착점이다. 두코스에 걸치 30여km, 10시10분에 출발하여 총 7시간30분동안 걸었다. 발바닥이 간지럽고 다리는 고단할지라도 1코스를 시작으로 걸어 보자고 마음먹고 시작한 6,7코스, 전체의 코스를 경험한 많은 분들도 계시지만, 남들보다 늦게 시작하여 지금까지 모르고 지내왔던 주변의 조그마한 살아가는모습들이 신선한 감동으로 다가옴을 느낄 수 있었음에 모두가 이 '올레걷기'에 환호하는것은 아닌지..
애초의 계획했던 다음 코스는 월평포구에서 대평포구까지의 8코스였는데, 코스번호 변경으로 인하여 새로운 2코스인 성산포로 다시 가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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