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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과 만사

아이들만 파김치, 공부에 미쳐가는 한국 부모들

by 광제 2012. 3.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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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시키기 싫으면 차라리 낳지나 말 것이지 라고 말하는 사람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너무 극단적이다 생각하지 마시구요. 최소한 우리의 아이들이 지쳐 늘어진 어깨를 보며 가슴아파해야 하는 것이 부모의 마음 아닐까요. 하물며 상위 5%에 들기 위해서는 그 정도 갖고는 어림도 없답니다. 더욱 채찍질해야 한답니다. 상대를 죽이지 않으면 죽는 전쟁터입니까?

첫 아이가 초등학교에 입학할 때만 하더라도 그저 대견하기만 했습니다. 하지만 고학년이 되어가면서부터 조그마한 덩치에 엉덩이와 등짝이 다 가려질 정도로 무거운 책가방을 매일같이 짊어지고 졸린 눈을 비비며 현관문을 나서는 아이를 볼 때마다 눈에 가득 고인 눈물과 함께 미어지는 가슴은 주체할 수 없겠더군요.

현실과 다르게 너무 감성적이다 고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저 또한 아이들이 공부하기 싫다며 학교에 가지 않겠다고 버틴다면 때려서라도 학교를 보낼 겁니다. 부모로서 자기 자식이 남들보다 잘 되길 바라는 간절한 마음도 이해하고, 자기 때에는 못한 거 자식 때에는 이뤄보자는 기대심리도 다 이해합니다. 하지만 이런 환경을 만들어준 우리 어른들, 최소한 아이들에게 미안한 마음은 갖고 있어야 하는 거 아닌가요?

우리아이들, 아침 7시면 눈을 뜹니다. 씻고 밥 먹고 학교 갈 준비하는데 1시간 정도 걸립니다. 이렇게 시작된 하루일과, 공부하기 위해 학교에 갑니다. 방과 후 2~3시, 학교에서 바로 영어 학원으로 갑니다. 여기서 2시간, 학원차를 이용해 집에 들어오자마자, 책가방 벗어던지고 간식도 먹는둥 마는둥, 다시 공부방으로 달려가서 1시간 수업을 마치고 집에 들어오면 저녁6시입니다.

밥을 먹고 7시정도면 다시 자기 방으로 들어갑니다. 자유시간이라고는 하지만 이 시간에 문제지도 풀고 일기도 쓰고 숙제도 하고 화장실 가는 거 빼고는 거실로 나올 시간도 없습니다. 어린나이에 공부와 관련된 일로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다 보니 놀 시간은 전혀 없습니다. 이렇게 진을 빼고 난 뒤 잠자리에 들면 아침에 쉽게 일어날 수도 없습니다. 잠에 취한 애들을 깨울 때면 늘 마음이 아픕니다.

상위 5%에 들기 위해 스스로 희생하라는 부모들, 해도 너무해!

그런데 이것도 모자라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우리 한국의 학부모들입니다. 지난 토요일이었지요. 블로그에 5학년 딸애의 계획표 사진을 찍어 올린 적이 있습니다. 아이의 하루일과가 어떻다는 걸 알기에 계획표를 보자마자 마음이 짠하더군요. 미안한 마음이 앞선 때문일까요. 내용을 알기 쉽게 풀어쓰지 않은 것이 화근이 되었는지, 글을 읽은 학부모들의 상당수가 더 빡세게 공부를 시켜야 한다며 댓글을 달아놓은 것이었습니다. 한마디로 깜짝 놀랐습니다. 공부에 지친 우리 아이들의 현실에 안타까움 내지는 우려를 기대했지만 그 기대는 한순간에 무너지고 말았지요.

학부모인 듯한 사람들이 남겨놓은 댓글을 보면 많은 사람들이 애들이 눈떠 있는 시간 동안 공부를 해야 하는 것이 당연하다는 것입니다. 이정도 갖고 상위권에 오르는 건 어림도 없다, 제대로 된 집안의 제대로 된 아이라면 자기희생이 따라야 한다는 터무니없는 의견도 있었답니다. 쉴 틈 없이 공부에 매달려야 정상적인 학생, 그러지 못하는 학생은 비정상적인 학생으로 취급하는 한국의 어른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우리 학생들은 그런 부모들을 이해 못하겠다는 반응을 보였다는 것입니다. 얼마나 멋쩍었으면 비밀댓글로 남겼을까. 아이들의 댓글 중 두 개를 보여드립니다.




대체 우리 아이들이 얼마나 지쳐 쓰러지고 나서야 직성이 풀리시겠습니까.
피도 눈물도 없는 거룩하신 학부모님들, 우리나라부모님들의 교육열, 어느 나라보다 강하고 자식새끼 크게 키우려는 욕심 다 이해하고 대한민국의 교육 현실이 노력하지 않으면 낙오된다는 거 다 압니다. 하지만 무조건적인 강요는 하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최소한 어른들이 이런 환경을 만들어 놨으면 2세들에게 털끝만큼의 미안한 마음은 갖고 있어야 부모 아닙니까?

추천은 또 하나의 배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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