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세상과 만사

중학교 가자마자 흡연 장면 목격한 아들, 어떡해

by 광제 2012. 3. 14.
반응형






아들 녀석이 올해 중학교 1학년이 되었는데요,
어제는 아들 녀석에게 뜬금없는 질문을 하나 받았답니다.

"아빠는 담배를 왜 끊었어요?"

"몸에 나쁘니까 끊었지. 그건 갑자기 왜 물어?"

"아니..학교에서 선배들이 담배 피우는 걸 봤거든...." 녀석이 말끝을 흐립니다.

이제 청소년단계에 접어든 아들, 가장 염려했던 부분인데 결국 보고 말았군요.
중, 고생들이 학교에서 흡연을 한다는 얘기야 평소에도 여러 번 들은 적이 있지만, 그래도 이제 중학생이 된 아들에게는 영향이 없었으면 했는데, 생각보다 이른 시간에 험한 광경을 직접 보고 말았네요. 그래서 조금은 당황스럽습니다.

23년간 피웠던 담배를 끊은 것이 2007년, 담배를 끊게 된 직접적인 원인은 커가는 애들 때문이었습니다. 당시 아들 녀석이 초등학교 2학년, 작은애는 유치원엘 다녔습니다. 어린이에게 간접흡연이 얼마나 해로운지를 알고 있었기에 당시 나에게는 어떻게든 결단을 내리지 않으면 안 되는 이유였습니다. 이제 막 학습능력을 키워야 할 나이이기도 하고 평소에도 아토피성 피부를 갖고 있는 둘째를 위한 나로서는 특단의 조치였던 것입니다.

간접흡연이라는 것이 한창 학습능력을 키워야할 아이들에게 얼마나 악영향을 미치는지 알고 있기에 이번에 아들의 입을 통해 들은 선배들의 흡연 장면 목격은 적잖은 고민거리로 다가올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워낙 자기주관이 강한 시대에 살고 있는 어린이들이나 청소년들에게 옳고 그름에 대해 아무리 주입을 시킨다 한들 별무소용일 것 같아 최소한 아들 녀석에게라도 청소년흡연의 부당성에 대해 설명은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사회적으로 청소년 흡연에 대해선 얼마나 심각하게 생각하고 있을까. 지난해 11월, 한 온라인 설문조사 기관의 청소년 흡연에 관한 조사에 따르면 청소년들이 담배를 피우는 동기는 호기심이 34.8%로 가장 높았고, 그 다음이 친구의 권유(34%), 그리고 학업으로 인한 스트레스 때문에 담배를 피운다는 아이들도 22%나 되었다고 합니다. 또한 청소년들이 담배를 피우는 또 다른 이유는 '흡연을 통해 성인세계를 체험하고 또래집단 사이에서 인정받고 싶어 하는 수단'으로서 사용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몇 해 전, 유명잡지에 ‘아이들의 흡연을 하게 되는 원인’에 대해 실린 적이 있습니다. 어린이나 청소년들이 시청하는 TV프로그램에 흡연 장면이 노출되면 아이들의 흡연 시작율이 극적으로 증가한다는 내용입니다. 금연운동가들이 청소년이나 어린이들을 향한 담배광고와 판촉을 제한하기 위한 오랫동안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TV나 영화에서는 흡연을 유혹하는 장면들이 아직도 널리 방영되고 있다는 것이 문제라는 것이지요. 이런 점만 보더라도 학교 내에서 선배들의 흡연 장면은 다른 아이들에게 얼마나 많은 영향을 끼칠지 짐작하고도 남음이 있습니다.

근래 들어 많은 사람들은 청소년문제의 대책을 요구하면서 일진이나 불량서클, 학교폭력 등과 같은 청소년 세대 간 문제 해결에 대해 얘기를 많이 합니다. 하지만 청소년들의 흡연이나 음주를 근본적으로 억제하기 위한 효과적인 대책이 무엇보다도 우선시 되야겠다는 생각입니다.

친구나 선배의 권유로 호기심에 담배를 피우는 것도 심각하지만, 부모의 잦은 담배 심부름, 그리고 설마 담배를 피우겠냐는 방심이 자칫 우리의 아이들의 흡연율을 키우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에 대해서도 어른들이 끝없는 관심이 가져야 할 것입니다.

추천은 또 하나의 배려입니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