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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과 만사

남자 화장실에서 만난 아줌마에 쓰러질 번한 사연

by 광제 2012. 5.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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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남성들에게는 이제 익숙해진 풍경이지만 외국인 남성들이 한국을 찾았을 때 가장 황당한 경험을 하는 곳 중 하나가 바로 화장실이라는 것입니다. 아줌마들이 당당하게 남자화장실을 출입하는 광경, 비록 청소를 하기 위함이라고는 하지만 익숙하지 않은 광경에 매우 당황해 한다는 이야기는 족히 들어 알고 있는 부분입니다.

청소아줌마들의 남자화장실 출입, 사람들이 많이 몰리는 공항이나 역사, 또는 터미널 화장실에서 쉽게 볼 수 있는데, 언제부터인지는 모르지만 너무나 자연스러운 현상이 되어버려 청소를 하는 아줌마 당사자나, 화장실을 이용하는 남성들이나 시시때때로 들락거리는 아줌마들이 새삼스러워 보이지는 않는 가 봅니다.

이글을 쓰는 이유는 바로 어제 있었던 조그마한 사건 때문입니다. 서울에서 절친 블로거 한분이 제주에 오셨습니다. 그분을 만나러 모처로 찾아갔습니다. 제주시에서 자동차로 한 시간 가까이 달려가다 보니 용변을 꽤 급했지요. 차에서 내리자마자 달려간 곳이 바로 화장실입니다. 대체 화장실에서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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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들이 용변이 급할 때 습관적으로 하는 행동일 겁니다. 화장실로 들어서자마자 눈에 띠는 소변기, 급한 나머지, 한손은 이미 바지의 지퍼를 향해 있습니다. 조금만 더 급했더라면 아주 지퍼를 내리고 달려갈 기세입니다.



바로 그 순간, 양변기 칸 안에서 여성 한분이 빼꼼히 고개를 내미는 것이었습니다. 화들짝 하고 놀랄 수밖에 없었지요. 당황한 나머지 바지지퍼에서 손이 떨어진 것은 물론이요, 눈앞에 남자용 소변기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주변을 둘러볼 수밖에 없었습니다. 여자화장실을 잘못 들어 온 것은 아닌가 하고 말입니다.

핏 50대 초반으로 보이는 아줌마, 공교롭게도 화장실 안에는 두 사람 외에는 아무도 없어서 더욱 낮 뜨거운 분위기가 연출된 건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아줌마를 보고 기겁을 한 저나, 화장실 안쪽에서 청소를 하다가 바지지퍼를 열며 황급히 들어온 남자를 본 아줌마나 얼굴을 못 들기는 마찬가지였으니까요. 바지의 지퍼를 더 내렸으면 어떤 광경이 벌어졌을지 생각만 해도 진땀이 등을 타고 흘러내립니다.

참으로 웃지 못 할 상황이 눈앞에서 벌어진 것입니다. 부리나케 달려 나가는 아줌마의 뒷모습을 보며 소변기 앞에 서 보지만 여간 신경이 쓰이는 게 아닙니다. 시선이 본능적으로 화장실 입구를 향합니다. 마음이 놓이지 않는 까닭에서입니다.

어떻게 이런 일이 벌어질 수 있는 것일까요. 화장실은 남녀에게 있어 아주 중요한 프라이버시 공간입니다. 최소한 여자들에게는 보여줘선 안 되는 남자들만의 소중한 공간이기도 하지요. 제가 겪는 일화처럼 황급히 자리를 피해주는 경우는 그나마 나은 경우입니다. 대부분의 공중 화장실에서 아줌마들의 행동은 대부분 막무가내입니다. 인정사정 볼 것 없이 들이대지요.

남자들에게 프라이버시가 소중하다면 청소아줌마들에겐 인격이란 것이 분명히 존재합니다. 그 분들 또한 여성의 몸으로 남자화장실을 청소한다는 것이 그리 유쾌하지는 않을 겁니다. 단지 직업이라는 점, 그리고 자신들에게 주어진 일이라고 생각하기에 부끄러움을 무릅쓰고 일을 할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화장실을 나오면서 처음에는 이런 생각을 해봤습니다. 청소하는 시간만큼은 화장실 입구에 ‘청소중’이라는 조그마한 팻말을 하나 세워 두면 어떨까. 그런데 곰곰이 생각해보니 이 또한 사람들이 쉼 없이 몰리는 화장실에는 실효성이 없어 보입니다. 그렇다면 어떤 방법이 좋을까요. 청소직 노동자를 일정한 비율로 남성으로 고용하는 방법 외에는 없어 보입니다.


추천은 또 하나의 배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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