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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

아파트 소음 막으려다 부부싸움으로 번진 사연

by 광제 2012. 6.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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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가 살다보면 다투는 일이 비일비재하지요. 며칠씩 후유증에 시달릴 정도로 심한 논쟁을 벌인 적도 있지만 지나고 나면 아무것도 아닌 일로 다투었다 싶을 때도 참 많은 것 같습니다. 서로에 대한 이해심이 부족했을 때가 대부분이지요.

며칠 전, 소포를 부칠 일이 있어 아내와 함께 물건을 들고 택배 회사로 가려고 현관문을 나설 때였습니다. 물량이 많다보니 두 사람 모두 양손으로 물건을 껴안고 가슴으로 받치는 형국이었습니다. 팔꿈치로 현관 도어를 열고 승강기 버튼을 눌러야 할 정도였지요. 어떤일이 있었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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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관문을 열고 먼저 나선 것은 아내, 먼저 나가 승강기 버튼을 누르고 기다리고 있었지요. 늦게 현관문을 나선 제가 할 일은 현관문의 아래쪽에 설치된 스토퍼를 발로 들어 올리고 현관문을 닫는 일이었습니다. 자동 닫힘 장치 때문에 스토퍼를 들어 올리자마자 당연히 현관문이 닫히기 시작합니다.



바로 이때였습니다. 승강기 앞에 서 있었던 재빠르게 달려와 자동으로 닫히고 있던 현관문을 붙들어 세운 것입니다. 물론 양손에는 물건을 들고 있었기에 발을 이용해서 세운 것이지요. 문제는 이 과정에서 아내의 손에 들고 있던 물건 하나가 콘크리트 바닥에 나동댕이 쳐진 것이지요. 이게 싸움의 발단이 된 것입니다.

"문 닫을 때 좀 살살 닫으라고 했잖아!"

아내가 소리를 지릅니다.

물론 이번만이 아니고 현관을 나설 때면 아내가 항상 하는 소리입니다. 아파트의 구조상, 바람의 영향 때문에 현관문을 자동으로 닫히게 놔두면 쾅하고 닫히는 소리가 유난히 크게 들리는 까닭에서입니다.

"짐을 들고 있으면서도 꼭 그래야 하냐! 이럴 때는 좀 대충하면 안 돼? 손상된 물건은 또 어쩔 건데...."

제가 받아쳤습니다.
혼자만 사는 세상이 아니고 공동체 생활을 해야 하는 아파트, 당연히 남을 배려해야 함이 마땅하지요. 그런데 살다 보면 불가피한 상황이란 게 있게 마련입니다. 무거운 짐을 들고 있을 땐 굳이 그러지 않아도 되지 않겠냐는 것이 저의 주장이었습니다.

"현관문 닫히는 소리가 다른 집에서 얼마나 크게 들리는지 알기나 해?"

지려고 하질 않습니다.
제 아내가 이렇습니다. 평상시 다른 집의 현관문 닫는 소리를 듣고 살아 왔기에 듣는 사람의 입장을 생각하면 얼마나 스트레스인지 알고 있다는 얘기입니다.  

층간소음 문제만 해도 그렇습니다. 꼭대기 층과 아래층을 제외하며 모든 층은 층간소음에 있어 물고 물리는 형태입니다. 위층에서 나는 소리가 귀찮으면 자신들이 내는 소음 또한 아래층에서 들을 때는 귀찮을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제가 살고 있는 아파트의 위층은 유난히 시끄럽습니다. 늦은 밤에 쿵쾅거리는 것은 다반사고 심지어 자정을 넘기고도 부부싸움을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하루가 멀다 하고 소음공해를 시달리며 살고 있지만 위층에다 대고 싫은 소리 한번 한적 없다는 것입니다. 오히려 위층에서 나는 소리를 가리키며 아이들에게 늦은 밤에는 뒤꿈치를 들고 걸으라고 가르치는 형국입니다.

너무 착해서 그런 건지 아니면 너무 어리석은 건지 헷갈릴 때가 많다는 것입니다. 숨소리조차도 남들이 싫어할 것 같으면 숨도 쉬지 않고 살아갈 아내입니다. 이런 아내 덕분에 오늘도 우리 집은 쥐죽은 듯 고요합니다. 그나저나 저와 아이들이 아내의 눈치 보며 스트레스를 받는 것은 백번 양보한다 치고, 이런 일로 벌어지는 부부싸움은 어떡하란 말입니까.

추천은 또 하나의 배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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