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세상과 만사

우연히 뜯어본 커피자판기, 찌든 때에 기절초풍

by 광제 2012. 6. 17.
반응형






사무실 커피자판기의 기절초풍할 위생상태


매일아침 출근을 하자마자 일을 시작하기 전에 늘 습관처럼 하는 일이 있습니다. 바로 커피타임인데요, 직원들 모두, 누구라고 할 것 없이 거의 대부분이 모닝커피를 좋아합니다. 예전에는 사무실 마다 전기 포트와 커피 셋트를 갖춰놓고 직접 타 마시기도 하였지만 요즘에는 어느 정도의 인원을 보유한 사무실에서는 대부분 '미니 자판기'를 설치하여 손쉽게 커피를 마시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얼마 전, 평상시와 같이 출근을 하여 커피를 뽑아 마시는데, 혀끝에서 이물질이 감지가 됩니다. 손가락으로 꺼내보니 숯덩이처럼 새까만 물질이었는데, 처음에는 '커피가 녹지 않았나?' 라고 생각하고는 바로 티슈에 싸서 쓰레기통에 버렸습니다.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 보니 분말가루로 되어 있는 자판기용 커피에서 이런 물질이 나온다는 게 좀 이상하였습니다.

그럼 이런 이물질이 대체 어디서 나온 걸까요?

↓ ↓ ↓ ↓ ↓콕!
누르시면 많은 분들이 보실수 있습니다.



겉으로 보기엔 더 없이 깨끗한 커피자판기

그렇다고 해서 자판기의 내부가 불결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틈틈이 재료가 떨어지거나 하면 직원 중 누구라도 재료를 채워 넣기 때문에 눈에 보이는 위생 상태는 항상 깨끗한 편이었습니다. 결국 이물질의 정체를 알아내는 것은 포기하였습니다.

그런데 며칠 전, 당시 이물질의 정체를 알아낼 수 있는 조그마한 일이 있었습니다. 
직접 커피를 뽑고 있는데, 커피물량이 절반도 채 되지 않는 것이었습니다. 웬일일까. 다시 한 번 뽑아봤습니다. 결과는 마찬가지, 종료음이 울린 후 컵을 뺐는데도 커피량은 평상시의 절반수준, 가만히 보니 커피가 나오는 꼭지에서 커피가 계속하여 흐르고 있었습니다. 가만히 눈여겨보니 시원스럽게 나와야 할 커피가 약하게 나오는 것이 보나마나 관이 막힌 것입니다.

뜯고 조이는 것이라면 남보다 조금더(?)좋아하는 저입니다. 
이런 상태를 두고 그냥 지나칠 리 없습니다. 바로 자판기를 열고 분해에 들어갔습니다.


미니자판기의 내부모습.

세종류의 음료가 나오는 노즐의 모습인데, 커피가 나오는 노즐이 막힌 듯 시원찮게 흘러나오는 커피. 
 

겉으로 보기에는 관이 막혔는지 알 수 없었지만, 문을 열고 커피가 컵으로 떨어지는 광경을 보니 꼭지부분에서 막힌 것이 확실해 보였습니다. 윗부분에서 떨어지는 물량은 충분해 보이는데, 분명 중간부분에서 정체가 되고 있었습니다.



뜯어 낸 고무호스와 플라스틱 노즐

고무로 된 호스를 뜯어내고 꼭지부분까지 뜯어냈습니다.
그런데 꼭지부분을 보는 순간 경악하고 말았습니다.


호스 안쪽에 눌러 붙었던 찌든 때

새까만 때가 플라스틱으로 되어 있는 꼭지의 안쪽 면에 덕지덕지 붙어 있는 것이었습니다. 커피가 흐르면서 발생 된 찌꺼기가 꼭지의 안면에 눌러 붙기 시작해 쌓인 것입니다.

이 찌든 때를 보는 순간, 며칠 전 커피를 마시면서 발견된 이물질이 생각났습니다. 그때의 이물질이 바로 이거였습니다. 때가 형성된 층이 얼마나 두꺼웠는지, 커피물이 흐르지 못할 정도로 막혀 있었다니 정말 어이가 없습니다. 얼핏 보니 의학상식에서 봐 오던 막힌 혈관의 모습이 연상됩니다. 혈관이 막혀 혈액이 원활하게 흐르지 못하여 오는 질병이 이런 것이구나 생각됩니다.



가느다란 도구에 휴지를 말아 노즐의 내부를 닦아 봤습니다.

새까만 때가 안쪽에 꽉 들어찬 채 막혀 있고, 누런 때를 닦아내니 얼핏 쇳가루 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이 곳을 통해 나온 커피를 마셨다고 생각하니 구역질까지 납니다.


면봉으로 닦아 내려고 했는데, 하필 면봉이 없어 주방으로 달려가 쇠젓가락에 화장지를 둘둘 말아 닦았는데, 한참을 닦아도 때가 떨어질 줄 모릅니다. 얼마나 심하게 찌들어 있었는지 물에 잠깐 담구고 나서야 겨우 닦아낼 수 있었습니다.

지금까지 마셨던 자판기의 커피는 모두 이 지저분한 관을 통해서 흘러나온 커피였습니다. 저의 회사에 설치된 미니자판기는 모두 세 대, 그런데 하나같이 모두가 이런 상태였습니다. 커피량이 충분히 나온다 해도 꼭지 내부에는 이처럼 찌든 때가 덕지덕지 붙어 있었습니다. 구조적인 문제인지, 아니면 재료의 질이 좋지 않아 찌꺼기가 발생하는 건지 모르겠습니다. 미화부 직원도 모르고 있었고, 즐겨 마시는 직원들도 모르고 있었던 지저분한 커피, 관을 청소하고 나니 한숨이 지어집니다. 매일 마시고 있는 자판기의 커피, 지금 바로 살펴보시기 바랍니다.

추천은 또 하나의 배려입니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