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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 한라산

눈꽃산행, 아무나 즐길 수 없다.

by 광제 2008. 12.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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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비된 자만이 초대 받을 수 있다. 적설기의 한라산
꼼꼼히 준비하여 환상 설경을 만끽하자. 


유난히 눈이 많이 내리는 겨울이 될 것 같은 예감이 듭니다. 예년에 비해 부쩍 늘어버린 등산인구, 그리고 눈꽃의 향연에 미리부터 마음 들떠 있는 많은 애호가들, 이 모든 것들이 철저한 계획이 없이는 결코 누릴 수 없는 준비된 자 만이 초대 받을 수 있는 자격을 갖게 되는 것입니다. 최소한 한라산 만큼은 그러합니다.


‘적설기 산행’ 말만 들어도 괜시리 마음 설레는 분들이 분명 계실겁니다. 저 또한 지금부터 설레어 집니다. ‘적설기’란 말부터 짚고 넘어가겠습니다. ‘지면에 내린 눈이 녹지 않고 쌓여 있는 시기’우리는 보통 적설기라고 말합니다. 하지만 이 ‘적설기 산행’ 이란 말이 ‘빛좋은 개살구’ 같아서 듣기에는 그럴싸 한데 실제로 우리나라에서는 ‘이때가 정확한 적설기다’ 라고 딱히 꼬집어 말할 수 없다는데 문제가 있습니다.


▲2008년 2월13일 성판악 코스를 이용하여 백록담으로 향하는 등반객들

남한에는 백두산과 같은 해발 2,000m가 넘는 고산이 없습니다. 설사 있다하여도 지역적으로 비교적 따뜻한 남쪽이다 보니 한 겨울 내내 눈이 쌓여 있는 모습을 본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우리나라 대부분의 산들은 한겨울에도 수차례 눈이 쌓였다, 녹았다를 반복합니다. 한라산도 예외는 아니어서 눈이 쌓여 있는 기간이 사실 얼마 되지 않습니다.


물론 한겨울 내내 산 중턱의 나무 밑에는 녹지 않고 눈이 쌓여 있는 모습을 볼 수는 있습니다. 이것을 등반애호가들이 원하는 적설기 산행의 그림은 아닐테고요, 눈이 부실 것 같은 설국으로 바뀐 산등성이의 모습과 등반로에 쌓여 있는 눈을 밟으며 걷는 즐거움, 그리고 눈보라를 동반한 세찬 칼바람을 한번쯤은 그리워하는 애호가들도 분명히 존재합니다. 한라산이 그러합니다. 제대로 된 적설기의 한라산을 경험했던 추억이 있는 분들은 결코 뿌리칠 수 없는 유혹이 한라산에 도사리고 있습니다.


필자는 살고 있는 곳이 제주시라서 밤새 눈이 쌓여 있는 모습을 보고 아침에 그냥 오르면 기막힌 설경의 한라를 볼 수 있습니다. 반면 육지부에서 적설기 한라산등반을 생각하고 있다면 문제는 달라집니다. 어설프게 날짜를 정하여 입도하였다가 눈도 한번 밟아 보지 못하고 돌아간다면 그 또한 낭패입니다. 그렇다면 과연 언제가 적당하고 또한 어떠한 준비를 하여야 제대로 된 한라산의 설경을 감상할 수 있을까.


1. 적설기의 정점을 공략하여 실수를 줄여라.


보통 2박3일 여정으로 한라산을 많이 찾습니다. 대단한 꾼들은 새벽 비행기로 입도하여 바로 성판악으로 올라 관음사로 내려오는 종주 코스를 선택합니다. 꾼들이니 한번으로 만족이 안됩니다. 어렵게 마련한 시간 언제 다시 올까요. 다음날 또다시 설경이 끝내준다는 영실~어리목코스를 만끽합니다. 하지만 이러한 계획도 눈이 안쌓이면 허사, 그럼 언제? 필자가 추천하는 시기는 1월20일부터 2월10일 까지입니다. 물론 이시기의 정점인 1월말이나 2월초에 가까울 수록 실수가 없겠죠. 


2. 미리 날짜를 계획하고 준비하지 않으면 늦는다.


건강관리의 중요성이 날로 강조되다 보니 등산인구가 급격히 늘고 있습니다. 올해도 물론 예년에 비해 엄청난 애호가들이 한라산을 찾을 것입니다. 아마도 발빠른 애호가들은 진즉에 예약을 완료하고 날이 오기만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는지 모릅니다. 지금 이순간 카렌다를 보면 원하는 날짜의 항공편이 있는지 확인해 보시기 바랍니다. 언제나 성수기의 제주는 교통편의 제약을 받아온 것이 사실입니다. 날로 심해지고 있구요. 항공편이든 선박편이든 미리미리 점검을 해두시기 바랍니다. 시간은 되는데 교통편이 안되어 여행에 차질이 생긴다면 그 또한 밤잠을 못이룰 일입니다.


3. 한라산은 육지부의 산과 특성이 다르다. 우습게 보지말라.


등산시에는 오로지 꾸준하게 오르는길, 하산시에는 내려오기만 하는길. 필자의 포스트 중에 ‘한라산 쉽게 오르자’ 라는 글이 있습니다. 거기에 소개한 데로 한라산은 육지부의 산과 특성 자체가 틀립니다. 올겨울 첫눈이 내리던 11월21일 한라산 등반로에는 엄청난 양의 눈이 쌓였습니다. 지금쯤은 다 녹았겠지만 말입니다. 첫눈을 보려고 많은 등반객들이 한라산을 찾았었는데요, 상당수의 등반객들은 안전장비를 갖추지 않은 상태였습니다. 발밑은 얼어 있고 세찬 눈보라의 날씨인데도 불구하고 일회용 비옷으로 카바를 하고 청바지에 운동화 차림에서부터 심지어는 일반 운동화까지 신은 모습을 보았습니다. 눈이 내린 등반로는 오를때는 별 문제가 없어 보이지만 내려올때는 아이젠 없이는 상당한 어려움이 있습니다. 그리고 겨울철 청바지 차림은 내몸을 사지로 내모는 결과를 초래 할 수 도 있습니다. 찬바람에 영하의 눈보라 속에 뻑뻑해질 수 있는 청바지, 진눈깨비 몰아치는 날이면 끝장입니다. 보온이 잘되고 방수능력이 있는 등산바지와 등산화 그리고 아이젠과 스패츠는 필히 챙기시길 권합니다.


4. 일기와 통제 시간을 숙지하라.


한라산에서의 일기예보는 사실 무의미할 수도 있습니다. 왜냐하면, 일기에 따라 관리공단의 통제가 이뤄지기 때문이죠. 하지만 미리 어느 정도의 일기를 파악하고 있다면 시간적으로 많은 도움이 될 수도 있습니다. 기상청의 일기예보를 믿다가 낭패를 보기도 하지만 완전 무시하는 것 보다는 나을 것입니다. 기후 변화가 심한 한라산은 출발할때는 아무 이상 없다가도 등반 도중에 기후에 따른 등반 통제가 이뤄지기도 하는 곳입니다. 겨울철에는 바로 대설주의보입니다. 대설주의보가 발효되면 전면 통제될 수도 있으니 사전에 어느 정도의 정보는 꼭 숙지해 두시기 바랍니다. 또한 한라산의 각 등반코스의 통제시간은 아래표와 같습니다.


5. 악천후에 주의해야 할 구간과 대피소등을 파악하라.


한라산을 자주 찾는 분도 계시겠지만 생소한 분들이 대부분일 것입니다. 산림으로 우거진 지역이면 그다지 문제될 것이 없어 보이나 능선이 펼쳐져 있는 상태에서 눈보라가 치고 한치 앞도 분간 할 수 없는 악천후를 만날 여지가 많은 곳이 한라산입니다.
 

▲폭설에 대비하여 등반로 표시 깃발을 세우는 모습

성판악코스의 진달래밭에서 백록담 지역, 관음사코스의 삼각봉인근지역과 왕관능에서 백록담지역, 영실코스의 선작지왓 지역, 어리목코스의 사제비동산에서 윗세오름까지의 지역 눈보라 기후에 등반로를 잃어 버려 조난 가능성이 짙은 지역입니다.

얼마전 관리공단 측에서 폭설에 대비하여 등반로 표시 깃발을 세우기도 하였는데요, 진행도중 눈보라에 의하여 앞이 안보일때는 절대로 앞으로 나아가서는 안됩니다. 빨간색의 깃발이 보일때까지 기다렸다가 진행 방향이 안전하게 확보 되었을 때 앞으로 이동하셔야 합니다.



또한 각 코스의 대피소가 어느 정도의 위치에 있는지, 매점과 식수를 구할 수 있는 곳은 어딘지, 매점에는 무엇을 팔고 있는지도 미리 알아두면 상당한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아래 표를 참고하시기를 바라며, 전혀 소홀함이 없이 철저한 준비를 하여 어렵게 준비한 적설기 산행의 묘미를 최대한 만끽하시기를 바랍니다.

※위 표에서 식수를 구할 수 있는곳 중에 거리로 지점을 표시한 곳과 노루샘 등의 약수터는 혹한기에 얼어 버릴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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