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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제주촌놈, 수원화성의 가을색에 홀딱 반하다

by 광제 2012. 11.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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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가을색이 눈앞에 펼쳐져 저절로 탄성이 흘러나온 것은 제주도를 떠난 지 불과 한시간만이었습니다.
한라산에는 이미 단풍이 떨어져 중산간 지대에 가서야 그나마 늦가을의 정취를 만끽할 수 있을 정도인데,
그곳에는 이제야 가을이 시작되는 듯했습니다.

김포공항에서 리무진에 몸을 싣고 달리는 차안,
그 차안에서 바라보는 도심지의 풍경은 지금가지 제주도에선 보지 못했던 신세계와도 같았습니다.
아~! 하는 탄성이 절로 흘러나오더군요.

"제주도의 가을도 어디 못지않게 아름다운데 왜 그러시나요?"

동승한 지인이 미심쩍은 표정을 하고는 물어 옵니다.

"이렇게 그윽한 가을은 제주도엔 없지요.
저 노란빛깔 좀 보십시오. 저는 은행나무만 보면 너무 기분이 좋습니다."


사람들은 잘 모르더군요.
제주도엔 은행나무가 없다는 사실을 말입니다.
두 눈을 동그랗게 뜨고는 아무래도 믿기지 않는 듯 재차 물어옵니다.

"정말 제주도엔 은행나무가 없나요?"

매해마다 제주도의 가을 풍경을 블로그를 통해 소개하고 있지만 항상 불만인 것이 바로 이것입니다.
제주대학교의 교수아파트 입구 도로와 교정에 심어진 은행나무 몇 그루가 제주시민들에게는 그나마 위안거리,
아주 간간이 한그루씩 심어놓은 은행나무는 있어도 육지부에서 볼 수 있는 큰 규모의 은행나무 군락이나
끝없이 이어진 가로수 길은 눈을 씻고 봐도 찾을 수 없는 곳이 바로 제주도랍니다.

"전혀 의식을 못했었네요. 그러고 보니 은행나무를 본적이 없습니다."

지대가 높아 어느 곳보다 겨울이 먼저 찾아오는 한라산,
또한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드센 가을바람은 채 물들기도 전인 단풍잎을 모두 할퀴고 가버립니다.
한라산의 단풍잎이 곱지 않은 이유입니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단풍구경을 떠나는 곳은 한라산 중턱이나 중산간입니다.
상대적으로 바람이 덜 탄 고운 단풍을 볼 수 있기 때문이지요.

이렇듯 진짜 가을의 풍경을 잘 접해보지 못한 저에게 내륙에서 보는 오색의 향연은 한마디로 그림과도 같았습니다.
달리는 내내 차창 밖으로 펼쳐진 모습, 도화지에 뿌려진 풍경이라는 표현을 자주 봐 왔는데 바로 이런 모습을 두고 하는 소리로구나.
눈부신 가을 풍경은 경기도를 대표하는 도시인 수원에 이르러서도 계속됩니다.


수원 화성의 아름다운 가을

미디어 다음이 주관한 팸투어, 수원을 알리고자 하는 목적으로 난생처음 수원이란 곳을 찾았습니다.
제주도에서 같이 올라간 아이엠피터님, 그리고 보람이랑님, 온누리님, 임현철님, 정덕수님, 거다란님, 커피믹스님, 캔디님 등
활발하게 블로거 활동을 하시는 귀한 분들과 함께한 자리였는데요,
세계문화유산인 수원화성을 중심으로 다양하게 펼쳐진 볼거리,
그리고 이와 연계하여 1박2일간 머무르며 수원에 숨어있는 볼거리를 발굴하여
블로그를 통해 많은 분들께 알리고자 하는 것이 목적이었답니다.

화려하지도 않고 소박하면서도 조용한 도시,
길을 걷다가 우연히 만나는 사람들조차도 왠지 어디선가 본 듯한 느낌,
김치를 담그다가도 맛을 보고 가라며 한입 넣어주는 푸짐한 인심과 정겨운 눈빛들을 보니,
이곳 사람들은 정말로 사람들을 좋아한다는 사실을 느꼈습니다.
왜 수원을 두고 휴먼시티라 부르는지 이곳에 와서야 비로소 알게 됐다는 것입니다.

사람들의 표정이 살아있으니 수원 화성에 물들어 있는 가을색이 참으로 아름다워 보입니다.
그곳을 같이 걸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수원 팔달산 정상에 있는 서장대에 선 시민들,
서장대는 수원 시가지가 한눈에 들어오는 멋진 조망권을 가지고 있더군요.
여기서 '장대'는 장수가 군사를 지휘하던 곳을 말합니다.
수원화성에 주둔했던 장용외영 군사들을 지휘했던 지휘소이며 화성에는 서장대와 동장대 두 곳이 있답니다.  


성신사에 고운 단풍이 들었습니다.
팔달산 기슭에 자리하고 있는 성신사, 성신사는 화성 성역을 마무리 짓고 화성이 영원하게 보전될 것을 기원한 사당으로서 화성의 무사태평(無事泰平)을 기원한 기념 건축물입니다. 1796년 화성 성역의 준공을 축하하는 낙성연을 낙남헌에서 행하기 전에 먼저 이 사당에서 제사를 올렸다는 군요. 저도 우리가족의 건강을 위하여 이곳에서 머리를 숙였습니다.


서장대와 서북각루를 내려서 장안문으로 향하던 길,
장안공원에서 한 벤치에서 깊어가는 가을의 정취를 만끽하고 있는 할머니들의 모습니다.


화성열차를 타고 달리던 중에 만난 수원화성의 가을,
화성열차는 동력차와 관광객 탑승차량 3량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앞부분에는 임금(정조)를 상징하는 용머리 형상을 하고 있고 관광객들이 앉는 객차는 임금의 권위를 나타내면서 관람의 편의성을 위해 임금이 타던 가마를 형상화 하였습니다. 매일 오전 10시부터 저녁까지 연무대에서 팔달산 까지 운행을 한답니다. 수원을 여행 중이라면 꼭 한번 타볼 것.


서북각루 주변으로 눈부시게 피어난 억새, 화성 주변으로 억새꽃이 가장 아름다운 곳이라고 합니다. 


화서공원에서 가을의 정취는 만끽하고 있는 가족들의 모습, 정말 행복해 보입니다.


하얗게 피어난 억새꽃이 화성의 성곽과 절묘하게 어우러진 모습입니다.


장안공원에서 본 화성 성곽


지동벽화마을에서 눈길을 끌었던 모습,
가을의 대표적 풍경이기도 하지요.
울타리 안에는 대봉감이 주렁주렁 달려있고,
골목길 담벼락에 그려진 벽화는 실제 감나무와 절묘하게 조화를 이루고 있는 모습니다.
지동벽화마을은 나중에 따로 소개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쓸어도 쓸어도 떨어지는 낙엽, 할아버지에게는 한낱 귀찮은 존재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은행나무와 화성열차


팔달산 산책로에 물들어 있는 가을


근총안(近銃眼)으로 바라본 가을,
근총안은 성벽에 가까이 다가온 적을 섬멸하기 위하여 성곽 아래쪽을 향하여 낸 총구를 말합니다.


장안공원을 걷는 엄마와 아들


가을을 상징하는 지동마을의 단풍잎 벽화


지동마을 골목길에서....

수원화성에서 느껴본 가을,
성의 둘레만도 5,7km, 시간이 된다면 산책하듯 천천히 걸어보고 픈 욕심이 간절한 곳이었습니다.

화성축조이후 일제 강점기와 한국전쟁을 겪으면서 성곽의 일부가 파손되고 손실되기도 하였지만
현재는 대부분 옛 모습과 다르지 않게 복원되어 많은 사람들에게 당시의 상황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1997년 12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되기도 한 수원화성에서 깊어가는 가을을 느껴보시기 바랍니다.

추천은 또 하나의 배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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