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찍 출근한 일요일 아침,
직원 휴게실에서 모닝커피를 한잔하면서 TV를 보니 무슨 강의 프로그램이 방영되고 있더군요.

처음부터 보질 않아서 무슨 코너인지는 자세히 모르겠지만 개그맨으로 활동 중인 고혜성씨가 출연하여
자신감과 긍정의 힘이란 내용을 갖고 학생들을 대상으로 열띤 강의를 펼치고 있었던 것입니다.
대충만 보아도 아들 녀석에게 아주 유익한 내용이 되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시간은 아침 9시를 육박하는 시간이었지만 일요일이라 늦잠을 자고 있을 것이 뻔하였습니다.
하지만 강의 내용을 놓치고 싶지 않은 마음에 부랴부랴 아내에게 전화를 걸었지요.
어서 빨리 아들을 깨워서 TV 좀 보게 하라고 말입니다.
알았다는 대답을 듣고는 전화를 끊었습니다.

자신감이 필요해 보이는 아들에게 강의내용이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것이라는 생각에 나름 흐믓한 미소가 지어지더군요.
잠시 후면 황당한 일이 벌어질 것이라는 사실도 모른 채 말입니다.

전화를 끊고 나서 3분이나 지났을까,
딸애에게서 뜬금없는 문자메시지가 날라 온 것입니다.
내용부터가 아리송합니다.

"아빠...난?"

이게 대체 무슨 뜻일까요.
딸애도 마찬가지로 일요일 아침이라 늦잠을 자고 있을 것이 분명한데,
혹시 잘못 보낸 것은 아닐까. 한참을 고민 끝에 답장을 보냈지요.



그런데 다시 날라 온 딸애의 문자를 보고는 쓰러지고 말았습니다.
아빠에게 큰 실망을 느꼈다는 딸애,
지금까지 살면서 이러한 내색을 한 적이 없었던 딸애라 적잖이 당황했는데요,
사연인즉 이렇습니다.

저의 전화를 받은 아내,
TV에 좋은 내용이 방송되고 있는 것을 확인하고는 아들 녀석을 서둘러 깨웠나 봅니다.
이때 자기 방에서 잠을 자던 딸애가 이 소리를 듣고는 자기는 보면 안 되냐며 깨어난 것이었지요.
하필이면 아내가 "아빠가 오빠만 깨우라했는데...." 이게 화근이 되었던 것입니다.

잔뜩 화가 난 딸애가 아빠에게 섭섭한 마음을 담아 항의성 문자메시지를 보낸 것이었지요.
성공을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강연 내용을 보고는 위와 같은 내용을 적어 보낸 것입니다.
아차 싶었습니다. 그냥 둘 다 깨워라 했으면 아무 일 없었을 것을....

평상시는 딸애를 그렇게 아끼면서도 교육과 연관된 일이 있으면 왜 아들이 먼저 떠오르는지,
아마도 나의 잠재된 의식 중에는 자식에게 조차도 남녀에 대한 편견이 자리 잡고 있지는 않았는지,
딸애에게 뒷통수 한방 크게 얻어맞은 기분입니다.

추천은 또 하나의 배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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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행복끼니  수정/삭제  댓글쓰기

    딸에게 더 잘하세요~~
    아들은 필요없답니다~~ㅎㅎ
    행복한 하루되세요~^^

    2012.12.10 09:24
  3. 뜨개쟁이  수정/삭제  댓글쓰기

    그냥 재밌네요.
    우리집에서도 늘 듣는 이야기라..^^

    2012.12.10 09:53
  4. Favicon of https://ibio.tistory.com BlogIcon 나비오  수정/삭제  댓글쓰기

    ^^ 따님이 귀엽네요 ~~
    이번 한주도 즐겁게 보내시길....

    2012.12.10 10:07 신고
  5. Favicon of https://yahoe.tistory.com BlogIcon 금정산  수정/삭제  댓글쓰기

    ㅎㅎ
    아빠의 길도 험난합니다.
    ㅎㅎ
    잘 보고 갑니다. 즐거운 월요일 홧팅하세요

    2012.12.10 10:37 신고
  6. Favicon of http://life-lineup.tistory.com BlogIcon +요롱이+  수정/삭제  댓글쓰기

    따님이 참 귀여우세요^^
    너무 잘 보고 갑니다!

    2012.12.10 10:38 신고
  7. Favicon of http://blog.daum.net/sunny38 BlogIcon 하늬바람  수정/삭제  댓글쓰기

    ㅎㅎ 항의 문자 받으실만 하셨네요.
    담에는 모두 같이 챙겨주셔야 할 듯 합니다^^
    행복한 한주 되십시오~

    2012.12.10 10:49
  8. Favicon of http://mung67 BlogIcon 솔향기  수정/삭제  댓글쓰기

    울집은 아빠가 딸만 챙긴다고 아들의 반응이 가끔 가는가 봅니다
    이럴때 마음속이 조금 뜨끔 하지요
    행복한 하루 되세요~~

    2012.12.10 11:14
  9. Favicon of http://stockm.tistory.com BlogIcon S매니저  수정/삭제  댓글쓰기

    따님분에게 더 잘해줘야 겠는걸요 ㅎ
    잘 보고 갑니닷..^^

    2012.12.10 11:50 신고
  10. Favicon of http://areadi-music.tistory.com BlogIcon 아레아디  수정/삭제  댓글쓰기

    너무 귀여워보이는데..ㅎ
    잘해줘야겟는데요?ㅎ

    2012.12.10 12:21 신고
  11. Favicon of https://daddymoo.tistory.com BlogIcon 아빠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하~참... 그래도 두 자녀가 아주 부럽습니다. 아들은 늦잠자는걸 방해받았다고 기분나빠하지 않고,
    딸애는 좋은 교육프로 자기도 보겠다고 떼를 쓰니 말입니다. 여느집들과는 다르잖아요~

    2012.12.10 13:00 신고
  12. Favicon of http://blog.daum.net/parkah99 BlogIcon 주리니  수정/삭제  댓글쓰기

    그럴만한데요?
    그래도 자신이 기분이 나빴슴을 당당히 표현하고 생각을 바꿔 줄 것을 요구한데
    더 당차 보입니다. ㅋㅋ

    2012.12.10 13:04
  13. Favicon of https://pjsjjanglove.tistory.com BlogIcon 영심이~*  수정/삭제  댓글쓰기

    별거 아닌거라 생각해도 아이들은 섭섭하게 느껴지나 봐요...^^
    그런데 아빠소님 말씀처럼 다른 집 아이들과는 뭔가 다른 것 같은데요..^^

    2012.12.10 13:45 신고
  14. Favicon of http://aduyt.tistory.com BlogIcon 어듀이트  수정/삭제  댓글쓰기

    많이 섭섭하게 느꼈나봐요..
    잘해드려야겟는데요??ㅎ

    2012.12.10 14:46 신고
  15. Favicon of https://dangjin2618.tistory.com BlogIcon 모르세  수정/삭제  댓글쓰기

    오랜만에 이쁜이야기를 잘듣고 갑니다.즐거운 오후 시간이 되세요.

    2012.12.10 15:19 신고
  16. Favicon of https://yongphotos.com BlogIcon 용작가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런이런.... 딸애를 위한 이벤트가 필요하겠는데요~! ^^ ㅎㅎ

    2012.12.10 16:40 신고
  17. Favicon of http://blog.daum.net/choch1004/ BlogIcon 맛돌이  수정/삭제  댓글쓰기

    무심코 한 행동이 자신의 생각과 달리 전해질 때가 있지요.
    실은 자식들 둘 다 사랑하는데
    곤혹스러웠겠습니다.
    ㅎㅎ

    2012.12.10 20:12
  18. Favicon of https://heysukim114.tistory.com BlogIcon *저녁노을*  수정/삭제  댓글쓰기

    ㅎㅎ댄통 당하셨군요.ㅋㅋ
    차별하진 말아야죠.ㅎㅎㅎ

    2012.12.11 06:58 신고
  19. Favicon of https://yuji7590.tistory.com BlogIcon 초록샘스케치  수정/삭제  댓글쓰기

    가끔 우리집도 작은애의 날카로운 지적에 당황하곤 한답니다.
    아들 딸 구별 않는다 하면서도, 어느새 나름 구분지어 대하는것 같은가보네요.

    2012.12.11 08:05 신고
  20. Favicon of http://blog.daum.net/cola1018 BlogIcon 바람될래  수정/삭제  댓글쓰기

    내 생각이지만..
    아마도 남학생이 꼭 봐야할 프로엿을꺼야..ㅎㅎ

    2012.12.12 00:57
  21.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직 우리 사회에 은연 중에 남녀 차별이 정말 많이 잔존하지요 ㅠㅠ 아마 제가 죽기 전까지는 여전할 거같아요... 다음생에는 제발 남자로 태어나기를 그리고 이 땅에 제발 태어나지 않기를 빌었던 허난설헌의 시가가 떠오르네요. 제발 그냥 넘어가지 마시고 따님과 깊게 이야기 해 보세요. 사소한 것 같지만 마음의 상처랍니다. 다음 세대로 미루지 말고 지금의 기성세대부터 마인드를 고쳐주세요.

    2017.02.25 0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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