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산 정상에서 맞이한 벅찬 감동의 새해 해돋이
-일 년에 단 한번만 볼 수 있는 한라산 해돋이-
제주도 대부분의 지역에서는 새해 해돋이를 보질 못했네요. 제주도 전 지역에 드리운 구름 때문이었습니다. 제주도에서는 이름 있는 해돋이 명소를 찾았던 많은 사람들이 아쉬워 할 수밖에 없었는데요, 제주도에서는 오직 한곳, 한라산 정상에서 만큼은 너무나 감동적이고 화려한 새해 해돋이를 볼 수 있었습니다. 한라산 하면 해발 1950m, 대한민국에선 최고봉이라 할 수 있는데요, 구름을 뚫고 솟아있는 한라산의 정상 백록담, 그곳을 찾은 수천 명의 인파들은 구름바다 위로 솟아오르는 새해 첫 해돋이를 보면서 벅찬 감동과 소망을 빌었습니다.
대한민국 최고봉을 자랑하는 한라산이지만 한라산 정상에서 해돋이를 볼 수 있는 날은 일 년 중 딱 하루, 새해 첫날뿐입니다. 유네스코 자연유산인 한라산은 당일 등산이 원칙인 지역으로 무조건 오른 당일에 하산을 하여야 합니다. 때문에 각 등산코스에는 입산 시간과 통제 시간이 정해져 있고, 또한 철저하게 지켜져 오고 있습니다.
하지만, 일 년 중 단 하루, 새해 첫날만큼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예외로 하고 있습니다. 새해 첫날인 매년 1월1일 0시를 기해 등반을 허용하고 있는 것이지요. 앞서도 언급했지만 한라산 정상에서의 해돋이, 4~5시간 야간 등반 후, 맞이하는 해돋이는 평생 잊지 못할 감동과 함께 의미와 가치가 충분하기 때문입니다.
또한 겨울철 야간 등반이라는 점에서 주의해야 할 부분도 많습니다. 산악 안전사고에 대비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몸을 보호 할 수 있는 두터운 옷과 모자 등 방한장비, 그리고 아이젠과 스패츠, 특히 야간산행이기 때문에 헤드랜턴, 그리고 칼로리 소모가 많기 때문에 체력을 보충할 수 있는 초콜릿이나 견과류 등을 충분히 챙겨야합니다.
그럼, 지금부터 장장 10시간가량 이어졌던 한라산 해돋이 장면을 소개하겠습니다.
이번 해돋이 산행은 처음부터 고민이 많았습니다. 모르는 게 약이라고 대충 챙기고 떠났던 예전과는 다르게 이제는 야간 산행, 특히 겨울철 혹한기 야간 산행의 힘든 점을 알기에 여간 신경이 쓰이는 게 아니었지요. 그래서 이틀 전부터 필요한 것을 하나하나 챙겨 놓기 시작했습니다.
혹한기라 하지만 이동할 때는 땀이 많이 흐르기 때문에 체온을 유지하면서도 간편하고 땀 배출이 잘되는 의류, 그리고 이동하지 않을 때에는 추위가 엄습하기 때문에 몸을 보호 hkf수 있는 패딩 종류의 따뜻한 옷, 자칫 소홀히 할 수 있는 하의도 혹한기에는 참을수 없는 한기를 느낄 수 있기 때문에 따뜻한 가능성 내의에 패딩 종류의 바지로 준비를 했습니다.
의류 외에도 두터운 장갑과 귀를 감쌀 수 있는 모자에 안면보호대와 핫팩, 그리고 아이젠과 스패츠, 스틱 등을 꼼꼼하게 챙겼습니다. 한라산 정상은 칼바람으로 유명하기 때문에 추위에 철저히 대비해서 나쁠 건 없다는 생각입니다.
이밖에 챙겨야 할 것은 또 있지요, 사진을 담아야 하기 때문에 무거운 DSLR도 배낭에 넣어야 하고 삼각대와 여분의 배터리, 여분의 메모리, 스마트폰 여분의 배터리까지 챙겨 넣었습니다. 허기와 떨어진 체력을 보충해줄 음식으로는 보온병에 뜨거운 물을 준비하고 사발면 두 개, 초콜릿과 양갱, 사과 한 개, 그리고 커피 티백을 준비하였습니다. 이정도면 거의 준비를 마친 것 같습니다.
준비를 마치고 집을 나선 시간은 새해 0시를 넘긴 새벽 1시, 한라산국립공원측에서는 등산 허용시간을 0시로 정해 놓았지만, 한라산 정상까지의 평균등반시간, 야간이라는 점과 사람들이 많이 몰릴 것을 감안하더라도 넉넉잡아 5시간이면 충분해 보였습니다. 7시 40분 해돋이 시간을 맞춘다고 보면 2시에 출발을 해도 되겠다는 계산이 나옵니다.
성판악에 도착한 시간은 1시 40분, 벌써 많이 차량들이 성판악 코스 입구의 도로변에 길게 주차를 하고 있었습니다. 주차장이 협소하여 도로변 주차를 하고 상당한 거리를 걸어 입구까지 왔는데요, 이곳 성판악이 한라산 정상으로 갈 수 있는 유일한 코스라는 점과 새해 첫 해돋이라는 의미가 있는 날이기에 굉장히 많은 차량들이 몰린 것 같습니다.
성판악 주차장에는 만약의 사고에 대비하기 위하여 응급 구조 차량까지 대기를 하고 있는 상태였고 이미 상당한 수의 등반객들이 정상으로 출발을 한 상태였습니다. 저는 2시 정각에 성판악을 출발하였습니다.
예년 같으면 등반로가 눈으로 덮여 있어야 할 시기인데, 이상 기후 탓에 초입의 등반로에는 눈이 없었습니다. 다만, 밤이 되다 보니 눈이 녹은 물이 얼어붙어 굉장히 미끄러웠다는 점, 그리고 눈은 없었지만 기온이 아주 낮아서 0도를 가리키고 있었고 같은 시간 한라산 정상에는 영하8도의 기온이라 준비를 철저히 하라는 안내멘트가 흘러나옵니다.
성판악을 출발한지 1시간 30분, 4.1km 지점에 있는 속밭 대피소에 도착하였습니다. 사람들이 많고 야간인 점을 감안하면 양호한 시간에 도착 한 것입니다. 평상시에는 볼 수 없는 한라산 대피소의 밤 풍경도 새롭습니다.
새벽 4시 50분, 매점과 대피소가 있는 진달래밭 대피소에 이르렀습니다. 2시간 50분이나 걸렸는데요, 그래도 아주 빠르게 올라온 편입니다. 이날도 어김없이 대피소에는 사발면을 팔고 있었는데요, 사발면을 구입하려는 사람들의 줄이 장난이 아닙니다. 수없이 한라산을 다녔지만 이렇게 긴 줄은 처음 보았습니다.
이곳 진달래밭 대피소도 엄청 추웠는데요, 가만히 서 있으면 오한을 느낄 정도의 날씨였습니다. 단체로 해돋이를 온 사람들이 비닐 속에서 음식을 나눠먹는 모습도 이채롭습니다.
이곳 진달래밭 대피소에부터는 특이한 점도 발견 되었는데요, 정상 쪽에서 하산하는 사람들도 굉장히 많았다는 것입니다. 사정을 들어보니, 정상 부근의 날씨가 너무 추워서 있을 수가 없어서 내려온다는 것입니다. 아마도 등반이 허용된 시간인 0시에 오른 사람들이라 보여 지는데요, 이른 시간이면 사람들도 비교적 많지 않아서 빨리 오를 수 있었을 것인데, 문제는 해돋이까지 너무 많은 시간을 기다려야 한다는 것이지요. 추위에 대한 대비를 소홀히 한 사람이라면 도저히 견딜 수 없었을 것입니다.
그런 까닭에 이곳부터는 시간에 대한 완급조절이 필요했습니다. 너무 빨리 오를 필요가 없다는 것이지요. 7시 40분에 해가 뜬다고 보면, 넉넉잡아도 7시까지만 도착해도 되는데, 지금 시간이 5시, 평균 1시간30분이면 오를 수 있는 구간이기 때문에 체온을 유지 하면서 천천히 오르면 되는 것이었습니다.
6시 40분경, 한라산 정상의 마지막 고비 가파른 능선까지 이르렀습니다. 멀리 동쪽 하늘에는 붉은 여명이 수놓고 있었습니다. 한라산의 특성 상 아주 고지대이기 때문에 구름 위로 이미 올라 온 상태, 하늘과 구름 사이로 비춰지는 여명은 정말 환상적이었습니다.
어느덧 정상입니다. 정말 많은 사람들이 자리를 잡고 해가 떠오르기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발아래로는 온통 구름입니다. 구름바다위에 떠 있는 기분입니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저 구름들이 한라산 정상을 제외한 모든 지역을 흐린 날씨로 만들어 버린 것입니다.
이쯤에서 동영상 하나 보여드리겠습니다.
구름 바다위로 여명의 빛이 점점 밝아옵니다.
준비한 300미리 렌즈를 장착했습니다. 구름바다가 정말로 바다위에서 파도치는 물결처럼 느껴집니다. 이 장면만 봐도 장관입니다.
빛줄기가 모습을 드러내려 하고 있습니다.
조금씩 모습을 드러냅니다.
사람들의 탄성을 지르기 시작합니다. 감동의 시작인 것입니다. 사진으로 모습을 담다보니 그 빛을 느끼기 힘들겠지만 실제로 보면 정말 강한 빛줄기였습니다. 아마 세상에 태어나 이렇게 강한 빛줄기를 직접 눈으로 보는 것은 처음이었습니다.
2016년 새해 첫 태양이 서서히 모습을 드러냅니다. 해맞이를 하는 사람들의 탄성은 계속 이어집니다.
완전한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2016년 새해의 시작을 알리는 태양이 떠올랐습니다. 여기저기서 새해 복 많이 받으시라는 외침이 들려옵니다. 사람들은 두 손을 꼭 모으고 가족의 건강과 행복을 기원하는 모습니다.
이번에는 감동의 동영상입니다.
구름 바다위로 완전히 솟아 오른 새해 첫 태양, 정말 벅찬 감동이 아닐 수 없습니다. 거친 숨을 몰아쉬며 오르고 또 올라온 이곳, 사람들은 ‘일출을 보러 뭐 하러 한라산까지 올라 가냐’ 하지만, 가슴으로 전해지는 감동의 차이가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이곳은 대한민국 최고봉, 그 위에 서 있기 때문입니다.
아마도 지난 1년 동안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나 피로도가 최악이었던 한해, 새해에는 이 찬란한 빛줄기처럼 희망 섞인 이야기들만 가득하였으면 좋겠습니다. 저 또한 주체할 수 없는 벅찬 감동 속에 나와 우리가족의 건강과 행복을 빌었습니다. 몸도 마음도 그리고 가슴도 아프지 않은 한해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지난 해 첫날에는 악천후 때문에 아무도 이곳에 오르지 못했는데 오늘은 수천 명의 인파가 이곳에서 함께 하고 있습니다. 해발 1950m 대한민국 최고봉에서 가슴 벅찬 해돋이를 마주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곳에 서 있는 수많은 인파들은 자정인 0시부터 성판악 코스를 통해서 장장4~5시간 손전등을 밝히며 올라 온 분 들입니다. 백록담에서의 해맞이는 그 만큼 가치와 의미가 충분하기 때문입니다. 저마다 가족들의 건강과 행복, 그리고 올 한해 무사 안녕을 빌고 있을 겁니다.
무사안녕을 기원하며 산신제를 지내는 사람들도 눈에 띱니다.
여기까지 왔는데 백록담을 안보고 가면 섭섭하지요. 새해 첫 해돋이의 정기를 붉게 받아내고 있는 백록담의 모습니다.
이제는 하산입니다. 감동을 주체하기 힘들어 오래 머물고 싶었는데, 그래도 하산은 해야 합니다. 하산하는 사람들의 기나긴 줄이 이어집니다.
마치 지상 세계와 천상의 세계를 오가는 사람들처럼 묘한 장면이 연출됩니다. 대단한 운무입니다.
운무위에 서서 기념촬영을 하는 등반객, 한 폭의 그림과도 같습니다.
이곳에 함께 있다는 것 하나만으로도 축복입니다.
한라산의 마지막 능선은 오르는 사람들과 내려가는 사람들로 교차됩니다. 늦게 출발한 사람들은 이제 정상을 향해 오르고 있습니다. 이런 모습을 보면 마치 성지순례단의 모습을 보는 것 같습니다.
며칠 전, 극장에서 히말라야를 봤는데, 이 사진을 보니 히말라야의 한 복판에 와 있는 느낌입니다.
끝이 보이지 않는 사람들의 행렬입니다.
운무와 어우러져 근사한 풍경을 만들어 내고 있는 오름들, 가까이는 사라오름, 멀리 큰 오름은 성널오름(성판악)입니다.
단지 아주 조금 아쉬운 점이 있다면 나뭇가지에 피어 있던 눈꽃이 다 녹아 버렸다는 것, 예년 같으면 환상적인 눈꽃이 피어 있어야 할 나뭇가지인데 이상기후가 야속하기만 합니다.
벅찬 감동과 함께 맞이했던 한라산 정상 새해 첫 해돋이, 하산을 하고나서도 그 여운이 쉽게 가시지 않았는데, 아마도 일 년 후에 또 와야 할 것 같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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