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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과 만사

장마철, 제주도 횟집에 손님이 없는 이유

by 광제 2016. 6.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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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마철, 제주도 횟집에 손님이 없는 이유

며칠 전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날, 직장에서 업무를 마치고 동료 두 명과 함께 회식을 하러 간적이 있었는데, 우리 일행이 찾아간 곳은 평소에 자주 가던 횟집이었습니다.

그런데 이게 웬일이랍니까. 저녁 8시면 그다지 늦은 시간도 아니었는데, 식당 정리를 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식당이 정리를 한다는 얘기는 곧 영업을 끝낸다는 소리입니다. 음식점 시계 8시면 한창 주가를 올려야 할 시간인데도 불구하고 문을 닫는다니 처음에는 영문을 몰랐습니다.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요.

"사장님! 벌써 문 닫으시게요?"

"손님이 없어서요. 어제도 겨우 한 팀 받았답니다."

"아니, 왜 이렇게 손님이 없는 건가요..횟집도 비수기가 있나요?"

"비가 오잖습니까. 요즘처럼 장마철에는 문 열기도 겁납니다. 주방장 월급주기도 힘들어요."

주인장의 푸념소리를 들으며 주방 쪽을 살펴보니 자리를 지키고 있어야할 주방장의 모습도 보이질 않는 것이었습니다. 얘기를 들어보니, 우리가 도착하기 얼마 전, 일찍 퇴근을 시켰다고 합니다. 찾아온 손님 돌려보낼 수 없었던지, 주인장이 직접 팔을 걷어 부치고 주방으로 들어갑니다. 주방장을 대신하여 요리를 만들어 내올 심산인 것입니다.

날씨가 좋은 날이라면 1백만을 간신히 넘기는 하루 매상, 장마철로 접어들면서 부터는 절반 이하로 뚝 떨어지는 날이 있는가 하면 어떤 날은 단 한 팀도 못 받는 날도 있다고 합니다. 장사꾼 입장에서는 예민한 부분이기도 하지만 평소 안면이 있는 사이라 서슴없이 속사정을 털어 놓습니다.


그렇다면 왜 이 음식점은 손님이 없어 쩔쩔매야 하는 것일까요. 바로 '비가 내리는 날 생선회를 먹으면 안 된다.'는 속설 때문인 것입니다. 예전에는 이러한 속설이 사실처럼 전해져 내려온 적도 있지만, 근래에 들어 전혀 근거가 없는 얘기라고 밝혀졌지요, 하지만 일단 한 번 머릿속에 박힌 인식은 쉽게 바뀌질 않는 가 봅니다.

이러한 속설에 대해 주인장께서는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입장을 들어봤습니다.

역시 고개를 가로저으면서도 전혀 근거가 없는 얘기라고 주장을 합니다. 오래전 수조시설이 발달하지 않았을 때는 사실 생선의 질이 좋지 않았던 것인 사실이라는 겁니다. 비가 오는 날에는 고깃배들이 출어를 하지 않아 싱싱한 물고기들이 들어오지 않는데, 재료가 딸리다 보면 가끔은 상한 물고기를 사용하는 경우가 있었다는 것이지요. 하지만 지금은 철저하게 자동시스템으로 수조를 관리하게 때문에 언제나 싱싱한 물고기를 맛볼 수 있다는 것이지요.

또 하나의 이유는 장마철처럼 습도가 높은 날에는 세균증식이 쉬워 식중독에 걸릴 확률이 높다는 것입니다. 물론 횟집의 위생 상태에 문제가 있어 식중독에 걸린다면 모를까, 습도에 따른 세균증식은 전혀 잘못된 상식이라는 것입니다. 오히려 습도가 낮았을 때 세균증식이 더 활발하게 이뤄진 사실이 연구결과 나타나기도 하였습니다.

시대와 환경이 바뀌면 잘못된 속설도 사라졌으면 좋겠지만, 그게 쉽지는 않은 가 봅니다. 물론 생활수준이 향상되면서 가능하면 피하고 보자는 사람들의 심리도 한 몫 한다고 볼 수도 있을 것입니다. 철저한 위생관념 만큼, 횟집 사장님의 속은 타들어가기만 합니다.

#횟집 #장마철 #생선회 #제주도횟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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