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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겨진 비경

눈 내린 수산저수지의 풍경

by 광제 2009. 1.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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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요하고 정겨운 수산유원지의 설경

제주시에서 한림방향으로 달리다 보면 높이 122m의 수산봉이라는 자그마한 봉우리를 만난다. 핸들을 왼쪽으로 꺾어 산록을 타고 나 있는 좁은 도로를 따라 북쪽으로 돌아 들어가면, 현무암으로 이루어진 제주도에서 보기 드문 제법 규모를 갖춘 저수지가 있다. 이 일대의 원래 지명은 물메(물뫼)이었으나 한자로 표기하면서 지금의 수산(水山)이 되었다고 한다. 수산봉 산꼭대기에는 조선시대에 위급한 상황을 알리는 봉화대가 있었으며 또 작은 연못도 있었다고 한다. 오늘날은 물이 있었다는 흔적을 전혀 찾을 수 없어서, 연못이라는 곳이 지금의 저수지부근이라는 이야기도 있다.






  

어쨌든 이곳은 물이 귀한 제주도에 풍부한 수자원이 있었던 곳이었으니 조선시대부터 많은 사람들의 삶의 터전이었음을 짐작할 수 있다. 우리 강토 어디라고 비극의 역사가 갖지 않은 곳이 없으련만 광복 직후 제주 4.3사건으로 알려진 학살사태의 와중에 수산리가 있었다. 60여년이 지난 지금 민초의 슬픔과 아픔은 모두 세월에 묻혀버리고 그저 낚시꾼만 가끔 찾아드는 조용한 마을로 남아 있을 뿐이다. 수산리는 원래 진주강씨의 집성촌이었다. 언제부터 들어와 살았는지는 명확하지 않으나 4백여 년 전쯤에 자리를 잡았다고 한다.

▲하늘에서 본 수산저수지<Daum 지도서비스 스카이뷰로 찍음> 

지금의 저수지는 약 1만평쯤의 넓이를 가졌고 60년대에 축조되었다. 저수지 주변은 80년대 말 유원지로 개발을 한다고 막대한 예산을 투입하여 놀이시설을 만들었으나 몇 년을 버티지 못하고 적자로 폐쇄되어 버렸다. 지금도 그때의 시설물들이 흉물로 남아 있다. 하지만 주변의 정겨운 풍광들이 내륙저수지인 수산지의 품위를 한층 업그레이드 시켜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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