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도 챙길 수 있는 제주도의 독특한 피서법, 백중 물맞이


“만병통치, 백중날 물맞이를 아시나요?”


음력으로 7월15일 바로 오늘은 백중날입니다. 백중(百中)이라고도 하고 백종(百種)이라고도 합니다. 중국대륙의 남쪽지방에서는 음력 7월 14일을 가리키는데, 그 영향을 받아서인지 모르겠지만, 제주도의 서귀포에서도 음력 7월14일을 백중날로 여깁니다. 여름에서 가을로 넘어가는 시기이기도 하고, 온갖 곡식과 과일, 채소가 많아 100가지 곡식의 씨앗을 갖춰 놓았다고 하여 생긴 이름이 바로 백중입니다. 

우리나라 전역에서도 예로부터 이 무렵만 되면 여름철 농사일에 지치고 고생한 머슴들을 위해 머슴날이라고 하여 ‘백중장’이 서기도 하고 머슴들에게 돈푼을 쥐어 주어 시장 구경과 함께 하루를 쉬게 하였고, 새 옷을 해 입히고 나이든 머슴 장가를 보내기도 했습니다.


제주도 곳곳, 특히 서귀포에서는 백중날만 되면 산속 계곡이나 바닷가를 찾아 목욕과 물맞이를 하며 휴식을 취하거나 보말 등 해산물을 잡습니다. 백중날에는 해산물이 가까이 올라오는데, 바릇잡이의 대목으로 여기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또한 목축업을 하는 사람들은 소와 말의 번성을 기원하는 백중제를 지내고, 마을의 본향당에서는 백중 마불림 굿을 치르기도 하고 사찰에서는 백중불공을 드리기도 합니다.

제주에서는 여름과 가을을 구분하는데, 백중날을 기준으로 삼기도 했습니다. 이날을 기준으로 바닷물이 여름 물길에서 가을 물길로 바뀐다고 하여 그렇습니다. 또한 백중날이 되면 부녀자들은 계곡물에 가서 며칠씩 머무르며 목욕하고 물맞이를 하며 휴식을 취하기도 하는데, 백중날 물맞이를 하면 허리병, 열병, 신경통 등의 질병을 고칠 수 있다고 하였습니다. 서귀포 지역에서는 돈내코의 원앙폭포와 바닷가에 있는 소정방 폭포가 백중날 찾는 명소입니다.

깊은 계곡에 자리 잡고 있는 원앙폭포 물맞이는 다음 기회가 있으면 소개하기로 하고, 이번에는 해안경치가 빼어나기로 소문난 서귀포의 소정방 폭포에서의 물맞이를 소개할까합니다.


지금은 영업을 하지 않는 구 파라다이스 호텔, 하지만 얼마 전에 부대시설 카페인 허니문하우스는 문을 열었습니다. 인근으로 두 곳이 나란히 자리를 잡고 있고, 같은 입구를 통해서 들어가야 하기 때문에 시원한 경치를 보며 차 한 잔 하고 소정방으로 이동을 해도 나쁘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산책로를 따라 소정방으로 향하다 보면 비교적 작은 물줄기의 개울이 흘러가는 것이 보입니다. 한라산에서부터 지하를 타고 흘러온 지하수가 바닷가에 이르러 솟아올라 개울을 이루고, 이내 절벽을 타고 폭포수가 되어 바다로 떨어집니다. 독특하게 바다로 직접 떨어지는 정방폭포를 빼닮았다 하여 소정방이라고 부릅니다.       


개울물의 규모로 보아서는 별것 아닌 것처럼 보였지만 , 떨어지는 물줄기는 세차고 시원스럽습니다. 소정방폭포입니다. 이미 너 댓 분의 부녀자들이 이곳에서 물맞이를 하고 있었습니다. 보기만 해도 시원하고 폭포수에서 바람에 날리는 물안개가 날려 상쾌한 기분마저 듭니다.


서귀포의 부녀자들은 비단 백중날에만 이곳을 찾는 것은 아닙니다. 더위가 맹위를 떨칠 시기라 그 지친 몸을 달래고 물맞이의 효과로서 건강을 지키기 위해 이 무렵에 햇볕이 강한 무더운 날을 골라 이곳을 찾습니다. 이곳에 있는 순간만큼은 폭염도 두렵지 않습니다.


주변으로 천혜의 자연을 품고 있는 소정방 폭포는 한라산에서 흘러내려온 지하수가 바다를 향해 직접 떨어지는 폭포입니다.


한라산에 비가 많이 와서 그런지 계곡과 지하를 타고 내려온 용천수가 만들어낸 폭포수가 힘차게 떨어지는 소리가 마치 천둥소리와도 같습니다. 엄청난 용출량입니다. 시원스럽게 떨어지는 폭포수의 물안개가 태양에 반사되어 영롱한 빛을 발산합니다. 곁에만 있어도 이마에 맺힌 땀방울을 식혀주기에 충분합니다.


가을 추수를 앞두고 있는 음력7월. 가장 더운 시기이기도 한 이때에 시원스럽게 물을 맞으며 더위를 씻어버리고, 곧 다가올 추수에 대비하려는 옛 어른들의 지혜가 담겨져 있다고 하며, 이러한 물맞이 풍습은 제주도뿐만이 아니고, 전남과 경남의 일부지방에서도 행해져 왔다고 합니다.


머리위로 떨어지는 시원한 폭포수는 세상의 온갖 잡념을 떨치게 함은 물론, 온몸으로 전해져오는 한기와 함께 몸이 가뿐해짐을 느낄 수 있다고 합니다. 

 


지역의 부녀자들 중에서 신경통으로 고생하시는 연세 지긋하신 할머니들이 많이 찾으십니다. 가만히 바위 위에 앉아 물을 맞기도 하고 살짝 움직이면서 팔과 다리 허리 등을 돌려가면서 맞기도 합니다. 폭포수가 전신안마의 효과를 내는 것이지요.

 


평소 일을 많이 해서 그런지 다리와 어깨가 많이 아팠는데, 이곳에서 물을 맞으면 한결 편해진다고 합니다. 다른 날 보다도 백중날에 물을 맞으면 혈액순환도 좋아지고 잔병까지도 깨끗하게 낫는다고 합니다.


떨어지는 폭포수는 얼음장처럼 차갑습니다. 오랜 시간 맞으면 몸에 한기와 와서 참을 수 없습니다. 때문에 햇볕에 달구어진 바위에 누워 몸을 말리고 다시 물맞이를 하고를 여러 번 되풀이 합니다. 소정방 물맞이 요령이며, 그러기 위해서는 날씨가 쨍하게 좋은 날에 찾아와야 합니다.     

 


물맞이는 우리 고유의 피서법이면서 자연건강요법으로도 알려져 있습니다. 차가운 물에 의한 자극과 떨어지는 물줄기의 압력에 의한 마사지 효과로 피부혈관을 단련시킴과 동시에 심장과 혈관 계통의 기능을 강화시켜 근육과 관절 부위의 기능을 높여준다고 했습니다. 무더위도 식힐 수 있지만 건강까지 덤으로 챙길 수 있는 것이 바로 물맞이가 아닐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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