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객 1도 없는 서귀포의 동네 맛집 뜰채

       

관광객 1도 없는 서귀포의 동네 맛집 뜰채

“부드럽고 바삭한 생선구이가 압권”

내가 선호하는 나만의 맛집의 기준은 무엇일까. 아무리 호감이 가는 맛집이라도 매일같이 찾아갈 수는 없다고 봅니다. 아주 가끔이라도 생각나는 음식점, 가까운 지인들에게 자신 있게 추천할 수 그것이 바로 맛집이 아닐까합니다. 반대로, 한번 가본 후 두 번 다시 가고 싶지 않은 음식점은 점점 사람들의 기억에서 멀어질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제가 이번에 다녀온 음식점도 앞의 경우와 비슷하다고 봅니다. 오늘은 뭐 먹을까 고민하다가 떡 떠오르는 맛집, 저를 비롯한 이곳은 다녀온 사람들은 대부분 그런 얘기들을 하더군요.

제주도는 대한민국 제일의 관광지다보니 관광객을 상대로 하는 음식점들이 아주 많습니다. 일회성이 짙다보니, 아무래도 소홀할 수가 있는 부분이 없지 않고, 동네사람들만 상대하는 로컬음식점들은 단골을 잡아야 하기에 조금의 소홀함도 용납이 되질 않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로컬 맛집을 찾아다니는 것이고, 관광지 음식점들도 이런 부분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며칠 전에 찾아갔던 서귀포의 음식점은 일부러 끼니때를 피해서 갔는데도 사람들이 바글바글, 서빙하는 직원이 정신을 못 차릴 정도였습니다. 눈에 띠는 부분은 식사를 하고 있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동네사람들이었다는 것입니다. 척하면 척이지요 관광객이라곤 단 한 팀도 보이질 않았습니다.   

지인에게 물어보니 오래전부터 유명한 식당이고 초창기에는 지금보다 음식이 더 맛이 있었다고 합니다. 주방에 아주머니가 바뀌면서 음식의 맛이 조금 달라졌다는 얘기를 들었지만, 저에게는 그게 큰 비중을 차지하지는 않습니다. 지금 당장 내 입맛에 맞으면 된 것이고, 여전히 사람들은 선호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밥상을 앞에 두고 말이 많아지면 밥맛이 떨어집니다. 본론으로 들어갑니다. 그렇다면 어떤 요리가 사람들을 불러 모으는 것일까요. 이집의 핵심요리는 생선구이입니다. 기름에 바싹하게 튀겨내는 생선을 여러 가지 모아 모듬의 메뉴로 만들어 냈습니다.

모듬생선구이, 그리고 일반 정식도 있었는데 그것은 다음에 맛보기로 하고요, 이번에 제가 맛본 메뉴는 네 가지의 생선이 접시하나에 나오는 것이 메인이고, 시원한 콩나물국과 몇 가지의 밑반찬이 나오고, 모든 밑반찬은 셀프 리필로 직접 떠다 먹을 수 있도록 했습니다.

구수하게 후각을 자극하는 생선구이는 주문을 받으면 그때 바로 튀겨내는 것 같습니다. 시간이 생각보다 오래 지체되고 실제로 금방 튀겨 낸 생선임을 알 수 있듯이 아주 부드러웠습니다.

생선의 종류는 네 가지, 맨 위에 있던 구이는 옥돔인줄 알았는데, 자세히 보니 옥돔은 아니었고, 물어보니 바다메기라고 하더군요. 그리고 옥돔과 고등어, 가자미 이렇게 네 가지를 사용합니다.

생선구이들은 싱싱하다는 느낌보다는 이집만의 비결이 있는 건지 하나같이 생선속살은 부드럽고 겉은 바삭했으며, 간도 어쩌면 이렇게 적당하게 잘 맞췄을까 생각이 들더군요. 요즘 탄수화물을 줄인다고 밥을 덜 먹은 저에게 적당한 간의 생선은 끊임없는 젓가락질을 요구합니다.

보기에도 참 시원한 느낌이 들었던 콩나물국은 실제로도 시원 매콤, 딱 제 입맛에 맞더군요. 술을 좋아하진 않지만 간밤에 술 한 잔 하신 분들이라면 참 좋아할만한 맛.

작은 접시에 조금씩 내어온 밑반찬들도 참 맛이 있습니다. 반찬들도 간이 적당하여 자꾸 젓가락이 갈 수밖에 없습니다. 일부 반찬은 추가로 더 떠다가 먹었습니다. 

사람들이 많아서 홀의 분위기를 다 찍을 수 없었고요, 일부가 빠져나간 뒤 살짝 찍어봤습니다.

메뉴판입니다. 맨 위에 있는 모듬생선구이, 일인12,000원 짜리고, 공기밥은 추가로 1,000원을 받습니다.

음식점 이름은 뜰채, 건물은 그저 동네 음식점 비주얼 그대로 화려하지 않고 소박하며, 둘째와 넷째 일요일은 쉰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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