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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과 만사

인터넷 없던 시절의 신문기사 들춰보니

by 광제 2009. 2.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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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메디급의 왕년의 신문기사, 너무 황당

우리나라에 인터넷이 처음 시작된 것은 1988년부터입니다. PC통신으로 시작 됐었는데요, 대중화는 90년대초 들어서입니다. 이제는 신문도 인터넷으로 볼 수 있는 시대에 살고 있지만 예전에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었습니다. 그럼 아주 오래전 신문지상에는 어떠한 기사가 올랐을까요. 1970년 기사니까 40년전 한 일간지의 기사들을 살펴보겠습니다. 지금이라면 신문사 운영이 힘들 정도의 황당한 기사들이 많습니다. 그중에 웃지 않고는 못 견딜만한 기사 몇 건을 소개합니다.
<세로쓰기 시절이라 읽기가 불편할 것 같아 바로밑에 다시쓰기 해놨습니다.^^>    


가짜 직원이 육성회비 거둬가
지난2일 오전 8시30분쯤 20세 가량의 여인이 성동구 마장동 동명국민학교(교장 이아무개)에서 교직원 회의가 열리고 있는 동안 2학년14반 교실에 들어가 『서무실에서 왔는데 육성회비 갖고 온 것 모두 나한테 내라』고 말하고는 김아무개(9)양등7명으로부터 4천여원을 거두어 달아났다.
회의를 마치고 돌아와 이 사실을 알게된 담임 장아무개교사는 수소문끝에 학교부근에서 불량청소년들과 어울려 다니는 자칭 태권도1단의 여인의 소행으로 보고 학교잡역부 임아무개(35)씨와 함께 이틀동안 찾아 다녔으나 잡지못해 4일 경찰에 신고했다.

△어린이들의 육성회비를 털고 달아난 간 큰 20대 여성의 기사입니다. 겁도 없이 교실로 들어가 털고 달아난 법인의 행각도 황당하지만, 사건 발생후 이틀 동안 잡으러 다녔다는 사실은 토픽감이네요..어린이 7명 한테 거둔 회비가 4천원이면 당시 월 회비가 570원정도 했었군요, 지금은 '학교소사'라고 부르는데 잡역부라고 불렀었네요, 아니면 기사를 쓴 기자가 황당한건지...ㅎ



금장신구 못만들게 퇴장 방지 입법키로
전국 밀수 합동수사반 (반장 나 아무개 대검검사)는 4일 늘어나는 금괴밀수를 막기위해 순금으로 장신구류를 만들지 못하게 하는 특별법 제정을 서둘도록 법무부에 상신했다. 합수반은 이날 박대통령 지시에 따라 마련한 귀금속류 특별 단속 방안에서 『최근 순금을 퇴장 시키는 경향이 많아져 순금 밀수가 성행하고 있다』고 지적, 순금대신 14금, 18금등 합금을 사용케하여 순금의 가수요를 줄이면 금밀수가 근본적으로 적어질 것이라고 결론지었다는 것이다. 


△'퇴장입법'이라...무슨말인지 몰라서 사전을 찾아 봤습니다. 퇴장이란, 사용하지 않고 집안에 고이 모셔둔다는 말인데요..ㅎ 당시에는 금괴를 밀수하여 장신구로 가공후 집안에 몰래 보관하던 시절이었나 봅니다. 그런데 웃지 못할 일은 밀수를 방지하기 위하여 가공을 못하게 특별법을 제정한다니요...ㅎ 그것도 대통령의 지시로 말입니다. 지금의 상식대로라면 도저히 상상이 안가는데요, 요즘에 저렇게 하면 부유층들이 청와대로 몰려가 시위라도 할겁니다...아니면 탄핵????ㅋ  


대들보 내려 앉아 노파 깔려 중상
4일 오전 7시 40분쯤 서울 서대문구 충정로3가000번지 최아무개씨의 15평짜리 기와집 안방의 대들보가 부러지면서 지붕이 내려앉아 최씨의 어머니 고아무개(81)노파가 중상을 입고 적십자병원에 입원했다.

△지붕이 무너져 중상을 입었는데 황당하냐구요? 그건 아니구요.. 당시에는 정말 뉴스거리가 없었구나, 라는 생각이 드는 기사입니다. 대들보가 내려 앉은 것을 보니 당시 시대상을 짐작할 수 있는 재밌는 기사입니다^^



지난달 29일 새벽 5시쯤 동해안 거진앞바다 약5마일 해상에서 오징어잡이하던 경양호(10톤.선장 박아무개.38)선실에서 여선원 안아무개(39.고성군거진면거진리)여인이 옥동자를 낳았다.

△이건 정말 황당합니다. 고기잡이 어선에서 애를 낳다니요..정말 어이없는 기사입니다. 실제로 있었던 사실이니 신문에 실렸겠지만 도무지 믿겨지지 않는 기사입니다. 여자의 몸으로 고기잡이 어부 일을 한다는 것은 그나마 이해할 수 있습니다. 당시의 생활고를 짐작할 수 있으니까요 하지만 어떻게 만삭인 임산부가 고기잡이를 나설 수 있나요...도무지 상상이 안갑니다. 밭에 김을 매다가도 애를 낳았다는 얘기를 듣긴 했어도 실제로 이러한 사건이 있었다니 놀라울 따름입니다..


[고침] 4일자 본보1면 「유럽.일본무대 간첩단 사건」 상고심 공판 기사중 김아무개의 형량 「무기」는「무죄」의 착오이었기에 바로잡습니다. 

△이건 더욱 황당한 기사입니다. 죄없는 사람을 무기징역형으로 둔갑을 시켰었군요...이정도면 진짜 한번 해보자는겁니다.^^차몰고 신문사 정문으로 돌진할 사건입니다..ㅎㅎ그 시대니까 웃고 넘길일이 아니었을까요...요즘 같으면 상상이 안갑니다.^^ 


농구경기 하러 온 두 여고생 중상
윗집 축대 무너져
4일 밤 10시쯤 서울 중구 장충동2가 000 허아무개(48)씨집과 옆집 최아무개(48)씨집 축대(높이 3.5m)가 무너져 7m아래에 있는 조아무개(70)씨집을 덮쳐 뒷방에서 자던 김아무개(16.전주기전여중3년) 오아무개(18.기전여고3년)양등 2명이 중상을 입었다. 김양과 오양은 전주 기전여중고 농구선수로 4일부터 12일까지 장충체육관에서 열리는 전국종별 난녀 농구선수권대회에 참전키 위해 동료선수 24명과 함께 상경, 평소 학교측과 연락이 있는 조씨집에 묵고 있었다. 

△여학생 농구선수가 원정을 떠났다가 묵고 있는 숙소에서 축대가 무너져 사고를 당했네요..당시에는 원정경기 때 단체 합숙 자체가 사정상 여의치 않았음을 여실히 보여주는 기사입니다.  
 


둑 2백미터 붕괴
논 5백평 매몰
4일 오후 3시쯤 시흥군 안양읍 신안양리앞 국도의 양쪽 둑 2백미터가 폭우로 무너져 길옆의 논 5백평이 매몰되고 가옥 20동이 침수, 주민들이 이웃마을로 대피하는 등 소동을 빚었다. 이도로는 지난 5월27일 준공한 것으로 둑의 성토공사가 잘못되어 평소에도 무너질 위험이 많았었다. 

△40년전에는 안양시가 시흥군 안양읍이었네요, 당시 대부분의 사건 사고들은 이처럼 지붕이 무너진다던지, 축대가 무너진다던지 논밭이 매몰되는 일들이 주요 사건으로 다뤄졌군요.. 40년이 지난 오늘날에 당시의 기사를 들춰보니 새삼 웃음이 나옵니다. 기사만 보더라도 당시의 시대상이 어떠했는지 집작이 가고도 남습니다. 또한 눈 여겨 볼 내용은 당시에는 신문지상에 실명과 주소를 있는 그대로 자세히 적어 놨다는겁니다. 지금 같으면 정보유출로 난리가 났을 것입니다. 그래서 불가피하게 모자이크 처리를 하였습니다. 어떠세요..옛날 생각 나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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