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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겨진 비경

외계행성을 닮은 제주도 숨은 비경, ‘하모리층‘

by 광제 2021. 8.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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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계행성을 닮은 제주도 숨은 비경, 
‘하모리층‘



안덕면 사계리에서 대정읍 송악산을 잇는 형제해안로는 제주도에서 매우 아름답기로 소문난 해안도로입니다. 불과 3.5km 밖에 안 되는 짧은 거리의 도로지만 제주 해안에서만 느낄 수 있는 이색적인 매력들이 이곳에 함축되어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가장 눈에 띠는 경관으로는 산방산, 그리고 깎아지른 절벽의 송악산, 무엇보다도 이곳을 찾은 사람들의 시선은 사계 백사장 앞에 그림처럼 떠 있는 형제섬으로 쏠립니다. 차를 몰고 지나가기만 해도 남국의 매력을 느끼기에 부족함이 없는 곳이라 하겠습니다.

하지만 이곳 해안도로에 또 다른 숨은 비경이 있다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차를 몰고 지나가기만 하는 사람들이 많은 까닭인데요, 해변의 정취를 만끽하면서 도보트래킹을 하는 사람들에겐 쉽게 눈에 띠는 풍경이기도 합니다.

바로 ‘하모리층’이라고 이름 붙여진 특이한 지형인데요, 제주도는 화산섬이다 보니 어느 지역을 가던지 화산 쇄설물들이 관찰되고 또한 지역에 따라 다른 종류의 화산암들이 분포되어 있는 것을 볼 수가 있습니다. 

하모리층의 신비로움을 보여주는 동영상

 


형제해안로인 이곳 사계리 해변에 있는 하모리층은 화산이 분출하면서 날라온 화산재가 쌓인 것으로 이곳 해안도로 서쪽에 보이는 송악산이 발생지입니다. 송악산에서 화산이 분출하면서 발생한 화산재는 이곳 사계리 해안을 비롯하여 모슬포의 해안까지 영향을 끼치면서 비슷한 암석지대가 형성이 된 것입니다.

특이한 점은 송악산의 화산 분출 시기가 화산섬 제주에서 일어난 화산 활동 중에서 가장 최근에 발생했다는 점입니다. 가장 가까운 시기, 달리 얘기하면 가장 젊은 화산이라는 얘기인데요, 애초에는 1천 년 전이라고 알려졌다가 최근 이곳 송악산을 비롯하여 비양도와 일출봉에 대한 방사성탄소연대측정을 시행한 결과, 송악산은 최소 3천800년 전 이후, 비양도는 최소 4천500년 전 이전, 일출봉은 6천∼7천 년 전 이후에 분출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불과 5천년도 안 되는 가까운 시기에 이곳에서 활발한 화산 활동이 있었다는 얘기인데요, 화산이 분출하면서 발생되는 화산재가 켜켜이 쌓여 세월이 흐르면서 암석화 된 하모리층. 그 화산의 흔적들을 바로 사계리 해안과 하모리 해안에서 관찰할 수 있습니다.

하모리층 암석지대를 살펴보다 보면 아주 독특한 형태의 구멍들이 다수 눈에 띠는데요, 얼핏보면 달의 분화구, 외계행성의 분화구처럼 생겼습니다. ‘마린포트홀’이라고 부르는 이 구멍들은 오랜 시간 풍파에 의한 침식작용에 의해 발생된다고 합니다.

최근에는 이 마린포트홀의 신기한 모습을 구경하려고 이곳을 찾는 사람들이 부쩍 늘었는데요, 학술적으로 중요한 자산인 만큼, 확실한 관리체계가 필요해 보입니다.

이곳 사계리 해안에는 하모리층과 함께 관심을 가져야 할 곳이 하나 더 있는데요, 바로 ‘사람발자국과 동물발자국 화석 산지’입니다. 하모리층 위로 수천 년 전의 수많은 사람들의 발자국화석과 함께 육식동물과 조류 등 다양한 발자국 화석과 새의 깃털, 연체동물, 절지동물 및 수많은 무척추 동물의 발견된 것입니다.

이곳처럼 사람의 발자국화석과 함께 다양한 동물들의 화석이 함께 나타나는 경우는 세계적으로 알려진 바가 없으며, 2005년과 2007년 제주도에서 개최한 사람발자국화석에 대한 국제 심포지움을 계기로 2008년 국제학술지 특별호가 출간되었고, 이를 통하여 인류의 기원을 찾아 발자취를 연구하는 ‘인류생흔학’이라는 새로운 학문 영역을 탄생시킨 중요한 의미가 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사람발자국과 동물발자국화석 산지는 현재 사계리 해안과 대정읍 상모리 해안에 분포되어 있으며 천연기념물 제464호(2005.9.8.)로 지정되어 사람들의 출입을 통제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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