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사는 이야기

한국에서 키 작은 남자로 산다는 것

by 광제 2009. 3. 7.
반응형




 작은 키의 남자, 외모 콤플렉스 중에서 가장 으뜸 아닐런지


인간은 누구에게나 외모에 대한 콤플렉스가 있다고 하죠. 상대방이 보기엔 아무런 문제가 없어 보이고 한점의 티끌도 보이지 않는 남 부러운 외모를 지니고 있는 사람 조차도 자기만이 갖고 있는 콤플렉스는 있다고 합니다. 그런 이유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현실에 만족하지 못하고 여기 저기 칼을 갖다 대기도 합니다. 하지만 외모중에 뜻대로 하지 못하는 것도 있습니다. 바로 ‘키’ 입니다. 키 작은 남자로 살다보니 키에 대한 콤플렉스와 에피소드도 참 많습니다.
 

신고 다니는 구두의 높은 뒷굽

누군가가 키 몇이냐고 물어오면 165라고 대답합니다. 대답이 그렇다는 겁니다. 고등학교 2학년때의 키 그대로 입니다. 아니 그대로면 거짓말이고, 2센치 정도 더 자랐습니다. 그래서 저는 늘 얘기하기를 고등학교때 성장이 멈췄다고 말하곤 합니다. 정말 가관인 것이 1학년때 저보다 작았던 친구가 지금은 185입니다. 이 정도면 혹독한(?)시련 아닌가요? 주변에서 늘 듣는말이 있이 있습니다. ‘남들 클 때 뭐했냐’고 이런말을 들을 때마다 속은 부글부글 끓어 오르지만 그래봐야 본인만 손해 인 것을 잘 압니다. ‘먹을것을 남들이 뺏어 먹어서 그렇다.’고 그냥 농담으로 받아 넘기곤 합니다만 그 농담, 얼마나 상처를 받는지 안당해본 사람은 모릅니다.


우리나라는 유독, 외모를 중시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습니다. 제가 외국에서 살아 본 적은 없으나 사회 각계에서 외모콤플렉스에 따른 사연을 접할때면 너무 한다는 생각을 많이 하게됩니다. 몇일전 마트에서 쇼핑을 하는데 한 어린이가 키가 커보이는 신발을 사달라고 엄마를 조르는 광경을 목격하기도 하였습니다. 학교에서도 키 작은 어린이들이 소외되고 있다는 얘기겠지요. 키 콤플렉스는 사춘기의 청소년에게서 가장 많이 나타나지 않나 생각합니다. 이성에게 보여지는 키 작은 상대는 일단 관심의 대상에서 제외 되는게 현실이니까요.


여자들이 남자를 소개할 때 가장 먼저 궁금해 하는 것이 바로 ‘키가 몇이냐’ 입니다. 남자의 성격이나 됨됨이는 둘째치고 일단 키가 커야 관심의 받습니다. 그런데, 반대로 남자들이 여자를 볼때는 키를 먼저 보지 않는 경우가 많더군요. 미모가 우선되다 보니 그럴수도 있겠습니다. 한창 소개팅 하던 시절, 키가 워낙에 작다 보니 늘 신경이 쓰이는 부분은 ‘어떻하면 조금이라도 커 보일까?’ 였습니다. 요즘 청소면들이 소개팅 할때도 그러나요? 개성만점의 청소년들의 자유분방함을 볼때면 제가 어릴적의 그때와는 다른 것 같기도 합니다.


키높이 신발의 반가움, 신발을 벗어야 할때의 압박


우리나라 시장에 키높이 신발이 나온때가 언제일까요. 확실히는 알 수 없으나 불과 20여년? 정도 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저를 비롯한 키작은 사람들에게는 엄청난 물건이었죠. 신발을 고를때면 우선적으로 키높이 만을 찾게 되는데, 이 키높이라는게 키는 조금 커보이게 할 수 있지만 불편한 점이 아주 많죠. 우선 무겁습니다. 지면과의 밀착면에서 뒤떨어지기 때문에 늘 불안정합니다. 가장 정신적으로 압박을 받을때는 바로 신발을 벗어야 할때 입니다. 키높이 신발임이 발각(?)되지 않기 위하여 멀찌감치 벗어 놓는다던가, 들통나는게 두려운 나머지 슬그머니 뒷굼치를 들고 어깨를 펴야 하는 압박에 시달리기도 합니다.


나이가 조금씩 들다보니 예전보다는 제 자신의 콤플렉스에 많이 사라졌지만 이제는 더욱 신경이 쓰이는 일도 생깁니다. 바로 자녀들의 키에 대한 걱정입니다. 사람의 키는 유전적인 영향이 가장 크다는데, 아빠를 닯아 애들이 키가 작으면 어쩌나 하는 생각에 이 또한 나날이 스트레스입니다. 키작은 남자로서 콤플렉스를 갖고 살아 온 자신을 생각하면 애들 만큼은 이러한 콤플렉스에서 벗어나게 해주고 싶은 소망 때문입니다. 좋게 말해서 소망이지요. 키가 유난히 작은 저에게 자녀들의 키는 갈망입니다. 자녀들의 키에 대한 문제는 늘 우리 부부에게는 가장 중요한 논의 대상 중 하나입니다.


키가 큰다는 음식에서, 보약에서, 운동에서, 생활패턴까지 애들에게 스트레스를 주지 않는 선에서 애들의 키가 크는데 최대한 도움을 줘 보려고 하는데, 어떤 결과가 올지는 아무도 모르겠지요. ‘알아서 크겠지’ 하고 손을 놓고 쳐다보고만 있지 못하는 심정, 키 때문에 고민해 본적 없는 사람들은 이해하지 못할 것입니다. 물론 키작은 분들은 많은 분들이 이해를 해주실거구요. 어쩌면 이렇게 자녀들의 키에 대해 갈망을 하는 내 자신의 모습이 우리 사회의 키 콤플렉스를 키우는데 일조를 하는건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키 때문에 많은 심적 고통을 받으며 오랜세월 살아 온 날을 되돌아 보니 우리 애들 만큼은 제발 되풀이 되지 않기를 바랄뿐입니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