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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

WBC 야구 응원 때문에 일본인과 다툰 사연

by 광제 2009. 3.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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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인과 같이 중계를 보다가 멱살잡이한 웃지 못할 일

어제는 정말 대단한 날이었습니다. 설마 했는데 또 한번 속시원하게 일본팀의 누르고 한국야구의 강함을 전 세계에 보여준 날이기도 합니다. 필자의 직장에서도 12시부터 중계되는 월드 베이스볼 클래식 4강 직행이 판가름 날 한국과 일본의 경기를 보려고 일찌감치 점심 식사를 마치고 TV앞으로 속속 모여 들었습니다. 또한 중계가 시작됨과 동시에 같이 시작된 응원 열기는 매이닝 우리 선수들이 나이스 플레이가 나올 때마다 계속 되었고, 9회초 일본의 마지막 타자 이와무라를 삼진으로 잡는 순간 응원의 열기는 절정에 달했습니다.


하지만 직장 동료들의 뜨거운 응원열기가 채 식기도 전 한 직원의 소리를 칩니다. 객장에서 손님과 직원이 싸운다고 말이죠. 객장에는 고객들을 위한 초대 LCD TV가 설치 되어 있고 그 곳에서도 야구 중계는 보여지고 있었던 것입니다. 그런데 무슨 영문인지 중계가 끝나자마자 직원과 고객이 싸움이라니요. 휴게실에 있던 직원들이 우르르 객장으로 몰려가고 보니 장본인인 두사람은 이미 얼굴이 상기되어 있었고 고객은 직원을 향해 욕설을 퍼붓고 있었습니다.


다른 직원들에 의해 멱살잡이는 말렸는데, 고객은 시간이 지나도 울분이 가시지 않는 모양입니다. 말투를 보니 일본인이었습니다. 순간, 대충 상황이 그려집니다. 야구중계를 보고 있던 일본인이 아마도 분풀이를 한게 틀림없어 보입니다. 대부분의 직원들은 휴게실에 머물고 있었지만 객장에서 근무를 하는 직원 몇사람과 고객으로 보이는 몇사람이 야구 중계를 보고 있었으니 말입니다.


멱살잡이의 상황은 이랬습니다. 당사자 두사람은 처음부터 중계를 보고 있었고 당연히 직원은 한국팀 응원, 고객은 일본팀을 응원했다고 합니다. 시작하자마자 봉중근의 힘찬 투구에 일본 타자들은 맥없이 물러나고 한국팀은 일본팀의 에이스 다르빗슈를 상대로 3점을 먼저 뽑고 달아날 채비를 하고 있었으니 일본인의 표정 자체가 볼만하였다고 합니다. 문제는 일본인의 기분을 생각해 가며 환호성을 질렀어야 하는데 이를 아랑 곳 않고 눈치(?)도 없이 시작부터 끝날 때 까지 신명나는 응원은 계속 되었던 거죠.


결국 9회초 임창용선수가 이와무라를 삼진으로 잡고 경기를 끝내는 순간 직원은 환호성과 함께 박수를 쳤고, 이를 지켜 보던 일본인 고객은 벌떡 일어나 소리를 지르며 직원의 멱살을 잡았던 것입니다. 다행이 주먹은 오가지 않고 욕설로 끝났기에 망정이지 하마터면 큰일날 뻔한 일이었습니다.


나중에 다른 직원들의 중재로 서로 사과를 하고 마무리를 하였지만 멱살잡이 발단이 되기까지의 사연을 일본인의 입을 통해서 들을 수 있었습니다. 처음부터 끌려가는 일본팀, 게임은 풀리지 않고 시간의 흐를수록 점점 승부는 한국쪽으로 기울어 가고, 옆에서는 본인의 기분을 아는지 모르는지 기분 나쁜 환호는 계속되고, 3시간이 넘게 고통을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마지막 순간 울분이 가시지 않은 침통한 표정을 하고 있는데 자기 앞에서 직원이 박수를 치더란 얘깁니다. 딴에는 자기를 향하여 조롱하는 것처럼 느껴졌다고 하더군요.



여러 직원들의 중재로 일이 마무리가 잘되고 서로 사과를 하고 아무런 문제없이 끝났습니다. 스포츠 중계를 보면서 동료들끼리 내기를 하며 화끈한 응원을 펼치는 모습은 여러번 봤어도 이처럼 국가 대항전에서 해당 국가의 국민끼리 멱살잡이를 하는 모습은 처음 접하는 일이기도합니다. 우리나라 뿐만이 아니고 어느나라든지 자국의 대표팀이 경기를 치르는 모습에는 관심이 대단하다는걸 느꼈습니다. 이런 모습은 2002년 한일월드컵때에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당시 아시아 국가들이 서로 맞대결을 벌이는 일이 없었기에 다툴일은 없었지만 자국을 응원하는 열기 만큼은 대단했었습니다.


어쨌거나 세계 최고의 실력을 보여주며 승승장구 하고 있는 우리 야구 대표팀, 준결승에서 어느팀을 만나든 보기좋게 누르고 결승에 올라 올림픽 챔피언에 이어 월드 베이스볼 클래식 챔피언 까지 거머쥘 것이라 확신합니다. 대한민국 야구팀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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