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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주 올 레

태양이 가장 먼저 솟는 제주올레 2코스

by 광제 2009. 5.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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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의 가장 동쪽에 위치한 제주올레 2코스

대충..후다닥~주섬주섬 불과 10분 정도의 시간이면 올레걷기 준비 완료입니다. 여러번 다니다 보니 이제는 아주 숙련자가 된 듯합니다. 물론 여러명이 움직일려면 준비할 게 많고 시간도 많이 필요하겠지만 혼자서 하는 걷기여행은 그리 많은 준비가 필요없습니다. 처음에는 이것저것 무엇이 필요할지 몰라서 배낭 가득 짊어지고 움직이기도 했지만 이제는 무엇이 유용하고 필수 준비물인지 알겠기에 한결 배낭이 가벼워 졌음을 단박에 알수 있습니다. 계절도 한몫 합니다. 추운 겨울이면 방한용품이 따로 필요하겠지만 따뜻한 봄날이라 그다지 준비할 물건이 없습니다. 카메라와 물 한병 그리고 김밥 두줄을 배낭에 쑤셔 넣고 성산 일출봉이 한눈에 보이는 광치기 해변으로 향합니다.

광치기 해변은 제주올레 2코스 시작점입니다.


일출봉의 웅장한 모습이 한눈에 들어오고 일출봉의 끝자락에서 섭지코지까지 타원형으로 길게 이어져 있는 광치기 해변의 모습입니다. 느림의 미학, 제주올레 걷기여행의 첫 코스, 바로 시흥초교를 시점으로 한 제주올레 1코스의 종착점이며, 제주에서 가장 먼저 해가 솟는 동쪽끝 지역이기도 합니다. 이곳에서 부터 약 17km, 고즈넉한 풍경의 고성저수지를 건너 오조리의 마을길과 제주동쪽 지역을 한아름에 품고 있는 대수산봉의 비경을 경험하고 탐라의 시조인 삼선인이 혼례를 올렸다는 '혼인지'를 스쳐지나갑니다.



광치기 해변을 바로 빠져나와 길을 건너면 저수지 입구가 다다릅니다. 추운겨울을 견디어 온 갈대가 뼈대만 앙상한 채 춤을 추고 있고 길가에는 갯민들레가 노란 자태를 뽐내고 있었습니다. 멀리 식산봉을 배경으로 한마리의 말이 주인이 던져 놓은 풀을 집어 삼키기에 정신이 없습니다.


광치기 해변에서 해안선을 따라 일출봉을 배경으로 삼았던 그림과는 대조적입니다. 방조제길을로 들어서기 직전 짙은 갈색의 모래사장을 끼고 바라본 일출봉의 모습입니다.


올레걷기를 하면서 한번도 그냥 지나친 적이 없는 친구들입니다. 오늘도 어김없이 어디선가 나타나 뜬금없이 나타난 객을 반겨줍니다. 오른쪽의 황색강아지는 지인블로거가 키우는 강아지를 너무 빼 닯았습니다. 강아지에게 손을 내미니 덩치 큰 녀석이 경계를 하는 것을 보니 어미인가 봅니다. 어릴적부터 강아지와는 떼어 살아본 적이 없기에 이녀석들하고 친해지는 건 식은죽 먹기입니다. 

 

갈길이 멀다한들 꼬리치며 달려드는 녀석들을 바로 물리칠수 없어 한참 동안을 같이 놀았습니다. 이 또한 올레걷기의 매력입니다. 어떤이들은 지저분 하다고 만지기를 꺼려하는 이들도 봤지만 글쎄요, 무엇이 지저분한지 모르겠더군요.

학교를 파하고 집앞 올렛길에서 뛰어 놀때면 약속이나 한듯이 친구가 되어 주던 녀석들이었니까요. 때론 바닷가에서 같이 수영도 하고 때론 햇볕이 따뜻하게 드는 잔디밭에서 같이 낮잠도 자며 지냈었기에 언제든지 이녀석들이 방갑기만합니다.

저수지의 한가운데에 조그마한 섬으로 향하는 좁디좁은 시멘트 다리가 놓여 있습니다. 바닷물인지 민물인지 모르겠지만 상당히 물이 맑았는데 한번 건너가 볼까 하다가 꾹~참았습니다.





방조제 길을 건너면 만날수 있는 갈림길입니다. 식산봉으로 향하는길인데요, 멀리 노란색의 현수막이 보입니다. 철새를 보호해야 하니 출입을 금지해 달라는 안내문이었습니다. 이 지역은 국제멸종위기종 1급으로 보호되고 있는 천연기념물 205-1호인 저어새와 205-2호인 노랑부리저어새를 비롯하여 많은 수의 철새가 겨울을 나는 곳이라고 합니다. 매년 10월25일부터 다음해 4월 30일까지는 부득이 출입을 통제한다고 하니 올렛꾼 스스로가 지켜져야 할 것입니다.

이 곳의 식산봉은 성산읍 오조리에 있는 해발 60.2m의 낮은 오름입니다. 주로 용암으로 이루어진 원추형 화산체이며 봉우리 주변에 장군석이라 부르는 왕바위와 함께 크고 작은 바위덩어리기 널려있습니다. 전체 사면에는 오랜 수령의 해송들이 많고 무성한 왕대나무숲과 동백나무, 후박나무, 생달나무 등 상록교목이 우거져 있습니다.

사람들은 대부분 이곳을 식산봉이라 부르고 있지만 일부 마을의 원로들은 이곳을 '바오름' 또는 '바우오름' 즉, '밥오름' 등으로 부르는 것으로 보아 '食山봉' 은  밥오름의 한자표기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바위가 많아 '바우오름'이라는 설과 왜구의 칩입에 대비하여 오름에 곡식의 짚을 덮어 군량미로 보이게끔 하였다는데서 '밥오름'이라는 설이 전해져 내려옵니다.

 


오조리의 마을길을 지나면 바로 고성리의 대도로변이 나옵니다. 제주도 일주도로인데요. 지금부터는 비교적 도심지의 올렛길을 걸어 대수산봉 방향으로 걸어가야 합니다. 여기가지 약 6.5km를 걸어 왔습니다. 소요시간은 광치기 해변을 출발한지 50여분 지난 시간입니다. 

   

마을의 정자와 큰 그늘을 이루고 있는 팽나무 아래의 벤취가 썩 어울려 보이는 고성 윗마을의 전경입니다. 이제 대수산봉으로 접어 들 차례입니다. 아래의 그림은 갈림길에서 한참동안 길을 찾았던 지점입니다. 왼쪽길인지, 오른쪽길인지 두리번 거리고 있는데 겨우 찾아낸 화살표, 바로 창고 같은 건물의 벽에 화살표 표시를 찾아 냈습니다. 이게 바로 올렛길의 묘미라고 말을 하더군요..



대수산봉으로 향하려면 신호등이 있는 건널목도 여러번 건너야 합니다. 앞에 보이는 봉오리가 바로 대수산봉입니다. 정글 숲이 썩이나 시원해 보이는 오솔길이 나 있는데요, 대수산봉밑을 끼고 지나갑니다. 자칫 이길이 끝나는 부분에서 길을 잘못들 뻔한 지역이기도 합니다. 오솔길을 따라 아스팔트까지 가야합니다. 중간에 오름으로 오르는 조그마한 길이 보이는데 그곳으로 가면 안됩니다. 일단 큰아스팔트길로 들어선 후 조금 더 진행하면 대수산봉으로 오르는 진입로를 만날 수 있습니다. 


   
귤밭에 귤을 따낸지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귤나무에는 귤꽃이 하얗게 피었습니다.

귤꾳향기가 아주 짙은데요, 그 향기에 취해 조금 걷다 보면 대수산봉으로 향하는 나누로 된 계단이 나옵니다. 

대수산봉에서 보는 제주 동쪽 지역의 경관이 끝내준다는데 벌써 기대가 됩니다.

나무계단의 숫자를 세어보면서 오르는것도 재미있었습니다. 정확히 268개의 계단이 있었습니다. 




입구에서 정확히 20분이면 오를 수 있는 대수산봉의 정상입니다. 왼쪽에 보이는 조그마한 건물은 산할아버지가 사시는 건물입니다. 산불을 방지하기 위한 감시초소이구요, 오른쪽에 보이는조그마한 언덕이 바로 대수산봉 정상입니다.

여기 대수산봉 정상에 서면 꿈 같은 비경들이 줄줄이 눈앞에 펼쳐지는 데요,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경치는 바로 우도입니다. 소가 누은 모습의 장관을 연출하는 모습과 장엄한 일출봉의 모습, 그리고 성산포 마을의 풍경들이 일품입니다. 서쪽으로 눈을 돌리면 제주올레 1코스의 자랑 '말미오름'의 모습이 한눈에 들어 오기도 합니다.



일출봉과 우도 그리고 말미오름까지, 뒤로는 한라산이 병풍처럼 서 있는 이곳 대수산봉(大水山峰)은 한자를 그대로 풀어 '큰물뫼' 오름이라고도 부릅니다. 성산읍 고성리와 수산리에 걸쳐 있는 오름으로 예전에 이곳에서 물이 솟아나 못을 이루었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입니다. 해발 137.3m이며 오름의 정상부에는 봉수대가 있어 주변과 교신을 했었다고 합니다. 광치기 해변에서 이곳 대수산봉까지 정확히 두시간이 소요됐네요.



이제 대수산봉을 내려 혼인지로 향해야 하는 길입니다. 길가의 무우밭에는 이처럼 수확을 하다만 것처럼 보이는 무우들이 밭에 널려 있는 모습도 보입니다. 어떤 이유에서 이처럼 널려 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품질이 떨어져 보이지도 않고 버리기엔 너무 아까워 보이던데 설마 버린 것은 아니겠지요.



대수산봉에서 부터 1시간 30분 소요되는 지점에 있는 '혼인지'입니다. 이쪽은 후문인데요. 혼인지 안을 천천히 관람하면서 반대편에 있는 정문으로 나가면됩니다.

혼인지는 제주도 기념물 제17호로 제주시에 있는 삼성혈에서 태어난 탐라의 시조인 삼선인이 벽랑국에서 온 세 공주를 맞이한 뒤 배필로 삼아 혼례를 올렸다는 곳입니다. 삼선인은 공주가 가지고 온 송아지와 망아지를 기르고 오곡의 씨앗도 뿌려 태평한 생활을 누렸고, 이로부터 농경생활이 시작되었다고 합니다. 지금도 당시 공주가 들어 있던 함이 떠밀려왔던 해안인 '황노알'에는 삼선인의 말발굽이 남아 있습니다. 혼인지 주변에는 삼선인이 신방을 차렸다는 3갈래의 동굴도 남아 있는데, 그 동굴이 바로 오른쪽 사진의 '신방굴' 입니다. 고,양,부 삼선인과 벽랑국 삼공주가 합방을 하였다 하여 신방굴이라 일컬으며 굴입구로 들어가면 세곳으로 나누어져 있어 각각 신혼방을 꾸몄다고 전해져 내려오고 있습니다.



정안수 샘물의 모습인데요, 바가지도 준비되어 있고 물이 있었지만 먹을 용기는 나지 않았습니다.^^ 
참 이곳에서는 많은 올레꾼들이 헤메었던 흔적의 발자국들이 보였는데요, 정안수 샘물을 구경하고 도로 밖으로 나가셔야 합니다. 안쪽에는 길이 없는데 많은 분들이 맴돌았던 흔적들이 보이더군요.


2코스 종착점이 온평리 포구인데, 이제 온평리 어귀에 다다랐습니다. 이곳에서 '올레꾼의 양심' 이란 사연을 접했는데, 정말 대단한 센쓰입니다. 농가의 무우밭에 있는 무우를 캐 먹지 말고 먹고 싶으면 이 무우를 먹으라고 무우와 칼을 비치해 뒀네요. 옆에 놓여져 있는 양심 돈통은 가스통을 개조하여 만들어 놨더군요. 


이제 거의 다 왔습니다. 온평리 포구 바로 도착하기 전, 마을 안에는 이처럼 물허벅 우물 체험장도 있습니다. 제주와 물허벅은 또 특별한 관계가 있는데요, 제주에는 비가 많이 와도 그 물을 이용할 수 없어 옛날에는 물이 귀했습니다. 마을이 분포한 군락지를 살펴보더라도 용천수가 솟는 곳 가까이에 사람들이 모여 산 것을 보면 알 수 있습니다.

지금도 그 촌락을 그대로 간직한 곳이 대부분입니다.
지하로 스며든 물이 해안 근처에 이르러 흘러 넘치거나 해수의 압력에 의해 지표로 솟아 오르는 것을 용천이라 하는데, 마을의 중심부에 위치한 물가에는 물항아리들을 이고 나르는 풍경이 예사였을 것입니다.

그런데 제주는 돌이 많아 자칫하면 넘어질 우려가 있기 때문에 등에 지고
날랐습니다. 또한 물허벅이라는 이 독특한 항아리는 주둥아리가 작아 물이 흘러 넘칠 염려가 없는 모양을 하고 있는 것이 특징입니다.


제주올레 2코스의 종착점, 온평리 표구에 있는 '올레쉼터'입니다.
제주의 올레길을 걷다보면 어떤 올레는 바다로 뚫려 있고,
어떤 올레는 하늘과 맞 닿아 있고, 어떤올레는 몽환의 숲처럼 희미했던 기억을 되살려 주기도 합니다.
오름길과 들판길 그리고 바닷길, 오랜세월 제주와 함께 살아온 바람의 흔적들
그리고 냄새들에 마음을 빼앗기게 되는 올렛길.

약 17km의 제주도 가장 동쪽에 있는, 태양이 가장 먼저 솟는 해맞이 명소인 제주올레2코스를 걸었습니다.
광치기 해변을 출발한지 4시간 40분 가량 소요 되었는데요, 제가 올렛길을 걸으면서 소요시간을 알려드리는 것은 행여 이포스트를 보고 올렛길을 걸으시는 분들을 위해 참고를 하시라는 뜻입니다. 빠르게 걷지 않고 느릿느릿 걸은 시간이니 참고가 되셨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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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포스트는 blogkorea [블코채널 : 제주올레] 에 링크 되어있습니다.   
  * 이 포스트는 blogkorea [블코채널 : 한라산과 제주] 에 링크 되어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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