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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

병원 무서워 하는 아내, 어떡하나

by 광제 2009. 6.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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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병 있을까봐 두려워 종합검진 못 받겠다는 아내

몇 일전부터 아내가 아랫배에 통증을 호소합니다. 심한 통증은 아니어도 은근히 아파오는데 여간 신경이 쓰이는 것이 아닙니다. 이제 40대 전후의 나이, 이때쯤 되면 각종 성인병에 노출되어 위험할 수도 있다는데, 시도 때도 없이 배가 아프다는 아내를 보니 덜컥 겁도 나고 이런저런 걱정이 먼저 앞섭니다.

결혼한 지 10년을 훌쩍 넘기도록 단 한번도 검진다운 검진을 받아본 적이 없는 아내, 정신없이 앞만 보고 살아오면서도 시간이 날 때면 종합검진이라도 한번 받게 해야지 하면서도 그게 그리 쉽지만은 않더군요. 애들이 둘 다 초등학생이라 한창 뒷바라지가 필요할 때이고 아내도 조그마한 아르바이트를 하는 처지라 큰맘 먹고 병원을 찾는다는 것이 그리 호락호락하지가 않습니다.  

하지만 더 큰 장벽은 아내의 병원에 대한 두려움입니다. 어찌나 겁이 많은지 종합검진 한번 받자는데, 병은 둘 째 치고 걱정이 먼저입니다.

“큰 병에 걸렸으면 어쩌지? 겁나서 못가겠다.”

“그랬다가 나중에 병을 키우는 수가 있으니 조기에 발견하면 좋은 거지 함 가자.”

“그럼 검진 받을 때 같이 가서 옆에 있을 거지?”

“당연하지! 내가 옆에서 지켜봐 줄 테니 걱정 말고 가자.”

이렇게 아무리 타일러도 좀처럼 병원 문턱을 넘으려고 하질 않습니다. 겨우 타일러 병원을 알아보려고 전화기를 들면 잠깐 사이에 마음이 바뀌어 ‘잠깐만!’을 외칩니다. 그러고 보니 아내는 결혼 전부터 지금까지 15년이 넘도록 제대로 된 검진 한번 받아보질 않았네요. 뭐 딴에는 ‘건강하니 병원 신세를 지지 않고 살수 있는 것 아니냐’고 할 수도 있지만 이제 점점 나이가 들어가니 어디 아프다고 하면 우선 걱정부터 앞서게 됩니다.

아무리 ‘무소식이 희소식’, ‘모르는 게 약이다.’라고는 하지만 이번만큼은 도저히 안되겠다  싶어 병원을 알아보려는데, 아내는 극구 만류합니다. 이번에도 결국은 ‘산부인과’ 진찰로 끝내고 말았습니다. 늘 그랬지만 정확한 진단 없이 약을 처방 받고 몇 일후에 다시 오라는 의사의 의견만을 듣고는 병원 문을 나서야 했습니다.

어떻게든 이번 기회에 종합검진을 한번 받게끔 해보려고 애를 썼는데, 또 원하는 데로 하질 못했습니다. 이러다가 자칫 쉽게 해결할 문제를 더 키우는 건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병이 있는지 없는지 속 시원하게 진단을 받았으면 좋으련만 무슨 여자가 그리 겁이 많은지 모르겠습니다. 모든 여자들이 이러지는 않겠죠? 아내를 병원문턱을 넘게 할 뾰족한 수 어디 없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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