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세상과 만사

대리운전 업자가 말하는 4000원짜리 요금의 비밀

by 광제 2009. 7. 15.
반응형




대리운전 업자가 말하는 요금 4000원의 비밀


하루가 멀다 하고 수신되는 대리운전 광고 문자 메시지, 시간을 가리지 않고 삐릭삐릭 울려대는 문자를 보면 요즘은 대부분 대리운전 광고입니다. 필자는 술을 좋아하지도 않고, 마시는 횟수도 극히 적어서 대리운전을 이용한다고 해도 일년에 많아봐야 서너 차례에 불과합니다. 하지만 어떻게 휴대폰 번호를 알았는지 각기 다른 곳에서 문자 광고가 수신됩니다. 술을 좋아하고 자주 대리운전을 이용하는 사람들의 휴대폰은 얼마나 많은 문자광고에 시달리는지 짐작이 가는 대목입니다.


수신되는 문자를 대부분 보는 대로 지워버리곤 했었지만 며칠 전부터는 그대로 저장시켜놨습니다. 자세히 살펴보니 3일 동안 수신된 곳은 중복 수신 제외하고 3곳, 시내에서도 이미 사람들 입에 많이 오르내리는 업체들입니다. 요금을 살펴봤습니다. 예전에는 시내에선 왠만 하면 만원씩 받아오던 요금이 이제는 거리에 비례하여 획일적으로 바뀌었습니다. 가까운 곳은 4,000원부터 시작하여 제주시에서 가장 먼 곳인 서귀포는 25,000원을 받고 있습니다.
 



문제는 4,000원의 요금입니다. 아무리 업체가 난립하고 덤핑에 죽고 산다하지만 어떻게 4,000원 이란 요금이 나올까요? 이 요금이 적용되는 구간은 신제주와 노형일대입니다. 그나마 구제주내에는 5,000원입니다. 신제주, 노형일대는 거리가 길어봐야 반경2~3km에 불과합니다. 도심지를 기준으로 끝에서 끝까지 직선거리로 측정을 해보니 정확히 3.3km가 나옵니다. 하지만 거리가 아무리 가까운들 수고비조차 안될 것 같은 4,000원의 요금은 도저히 납득이 가질 않습니다. 그 4,000원의 진실이 궁금해졌습니다. 그래서 지인을 통해 대리운전 업자를 직접 만나봤습니다.


-대리 운전자 난립, 생존위해 업체의 광고효과에 기대야


제주도내에는 수 십군데의 대리운전 업체, 그리고 수 천명에 이르는 대리운전자들, 정확하게 말하면 업체의 난립이라기 보다는 대리운전자의 난립이라고 봐야 맞습니다. 본업으로 대리운전업에 종사하는 극히 일부를 빼고는 거의 모든 대리운전자들은 아르바이트, 즉 부업을 하고 있었습니다. 도내에 수 천명에 이르는 대리운전자들은 각기 손님을 유치(?)하기 위하여 대리운전 사업자와 손을 잡고 영업을 해야 하는데, 그 경쟁이 워낙 치열하다 보니 조금이라도 알려진, 유명한 대리운전 사업자를 파트너로 정해야 합니다.


대리운전 사업자들은 대게 하나의 사무실을 차려놓고 여러 개의 전화번호를 받아 놓습니다. 최소 2~3개에서 많게는 수십개, 제주도에서 가장 인기 있는 모 업체인 경우 20여개가 넘는 전화번호바탕으로 영업을 펼친다고 하니 그에 딸려 있는 대리운전자들만 해도 얼마나 많을지 예상됩니다.


업체에서는 대리운전업을 영위하기 위하여 대리운전자 모집을 하는데, 이 모집은 수시로 이뤄집니다. 팀으로 모집을 하기도 하고 개별 모집도 하지만 어떠한 형태든지 많은 대리운전자를 보유한 업체, 그리고 이름 있는 업체라야 사업자도 살고, 아르바이트로 종사하는 대리운전자도 이익이 많이 발생하는 구조되어 있습니다. 거기에는 바로 콜비라는 것이 있는데, 업자가 대리운전자에게 받는 일종의 수수료입니다. 당신에게 손님을 연결 시켜 줬으니 일정금액의 수수료를 달라’ 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 수수료를 받는 방법이 업체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대부분이 선입금으로 이뤄지고 있었습니다. 일정금액을 업자에게 맡긴 후 콜의 횟수와 거리에 따라 발생하는 요금의 일정 금액이 미터기에서 요금이 빠져 나가듯 빠져나가는 것입니다. 대략 발생요금의 약20%를 수수료로 제하는데요, 가령 ‘만원콜이 발생하면 2천원의 수수료를’, ‘6~7천원 콜이 발생하면 천원의 수수료’대리운전자가 업자에게 맡긴 일정의 수수료에서 빼내갑니다. 여기에 2~3만원 짜리 이상의 장거리 콜이 발생한다 해도 최고 3~4천원 이상의 수수료는 받지 않습니다. 귀환하는 시간적 공백도 있지만 대기하고 있는 많은 대리운전자들이 있기에 업자는 업무에 지장을 받는 것도 아닙니다.


이렇게 해서 4천원 콜이 발생하여 지불되는 수수료는 약 700~800원, 문제는 아주 근거리인 4천원 콜이 하루에 한번 있을까 말까 할 정도로 발생빈도가 약하다는 것입니다. 부지기수로 4천원 콜만 발생한다면 말 그대로 수고비조차 건질 수 없습니다. 이 정도 되면 눈치 채셨겠지만 4천원 요금의 실상은 광고효과 때문입니다. 우리 업체는 가장 싼 요금이 4천원부터 시작한다는 인식을 주고객층(?)들에게 심어 놓기 위한 일종의 상술것입니다.


그렇다면 이렇게 수수료를 받는 형태로 안전영업을 하고 있는 사업자에 비해 아르바이트를 직접 뛰는 대리운전자들의 수입은 얼마나 될까요? 본업으로 뛰는 시간을 오후 6시부터 아침 6시 까지 매달리는 대리운전자들은 보통 10만원 가까운 수입, 아르바이트인 부업으로 뛰는 사람들은 오후 6시부터 자정까지 6시간 정도 뛴다고 보면 약 4~5만원의 수입이 발생한다고 합니다. 결론적으로 기본 만원짜리 콜을 6시간동안에 최소 5~6번은 받는다는 얘기가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한번에 많은 수입, 그리고 수수료 지출이 적은 장거리 콜을 선호하는 대리운전자들이 많다고 합니다.


업체는 고객의 콜을 연결해주고 수수료를 받아 사업을 영위하는데 비해 신속한 이동과 적당한 시점에서의 콜 발생이 수입과 직결되는 대리운전자들은 파괴되고 있는 가정경제 때문에 너도나도 뛰어들어 난립하고 있는 대리운전자들 끼리의 경쟁도 불사해야 하는 입장입니다.

한 가지 놀란 사실은 대리운전을 하다보면 불가피하게 사고가 발생할 수 있는데, 대리운전자 본인의 과실 여부를 떠나 한건의 사고당 30만원이라는 거금(?)을 업체에 지불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 금액은 손해보험에 관련한 비용으로 쓰여 지는데, 하루 4~5만원 벌어 보자고 하다가 자칫 접촉사고라도 발생한다면 일주일 수입에 해당하는 어마어마한 손실까지 감수해야 하는 것입니다. 이래저래 피곤한건 최전방에서 뛰는 대리운전자들이었습니다. 부디 오늘하루도 안전운전하시기 바랍니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