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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과 만사

전국최초로 야간개장한 해수욕장 직접 가보니

by 광제 2009. 7.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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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친절에 바가지 여전, 특별함 소개하려 했다가 오히려 낭패

제주시의 이호테우해변이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야간에 개장을 하는 특별한 이벤트를 올해 처음으로 시행하였습니다. 이미 지난 17일부터 야간 해수욕을 위한 조명을 환하게 밝힌 채 다음달 16일까지 한달간 이어집니다. 이번에 최초로 시행되는 이호테우해변의 야간개장은 한달간 밤 10시까지 정해진 구역안에서 자유롭게 수영을 할 수 있도록 하였고, 만일에 사태에 대비하여 4명의 안전요원을 상시 배치하여 만일에 있을 안전사고 예방에도 힘쓰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필자는 전국최초로 야간에 개장하는 해변의 멋드러진 밤풍경을 소개할 목적으로 이호테우해변으로 직접 가봤습니다.

그런데 필자의 기대는 백사장에 들어서자 마자 산산히 깨져버렸습니다. 피서를 나온 한 관광객이 불평의 소리를 들었기 때문입니다.

'모래사장이 지들 땅인가? 왜 비키래~

이미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오른 듯 한 여자분이 분을 참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조심스럽게 다가가 정황을 여쭸습니다. 상황은 이랬습니다. 해수욕을 위해 가족이 이곳을 찾아 모래사장에 돗자리를 깔았다고 합니다.  10여분이 지났을까.. 남자 한 사람이 오더니 자리를 비켜 달라고 했답니다. '왜 내가 비켜야 하냐'고 따지니 이유인즉, '이 곳은 내가 조명을 설치하였기 때문에 내가 사용을 하여야 한다. 이곳에 평상을 놓고 장사를 할 것이기 때문에 비켜달라' 했다는 것입니다.

관광객이 주장하는 내용은 어떻게 공공장소가 되어야 할 백사장이 개인이 차지할수 가 있냐는 것입니다. 설사 많이 봐준다고 쳐서 꼭 장사를 해야할 것이면 사전에 평상을 갖다 놓던지 할 것이지, 이미 돗자리를 깔고 자리를 잡고 '앉아있는 피서객을 내모는 처사는 무슨 경우냐'는 것이었습니다.



실제로 사정이 어떠한지 사진으로 한번 보겠습니다. 백사장을 가만히 보면 네개 용도의구역으로 나뉘어 있는것이 보입니다. 가장 안쪽은 천막을 치고 주방을 설치하여 장사를 하며 일부 손님을 받고 있고, 그 다음 공간으로도 파라솔을 설치해 놓고 파라솔을 대여해주는 구역입니다. 그 다음 구역을 보겠습니다. 이 구역도 마찬가지로 나무로 만든 평상을 길게 설치해 놓고 손님을 받고 있습니다.  가만보니 천막을 설치한 계절음식점 상인이 파라솔 구역과 평상구역까지 넓은 공간 모두를 독차지 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 정도 되면 백사장에 자리를 깔고 앉아 있을 피서객들의 공간없습니다. 아니 언제 파도가 덥쳐 쓸려 내려갈 지 모르는 바닷물 가까이에 조그마한 공간은 있습니다. 그마저의 공간도 뒷편 평상에서 음식을 먹는 손님들 때문에 꺼림찍 합니다.



손님은 없고 자리만 차지하고 있는 평상들이 여럿보입니다. 이런 평상들 때문에 피서객들이 즐길 공간은 협소할 수밖에 없습니다. 장사를 목적으로 펼쳐 놓은 튜브가 차지하고 있는 공간도 상당합니다. 전시용품도 아니고, 소량만 꺼내놓고 대여하다가 꺼내 놓은 튜브가 소진되었을 때 바람을 주입하여 꺼내 놓는다면 그만큼 피서객들의 공간은 여유가 생기게 됩니다.       

자리를 잠시 다른곳으로 옮기는데, 또다른 불평의 소리가 귓전을 때립니다. 이거 장난이 아닙니다.

'목이 마른데 안 살수도 없고 에이 더럽다 더러워!'


또다시 정황을 조심스레 여쭸습니다. 피서객들의 신경이 날카로워 쉽게 다가갈 수도 없습니다. 해수욕장의 탈의실에는 조그마한 매점을 운영하고 있었는데, 해수욕을 하다 보니 목이 말라 생수 두병을 샀는데, 2천원을 지불했다는 것입니다. 마트에 가면 200~300원이면 살 수 있는 500ml짜리 가장 작은 생수를 한병에 천원, 오백원이면 그나마 봐줄만 하지만 천원을 받아 먹는다며 바가지도 보통 바가지가 아니라고 분통을 터트립니다. 그러고 보니 4배의 폭리입니다.



실제로 탈의실이나 다른곳 서비스가 갑자기 궁금해졌습니다. 카메라를 차에다 두고는 준비해 간 수영복으로 갈아 입고 수영을 직접 해봤습니다. 역시 물 맑은 제주의 해수욕장에서의 야간 수영은 또다른 매력을 느끼기에 충분해 보였습니다. 하루종일 기승을 부렸던 더위가 말끔하게 사라지는 순간이었습니다. 몇 분을 물속에서 놀았더니 춥습니다. 샤워장으로 향했습니다. 샤워장 이용료는 성인 1,000원, 어린이 400원입니다. 봐 줄만 합니다. 왜냐하면 이호테우해변은 제주 최초로 온수시설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속았습니다. 온수 밸브를 아무리 조작해봐도 온수가 나오기는 커녕, 차가운 물만 냅다 쏟아집니다. 가만보니 낮에는 온수를 공급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그런데 야간인 지금은 온수가 끊겼습니다. 가뜩이나 야간에 물에서 나와 추위에 떨고 있는데, 이를 바들바들 떨며 샤워를 해야만 했습니다. 

샤워를 시작할 즈음, 어디선가 아저씨 한분이 나타납니다. 홀딱 벗고 샤워를 하고 있는데, 신경 쓰이게 바로 옆에서 물호스와 빗자루를 들고 한참을 지켜보고 있습니다.

'아저씨 왜그러세요? '

'아~ 청소중이니 신경쓰지 말고 샤워하세요.' 

 ....;;

<신경을 안쓸래야 안쓸수 있나 변태도 아니고 남의 엉덩이를 쳐다보고 있으니..>

부랴부랴 샤워를 마치고 샤워꼭지에서 벗어나는데, 손살같이 달려들어 물호스를 대고 빗자루로 바닥의 모래를 쓸어냅니다. 맞습니다.청소를 하려는 것이 맞았습니다. 그런데 샤워장 청소를 이렇게 피서객들에게 부담을 주면서 까지 신속하게 해야 할까요? 수건으로 몸을 닦으면서 가만히 보니 다른 사람 뒤 가서 또 서있습니다. 이거 뭐하는 짓입니까. 청소를 신속하게 하지 않는다고 윗사람으로 부터 핀잔이라도 들은 걸까요? 제주도의 해수욕장 취재해서 자랑 한번 해보려고 찾았다가 바가지에 불친절만 경험한 날이었습니다.


최초의 해수욕장 안전서비스 부문 ISO획득, 파라솔가격 절반으로 인하 등 체질개선을 위해 노력한다는 제주도의 해수욕장을 틈만나면 자랑하고 블로그를 통하여 많은 피서객들에게 소개를 했었는데, 겉으로는 대폭할인이고 속으로는 몇배의 이익을 챙기는 아이러니의 현장을 직접 겪고나니 이 것 또한 무색하기 짝이 없습니다. 이렇게 알려서라도 조금씩 개선되기 만을 바랄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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